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 매직마우스 수리기

in #kr7 years ago (edited)

front_2.jpg

안녕하세요. @millionfist 입니다.

요즘은 조금 덜 한 느낌이 들지만 예전의 애플은 다른회사와는 확연히 차별된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지금은 타업체도 애플을 따라하느라 디자인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애플디자인은 단순함과 세련됨에서 독보적이었지요.

애플은 악세사리의 디자인도 남달랐는데 마우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애플이 만든 아름다운 마우스가 많지만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매직마우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지금은 사라진 애플포럼이란 사이트에 우연히 들렀다가
애플이 새로운 마우스를 내놓는다는 얘기를 들었고 소문대로 새 마우스가 출시되었습니다.
애플다운 작명센스로 “마이티 마우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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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마우스들은 원버튼이라 사용하기 불편했습니다.
고집스럽게 전통을 이어왔지요.
그러다가 좌우버튼과 트랙볼을 붙인 마우스를 출시하면서
“마이티마우스”라 천연덕스럽게 이름붙였습니다. 다른 마우스로 다 되던 기능인데요.

원버튼은 역시 불편했기에 여러가지 기능이 있는 마이티마우스에 관심이 갔습니다.
그렇지만 가격이 역시 안드로메다 급이고 출시 이후 나오기 시작한 리뷰를 보니 여러가지 자잘한 문제가 있어 금방 관심이 식었습니다.


G4-mouse.jpeg

몇년이 지나자 애플에서 “매직마우스”를 출시했습니다.
이전의 G4 시리즈 프로마우스와 같이 세련된 디자인이면서 좌우클릭에 휠기능 까지 있지만
아무런 버튼도 없는 말 그대로의 "매직" 이었습니다.

magicmouse.jpg

어떻게 아무 버튼도 없는데 좌우클릭과 스크롤이 되는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버튼이 없어서 깔끔하고 미끈한 디자인도 지름신을 자극했습니다.
그러나 안드로메다 가격으로 그냥 넘기고 잊어버렸지요.
한동안 ebay에서 이것저것 사오는 와중에 5불정도 하는 가격을 보고 냉큼 구매했습니다.

중국에서 배송되었는데 애플매장에서 보던 매직마우스와는 영 다른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상판은 온갖 긁힌 자국이 있고 아귀가 안맞고 한쪽이 벌어져 있는 상태였지요.
5불이 날라갔다고 생각하고는 그래도 건전지나 한번 넣어 보자고 커버를 여니 아래에 있는 슬라이드 바가 툭하고 떨어져 나갔습니다. 2개의 슬라이드 바도 온갖 긁힌 자국에 약간 찌그러져 있었지요.

상태가 많이 안좋았지만 다행히 전원 스위치를 위로 올리니 녹색불이 들어오면서 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블루투스로 연결되면서 포인터가 움직이는데 오직 클릭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매직마우스가 아니라 그냥 원버튼 클릭마우스 였습니다!

왼쪽에 심한 유격이 있어서 클릭감도 매우 않좋았습니다.
어차피 망가진거 분해나 해보자고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새거라면 시도 자체를 안했겠지요.
분해는 구글에서 찾아 보았습니다.
매직마우스는 접착식으로 조립되어 있어서 그냥 접착된 것을 잡아빼는게 다였습니다.


disass.jpg

왼쪽 유격이 큰 부분부터 살살 힘을 줘가면서 잡아당기니 상판과 하판이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상판과 하판 사이로 보니 상판의 필름케이블이 하판 소켓에 절반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매직이 없었던 이유를 찾은 겁니다.

필름케이블이 연결된 채 상판과 하판을 완전히 분리하려고 했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마음대로 되지 않지요. 힘을 주니 필름케이블이 완전히 하판 소켓에서 분리됐지만 다행히 찢어지진 않았습니다.
필름케이블만 소켓에 다시 잘 꽂아 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필름케이블 길이가 짧아서 소켓에 다시 꽂는데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긴 필림케이블을 접어서 접착해 놓아 짧아진 것입니다. 접힌 부분을 힘을 주어 잡아 뽑으면 길게 펴집니다. 이렇게 하고나서야 비로소 소켓에 꽂을 수 있었습니다.

완전히 조립하기 전에 잘 되는지 건전지를 넣고 페어링 시키니 마술이 시작됐습니다!
터치만으로 오른쪽 버튼이 인식되고 멀티터치도 잘 되더군요.
떨어진 슬라이드 바는 접착제로 붙여 다시 조립하고 건전지를 넣으니 묵직해졌습니다.
상판의 긁힘이 거슬리긴 했지만 잘 작동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실제로는 주로 PC를 사용해서 맥미니와 같이 사용하던 매직마우스도 자연스럽게 사용 안하게 되었습니다.
이사 후 한동안 잊고 있던 매직마우스를 찾아 작동 시켜 보았지만 반응이 없었습니다.
다시 고장난 것입니다.

수리를 다시 해보면 그럭저럭 고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매직마우스에 대한 호기심도 사라지고 귀찮아졌습니다.
그냥 버릴까하다가 만일 매직마우스를 다시 구한다면 건전지 교환식이 아닌 충전식일 매직마우스2가 될 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충전식은 소모품이라고 생각해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고쳐보기로 했습니다.
구글로 검색해보니 온오프 스위치 접촉불량일 가능성이 높다더군요.

완전분해까진 안가고 기판과 건전지 박스까지 분해하고선 전원스위치 부분을 꾹꾹 다시 눌러주었더니 녹색불이 점멸하더군요.
이 매직마우스는 쓰레기통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할 운명은 아니었습니다.
전원이 들어오니 어쨌든 다시 살려주어야 하는게 주인의 도리입니다.
지금은 PC 대신 맥미니를 사용해서 매직마우스로 이 글을 작성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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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쓰기 시작하면서 패드로만 사용하느라 마우스 안 써본지 한참 된 거 같네요.

전 노트북을 쓰게 되더라도 마우스는 꼭 쓰게 되더라구요. 매직마우스는 모양만 멋지지 사실 사용감이 그리 좋지는 않아요^^

오버홀만으로 2번이나 생명을 되찾았군요... 대단하십니다...
제가 쓰는 마우스들은 워낙 묻지마 AS를 잘해줘서 그냥 센터행..... (고맙습니다 M$)

예전부터 키보드와 마우스는 MS께 좋다고 소문이 났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