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조례, 그 엄청난 해프닝을 새겨보아야 한다.
적기조례, 풀어 붉은깃발의 법이라고 한다
영국에서 만들어졌다. 정식 명칭은 'The Locomotives on Highways Act'. 줄여서 'Locomotive Act' 라고도 한다. 3번에 걸쳐 개정되었다.
세계 최초의 교통 관계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실상은 권위주의, 기득권 옹호의 대표적인 악법이다.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실체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법안의 취지는 마차를 모는 마부들을 보호하는데 있었다. '자동차 보급되면 보행자들의 안전을 해치고 마부들이 실직하니 자동차는 말보다 느리게 다니세요' 라는 내용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하면 미국의 헨리포드를 떠올리지만 가장 먼저 자동차를 상용화한 나라는 영국이다. 1826년 영국에서 사상 최초로 실용화된 자동차가 등장한다. 증기기관을 탑재한 28인승의 이 자동차는 런던 시내와 인근 도시 간에 정기 노선 버스로 10대가 투입돼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이 증기 자동차가 실용의 영역을 넓혀갈 무렵, 묘한 법안이 통과돼 막 불이 붙기 시작한 영국의 자동차 산업에 찬물을 끼얹는다. 당시에 증기기관은 놀랄 만한 발명이었다. 이후로 끊임없는 증기자동차의 실용화 노력은 이어져 1820∼1840년에 걸쳐서는 '증기자동차의 황금시대' 를 열었다. 그러나 증기자동차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마차 업자들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그리하여 제정된 법이 1865년 선포된 '붉은 깃발 법' 즉 적기조례(Red Flag Act)이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피해를 본 마차 업자들이 반발하자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안을 만든것이다.
법안의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The Locomotives on Highways Act(1861)
차량의 중량은 12톤으로 제한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10마일(16km/h), 시가지에서는 시속 5마일(8km/h)로 제한한다.The Locomotive Act 1865(적기조례)
최고 속도는 교외에서는 시속 4마일(6km/h), 시가지에서는 시속 2마일(3 km/h)로 제한한다. 1대의 자동차에는 세 사람의 운전수(운전수, 기관원, 기수)가 필요하고, 그 중 기수는 붉은 깃발(낮)이나 붉은 등(밤)을 갖고 55m 앞을 마차로 달리면서 자동차를 선도해야 한다. 기수(旗手)는 보속을 유지하며 기수(騎手)나 말에게 자동차의 접근을 예고한다.Highways and Locomotives Act 1878(개정법)
(2차 법안이 너무 말이 안되니) 기수의 필요성은 제거되고 전방보행요원의 거리가 20야드(18m)로 단축되었다. 그러나 말과 마주친 자동차는 여전히 정지해야 한다. 말을 놀라게 하는 연기나 증기를 내뿜지 말 것도 추가되었다.
속도감을 위해 탄생한 자동차를 마차 시대의 의식 수준에 얽매인 어이없는 규제로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크게 위축되고 만다.
법안이 선포된 1865년, 자동차는 이미 시속 30km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로 시속 6.4km, 그것도 마차 뒤에서 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니 누가 영국 땅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좋은 자동차를 개발하겠는가?
그 당시 많지도 않던 자동차를 두려워하여 만든 이와 같은 악법은 이후 30여년이나 효력이 있었고 이 법으로 인해 산업 혁명의 발원지로서 다른 나라를 앞서간 영국은 최초로 자동차를 상용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간단히 제2차 산업혁명(19세기 후반~20세기 전반까지)의 주역인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프랑스, 독일, 그리고 미국 등에게 빼앗기게 된다.
이 법은 자그마치 1896년에 와서야 폐지되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자동차는 프랑스와 독일에서 대량생산체제를 갖추며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결국 영국은 지금까지 한번도 자동차 산업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1등의 영광을 누려본 적이 없다.
- 나무위키 참조
어떤일이든 안되는 이유를 찾자면 되는 이유보다 많을 수 밖에 없다. 세상의 이치가 변화보다는 기존것을 유지하는데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문명의 변화에 이런식 "적기조례"로 대응하면 결국 우리는 영원히 2-3등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다.
코인이코노믹스는 신경제 패러다임이다. 불안하고 두려운것은 사실이나 그 두려움 속에 혁신이 있는 것이다. 그 혁신을 몰라보는것은 그렇다고 쳐도 그 혁신이 가져올 변화가 두려워 거짓이라고 둘러치는 것은 지식인이 할일이 아니다.
남북관계에서 제일 한심한게 대북확성기 전술이다. 북한이 도발을 하면 차라리 그 도발에 상응하는 무력응징이 맞다. 북한의 도발에 대북확성기로 대응한다는 것은 본질은 그대로 두고 감정적 대립각면 더 키우자는 것에 불과하다. 북한이 확성기에서 들리는 남의 선전전에 조금 괴로워한다는 게 남북관계 사태해결에 무슨 도움이 될까?.
도덕 프레임으로 크립토커런시와 블록체인에 대응하는 것은 대북확성기 전술이나 다름이 아니다. 선전에는 선전으로 받아친다는 것인데 이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선량한 투자자들을 투기에서 보호한다? 그들을 진짜 보호하는 것은 법률에 근거한 정부의 세심한 규제지 방송에 나와서 말펀지 날리는게 아니다.
프레임 기술에 맛들이면 결국 적기조례같은 유치한 규제까지 사고를 확장하게 된다. 그리고 그다음은 공멸이다. 넓게 보고 길게 봐야 한다. 천성산 터널을 막지못해 결국 불쌍한 도룡뇽은 과연 죽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