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 ‘동물농장’의 운명을 탈출하려면 (1)

in #kr6 years ago (edited)


블록체인은 「동물농장」의 꿀꿀이 동무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욱 평등하다.”

영국의 사회주의자이자 유명 문필가였단 조지 오웰의 정치풍자 소설인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대단히 유명한 구절이다. 계급 없는 공산주의 사회를 추구했던 소련이 공산당 일당독재도 모자라 스탈린 개인의 철권통치로 타락한 사건을 그는 우의 형태를 빌려 신랄하게 비꼬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더욱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조지 오웰이 지금 시대까지도 생존해 분산경제를 주제로 소설을 썼다면 아마도 이런 구절을 본문에 포함시켰을지 모른다. 집중된 중앙권력의 끝판왕이라고 할 중앙은행 시스템의 타도를 목표로 나카모토 사토시가 만들어낸 비트코인이 되레 부의 집중과 독점을 심화시키는 현실을 오웰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인정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전문지인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내용을 인용하자면 1,600명의 고래가 전 세계 비트코인 시가총액의 무려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고래임에도 ‘마리’가 아니고 ‘명’이냐고? 고래가 암호화폐 분야의 큰손을 의미하는 업계의 은어인 이유에서이다.

1,600명이 시가총액의 30퍼센트를 넘게 갖고 있다면 이건 굴뚝경제 시대의 부의 집중과 독점을 뺨치고도 남는 수준이다. 이쯤 되면 나카모토 사토시가 반성문 제출에 더해 뉴욕의 유엔본부 앞에서 돗자리 펴놓고서 전 세계의 서민들을 향해 석고대죄라도 해야만 마땅한 것 아닐까?

“돈이 돈을 버는 더러운 세상!”

가난한 서민들이 동네 삼겹살집에서 소주 한 잔 걸치고 울분에 차서 토로하는 얘기다. 그런데 비트코인으로야말로 돈이 돈을 버는 메커니즘이고, 그 주요한 원인은 막대한 채굴 비용에 있다는 것이 블록체인 관련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가의 컴퓨터 장비를 갖추지 않고서는 코인을 채굴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탓이란다.

부의 집중과 독점을 필연적으로 초래하는 막대한 채굴비용을 절감시킴으로써 비트코인의 대안이 될 것을 선포하며 속속 출현해온 것이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들이다. 이더리움이 그랬고, 리플이 그랬고, 카르다노가 그랬으며, 또 컬러 플랫폼처럼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우리나라의 수많은 내로라하는 암호화폐들이 그렇다.

☞ 미학과 출신들이 NLL을 다루고 맛집 전문가가 나랏일을 논하는 세상인 사실에 용기백배해 정외과 나온 나도 블록체인 기술을 주제로 칼럼을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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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과 나온 저는 자괴감에 할말을 잃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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