(코인비평) 과연 기술전환기의 일시적인 혼란일까? ; 빗썸 해킹사태
기술이 바뀌는 시기에 지금 보기에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19세기 말 자동차 이야기입니다. 자동차 기술이 아직 무르익지 않고 수리나 주유시설이 아직 부족했을 때, 자동차 기름이 떨어지거나 고장이 나는 경우에 말을 이용해서 자동차를 끌고 다녔습니다. 정확한 예는 아니지만 아래 사진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특히 영토가 넓고 인구밀도가 낮았던 미국 서부나 남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 종종 이런 장면이 나오곤 합니다.
자동차가 말을 대체하려고 나타난 교통수단이지만 기술 발전단계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도 있는것 같습니다.
대충 무슨말 하려고 하는지 눈치 채셨을 겁니다.
암호화폐는 중앙화된 시스템을 대체하려는 시도로, 중앙화된 제 3자가 강력한 권한을 갖거나, 해킹을 당하거나, 기록이 손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분산화 되어 있어서 해킹이 불가능한 자산을 거래하는 거래소도 당연히 분산화된 곳이어야 합니다. 다만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이유 때문에 아직은 암호화폐를 중앙화된 거래소에서 많이 거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말이 자동차를 끄는 듯한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때문에 대부분 해킹사고는 거래소에서 일어났습니다. 분산화거래소(DEX)나 Atomic swap 같은 기술이 빨리 상용화 되지 않으면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날 겁니다.
더 이상 거래소 문제로 글을 쓰는 것도 민망한 상황입니다만 빗썸에서 또 다시 해킹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코인레일과 비슷한 정도인 350억원이 탈취당했습니다.
주변 집에서 불이 나면 자기들은 괜찮은지 한번이라도 소방상태를 점검해 보는게 사람의 심리입니다. 옆 거래소가 해킹당해서 폐업당할 위기에 몰려있는 것을 보고도 일주일만에 해킹을 당하는 것을 보니 기가 찹니다.
자기 돈으로 매꾸는 것이야 그렇다고 쳐도 암호화폐 시장에 끊임없는 거래소리스크를 상기시키고 투자를 위축시키는 것은 어떻게 할 겁니까..
한국인의 피에 도둑질 잘 당하는 유전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유독 한국에 있는 한국인이 하는 거래소에서만 해킹사고가 빈발하는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바이낸스와 한국의 거래소의 차이점을 생각해 봤습니다.
중국의 바이낸스 거래소를 생각해 봅시다. 이곳은 아직까지도 법정화폐의 입금도 안되는 곳입니다. 중국의 구박때문에 중국에서 싱가폴로.. 싱가폴에서 몰타로 이리 저리 본사까지 옮겨다니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악조건에도 바이낸스는 큰 사고 없이 최고의 거래소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자체 거래소 코인인 BNB가 처음 나왔을 때에는 비관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지금은 시총 15위 까지 성장했고 어디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태에서는 훌륭한 가치저장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바이낸스라는 거래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앞으로 자체 메인넷도 만들고 탈중앙화된 거래소로 변화하려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중앙화된 거래소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한국 거래소는 원화 입금이 가능합니다. 바이낸스와 비교할 때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는 엄청난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탄압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 탄압이 중국만 하겠습니까?
한국 거래소 중에 바이낸스는 커녕 다른 중국계 거래소만큼 국제화된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죄다 한국인이 원화로 입금하는 쌈짓돈과 단타치는 사람이 지불하는 수수료로 동네장사만 하고 있죠.
괜찮습니다. 모든 거래소가 바이낸스 처럼 될 수 없으니까요. 동네 장사라도 잘 하면 됩니다.
그런데 동네 장사도 똑바로 못한다는게 문제죠. 최근에 한국 거래소에서만 일주일 간격으로 800억원이 털렸습니다. 문제는 한국에서 일으켰지만 X은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이 뒤집어 씁니다.
이번에는 해킹당한 빗썸과 코인레일의 공통점을 찾아 보겠습니다.
빗썸과 코인레일의 최근 행보는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두 군데 다 최근들어 무리한 시도를 했던 곳입니다.
빗썸은 자기가 제작에 참여한 팝체인이라는 것을 ICO도 안 거치고 자기가 직접 팔아먹으려고 시도했습니다. 최근들어 기준을 알 수 없는 다양한 암호화폐를 마구 상장하고 있습니다.
코인레일은 검증되지 않는 국산과 중국산 ICO를 대행판매하고 상장까지 하는 일을 했습니다. ICO의 실패율을 생각 해 볼 때, 제대로된 검증도 없이 그것도 국산품을 위주로 판매했다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었습니다.
이제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이 두 곳 다 이윤을 쫒아 선관주의의무를 저버린 곳들입니다.
일반적으로 평균인에게 요구되는 주의(注意). 선량한 관리자로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로 여기서 주의의무는 개개인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추상적(抽象的) 평균인(平均人)을 전제로 한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줄여서 선관주의의무(善管注意義務)라고도 부른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결한 경우를 추상적 과실(過失)이라고 부르며, 자기재산과 동일한 주의의무를 결한 경우를 구체적 과실이라고 한다. 민법상의 주의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가 원칙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선량한관리자의주의의무 (매일경제, 매경닷컴)
성인군자나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평균적인 사람이라 해도 실패확률 95% 짜리 상품을 수수료 따먹겠다고 고객에게 팔아먹지 않습니다. 거래를 중개하는 곳이 자신의 이점을 이용해서 자기가 만든것을 팔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김밥천국(이 곳을 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같은 영세한 곳에서도 고객을 위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습니다. 그런 선을 넘기로 했을 때, 회사 내부는 망가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다른사람을 위험하게 했을 때, 그 사람의 영혼이 망가지는 것과 똑 같은 일입니다. 영혼이란 표현이 너무 추상적으로 느껴진다면 자아, 자존감, 인격이란 말로 바꿔도 상관 없겠습니다.
