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in #krlast year

지난해 상반기까지 매불쇼 댓글은 '안본다주의'였다. 봐서 득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악플을 보게 되면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본다주의'로 바꿨다. 이왕 보기로 한 거, 모든 댓글을 다 본다. 인간에 대한 회의감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정면 승부를 펼친 것이다. 이제는 꽤나 맷집이 생겼다.

'본다주의'의 배경에는 여러 정황적 판단이 선행되었다. 댓글은 전체 시청자의 0.5%만 단다. 시청자 의견을 대표하는 샘플로 볼 수 있지만 시청자의 대세적 의견과 다른 오차 범위로도 볼 수 있다. 나는 댓글을 달지 않는 99.5%의 시청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한다. 그들은 침묵하지만 조회수로 반응을 보여준다.

그러니 댓글은 하나 하나 각자의 의견들이다. 총합으로 판단할 어떤 근거도 없다. 번짓수 틀린 댓글도 많고, 지상파 방송의 관성에 젖어 거친 말들이 오가는 걸 관용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최광희가 그냥 싫은 사람들은 저주의 댓글을 단다. 그런 건 그냥 거른다. 사람은 팔이 안으로 굽는 법이고, 나도 사람이다. 악플을 보면 "지랄하고 자빠졌네"하고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왜 이러지?”였는데 요즘은 “사람들은 원래 그래”가 됐다. 만고불변의 진리는, 찌질한 사람들은 언제나 욕할 대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주엔 추천작으로 소개한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좋은 영화 추천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도 적지 않았다. 그게 정확하게, 코미디 쇼에 평론을 버무린 세계 최초의 방송 '시네마지옥'이 기대하는 반응이다. 나의 목표는 모든 시청자가 평론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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