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맛

in #krlast year

큰형네 가서 차례 지내고 2시간 이동해서 큰누나네 가서 매형과 와인 마시며 달큰하게 취하고 네 살 조카손녀 세배도 받고, 큰누나가 바리바리 싸준 잡채와 LA갈비를 들고 집에 왔다.

후라이팬에 누나가 싸준 잡채와 갈비를 데운다. 냄새가 익숙하다. 엄마의 냄새다. 26년 전 이 집에서 엄마가 명절 때 해주던 잡채와 고기 냄새다. 간장과 기름의 배합이 만들어내는 그 특징적인 냄새는 곧바로 엄마의 맛을 소환한다. 아, 누나는 그 맛을 환갑이 넘도록 재연하고 있구나.

하여 재연된 엄마의 맛을 입안 가득 품은 오늘 아침은 설날 아침만큼이나 행복하다. 영하 17도의 삭풍이 살랑바람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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