목적과 비전을 잃은 곳에서 사건사고가 빈발하는 것입니다.
빗썸의 목적과 비전이 뭔가요? 코인레일의 목적과 비전이 뭔가요?
없습니다. 고객에게 피치못하게 손해가 가더라도 돈을 많이 벌겠다는 목표와 해 왔던걸 계속 하겠다는 관성이 있을 뿐 입니다. 몇 달간 해 온 행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돈을 많이 번다는 목표와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는 선관주의의무는 충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선관주의의무라는 추상적인 업무에는 돈이 드니까요.
돈을 많이 번다는 목표는 탁월한 암호화폐를 발굴, 선별해서 상장해야 한다는 거래소의 원래 기능과도 충돌합니다. 고객을 생각해서 너무 엄격하게 고르면 거래소 이익이 줄어드니까요.
이런 조직에서 "고객을 위해 보안을 더 강화하자" 거나 "암호화폐 상장을 더 엄격히 하자"는 말을 하는 직원은 비웃음을 받거나 미움을 받을겁니다. 영혼이 망가진 인간이 세상을 냉소적이고 이기적으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결국 기업의 실패는 그 기업 문화의 실패를 반영 합니다.
모든 인간과 기업이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한다면 인간과 기업에 대해서 아직 모르는게 있는겁니다.
자신을 기만하거나 자기이익만 쫒을 것 같은 사람과도 이해관계만 맞다면 거래를 해야 한다는 사람은 훗날 크게 뒤통수를 맞을 일이 있을겁니다. 사람을 잘 보고 판단하라는 것이 이런 말입니다. 이해관계를 잘 보고 판단하라는 말은 없죠.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과 목적과 비전을 똑바로 잡고 있지 못한 기업은 그에 걸맞는 실패를 하게 됩니다.
한국 거래소에서 일어나는 해킹사건은 단순히 말이 자동차를 끄는 것 같은 일시적인 기술발전 단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빈도로 일어나야지요.
혹시 이런 거래소가 유독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이유는 목적도 비전도 없이 돈만 쫒는 거래소가 한국에 많기 때문입니다. 혹시 우리 한국인 개개인이 조금씩 영혼이 망가져 있어서 그런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서 나오는 기업도 그런것이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해 보게 됩니다.
이제는 그대로 믿기도 어렵네요.
해킹을 당하지 않고 하락하는 시세속에서 차액을 챙기기 위한 자작극 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니 정말 우리나라 거래소 특히 빗썸은 신뢰도 0%입니다.
코인레일은 모르겠는데 빗썸은 자기들 돈으로 어떻게든 메꾸겠다고 했으니 우선 지켜봐야 겠습니다 ㅎㅎ
저도 동의 합니다. 회삿돈 빼돌리는 새로운 수법일 수도 있고요. 피해는 회삿돈으로 주면되니 피해자도 없고 소송도 없고. 아주 손쉽게 회삿돈을 사유화 할 수 있는 거죠.
ㄷㄷㄷㄷ 그럴 수도 있겠네요.
신뢰도가 0이긴 하죠. 이런 의심까지 들 정도니 ㅎ
진짜 한국거래소들 가지가지 합니다.
어처구니 없어져요
진짜든 아니든 고객들의 불신은 회복되지 않겠지요...
직년엔 한국 거래소들이 가상화폐 시장을 이끈가고 생각했는데
어쩜 요즘은 더 뒤로 퇴보하고 있네요ㅡ.ㅡ
오늘 암호화폐 가격 폭락하는 것도 빗썸사태 영향이 큰것 같습니다. 이제 정말 거래소 리스크는 어떻게 해서든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존 중앙집중형 거래소를 대체할 수 있는 DEX가 빨리 확산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예.. 빨리 나와줬으면 하네요
돌아보면 거래소 폐쇄가 몸에 좋은 쓴 약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기업의 영속성은 매우 중요한 목표이고 이를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합니다. 최근의 거래소를 보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많은 수익을 단기간에 얻었기 때문에 더 무리한 행동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들만의 서비스나 기술 특장점 없이 수익성을 달성하기 힘든 사업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아쉬움이 남네요
예. 너무 급격하게 성장했던 행운이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대로 비전과 목적이 있었다면 그런 행운을 이용해서 더 크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텐데요.. 안타깝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건전한 비평 도움이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괜히 내부 직원들이 빤스런 한게 아니라는 거겠죠....
ㄷㄷㄷ 직원들도 빤스런 했다던가요??
대표도 바뀌고 임원도 바뀌고 내부 직원도 바뀌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빗썸 뉴스를 보고 한숨이 나오더군요. 바이낸스처럼 앞서가진 못하더라도, 코인레일의 해킹소식을 접하고도 전혀 배운게 없었던 듯 합니다. 이번사태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제대로된 DEX가 등장하게 될지.. 별로 기대되지는 않는군요 ㅋㅋ
그러게 말입니다.. 이오스 dapp으로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네요..
정말 호재소식이 많아도 모자란 판에... 한숨만 나옵니다 ㅠㅠ
빗썸 뉴스 때문인지 암호화폐 가격 다시 내려 꽂히고 있습니다 --;;
읽어보니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씁쓸하긴 하네요^^;;
거래소 리스크때문에 암호화폐가 현실에 정착하는 시간이 더 걸릴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