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名맛집] 제주 한림_월령203

※ 비싼돈 주고 내상입는 것들 극도로 꺼려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의 평가이오니.. 혹시 방문하실 분은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정보를 수집하시기 바랍니다.

1. 위치 :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16-3 / 월령리 203-1
   

※ 대부분 제주를 처음 여행하면 공항에서 내린 뒤 제주 서쪽, 즉 애월쪽 방면으로 향할 것이다.
『월령 203』은 화려한 애월을 지나 한림항, 협제해수욕장을 지난뒤 '엉? 이제 제주 시골인가?' 라는 느낌을 받을때쯤 되면 겨우 만날수 있다.

1. 분위기 : 국도 삼거리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바다뷰는 기대말라. 그냥 이쁜 건물 한채 있을뿐..

※ 묘하게 생긴 2층짜리 건물이다. 2층은 가정집으로 1층은 식당으로 운영되는 듯하다. 40대 후반의 부부가 손님을 맞는다. 테이블도 5~7개 뿐이고 그리 살갑게 맞이해주지도 않는다..
'아~~~ 이분들은 돈벌 요량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아니구나~~~'

1. 닭계장 : 찐한 닭계장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 밥 반공기 + 탱글탱글한 칼국수
   위 간판에 밥집이라고 보이는가? 얼큰하고 든든한 밥 한끼로 손색없다. 해물 몇개 더 넣고 이만원 받아 먹는 거창한 짬뽕보단 가격대비 훨씬 낫다.
   

아마 '제주까지 와서 이걸 먹어?' 하는 사람들도 있을거다. 하지만 까놓고 말해보자. 제주도 맛집이라도 알려진 곳중에 지역냄새가 물씬나는 게 뭐가 있나? 제주도 흑돼지에 고사리? 솔직히 고기는 신선하고 잘만 구우면 다 맛있고 고사리는 제주산이라서 맛이 있을 이유가 있나?

1. 마라딱새우 : 대표적으로 훠궈에서나 맡을 수 있는 마라향... 호불호가 당연히 있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요거요거 별미다.
   

원래 딱새우는 살도 작고 껍질이 단단해서 제주도에서는 국물내는 용도로나 사용되었다고 한다. 해녀의 집 같은 곳에서 해물라면 시키면 한두마리 들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주인장의 설명대로 망치질을 하며 딱새우의 속살을 먹다보면 마라소스 특유의 혀 얼얼함과 향에 얼큰하게 취하게 된다. 맛있기도 하지만 보다 재미진다.

5.기타 : 밥집에 충실한 반찬... 난 화려한 것보단 이렇게 소소하며 알뜰한? 맛이 좋다.

17, 18년 2년동안 총 4번을 저집에 들렸다. 주인부부께 듣기로는 서울에서 치열하게 밥집을 하시다 훌훌털고 내려오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반찬이 다 서울스럽다.

1. 총평 : 제주 식도락을 하다 보면 2가지에 놀란다. 첫번째는 엄청나게 화려하지만 먹을것도 없고 맛도 없는 속빈강정에, 두번째는 칼만 안들었지 하는 살인적인 물가(밥값)에.... 그래서 그런가 나는 서귀포에서 만났던 백종원 리조트 안에 프랜차이즈들과 빽다방의 이천원짜리 아메리카노가 더 반가웠을 수도 있다.

『월령203』 역시 빡빡하고 고된 제주 여행에 중간중간 쉬어가는 페이지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