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하늘 나라에 직녀라는 하늘 나라 임금님의 딸이 있었습니다
옛날, 하늘 나라에 직녀라는 하늘 나라 임금님의 딸이 있었습니다. 직녀는 마음씨가 비단결같을 뿐 아니라 얼굴도 아주 예쁘게 생겼습니다. “찰그락, 찰그락” 직녀의 베 짜는 솜씨는 따를 사람이 없었습니다.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날마다 열심히 베를 짰습니다. 너무 베를 잘 싸서 사람들은 직녀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베만 잘 짜는 것이 아니고, 음식 솜씨도 뛰어나 하늘 나라 궁궐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공주님이었습니다.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그날도 베를 짜던 직녀는 향기로운 봄빛 향내에 취하여 베틀에서 일어섰습니다.
“참 좋은 날씨로구나. 나와 함께 나들이를 하지 않겠느냐?” “예, 공주님.” 직녀는 선녀들과 궁궐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디선가 봄빛 향기가 코를 찌르고 새들은 아름답게 지저귀고 있었습니다. 넓은 들판에 이르렀을 때, 소를 몰고 나온 한 청년과 마주쳤습니다. 몸집이 당당하고, 아주 잘생긴 젊은이었습니다. ‘저토록 멋진 남자는 처음 보았다. 도대체 어디 사는 누구일까?’ 직녀는 이렇게 감탄하며 가던 길을 멈추고 젊은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젊은이는 바로 견우였습니다. 견우란 이름은 소를 모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견우도 또한 직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두 젊은이는 서로 한눈에 반해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 뒤, 견우와 직녀는 남몰래 만나서 이야기의 꽃을 피우며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드디어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문이 하늘 나라 임금님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자, 임금님은 펄쩍 뛰며 버럭 화를 냈습니다.
“뭐라구, 하늘 나라 공주가 소몰이와 결혼을 해! 하필이면 천한 사내와 그런 약속을 하다니, 안 된다.” 직녀는 무릎을 꿇고 앉아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습니다.
“너는 이 나라의 귀한 공주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일 끝내 내 말을 거역하려면 차라리 이 궁궐을 떠나거라. 꼴도 보기 싫다.” 하고 임금님은 한바탕 호통을 쳤습니다.
그 뒤, 임금님은 직녀를 불러 여러 번 타일렀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직녀의 가슴에는 견우의 생각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베 짜는 일도 그만두고 하루종일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습니다. 그러자 하늘 나라 궁궐 안은 먹구름이 낀 듯 우울한 나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여봐라. 당장 견우를 잡아오너라. 직접 만나서 담판을 지으리라.”
얼마 뒤에 신하들은 견우를 임금님 앞에 꿇어 앉혔습니다. “너처럼 천한 몸이 어떻게 공주를 사랑하느냐? 마음을 바꾸도록 하여라!” 임금님은 매우 노한 목소리로 다그쳤습니다. 그러나 견우는 뜨거운 눈물만 흘릴 뿐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에잇! 고얀지고…….” 화가 난 임금님은 대뜸 이렇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여봐라, 견우와 직녀를 멀리 귀양을 보내어라. 견우는 동쪽으로 9만리, 직녀는 서쪽으로 9만리 떨어진 곳으로 각각 떠나게 하라!” 임금님은 두 사람이 영원히 만날 수 없게 할 속셈이었습니다.
이윽고 마지막 이별을 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견우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직녀의 손을 잡고 맹세를 했습니다. “직녀! 우리가 다시 못 만나게 되어도 직녀에 대한 나의 사랑은 변함이 없을 것이오.” “저도요.” 직녀도 흐느껴 울며 대답했습니다.
견우는 소를 몰고 서쪽을 향해 9만 리 길을 떠났습니다. 직녀도 정든 하늘 나라 궁궐을 떠나 외로운 발걸음을 떼어 놓았습니다. 점점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의 가슴은 찢어질 둣이 아팠습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은하수라는 깊고 깊은 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견우는 강가에 나와 사랑하는 직녀의 이름을 목이 터져라고 불렀습니다.
“직녀…….” 견우의 애타는 목소리는 강 건너 직녀의 귀에까지 가늘게 들려왔습니다.
“아! 견우님이다.” 직녀는 미친 듯이 강가로 달려갔습니다.
너무 멀어서 견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견우가 직녀를 부르는 소리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견우님…….” 직녀도 목이 터져라 견우를 부르다 그만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이날이 7월 7일, 그러니까 칠월 칠석날 밤이었습니다. 날이 새면 또 각기 동쪽과 서쪽으로 헤어져야 하는 슬픈 운명이었습니다.
해마다, 이때 흘린 견우와 직녀의 눈물은 엄청나게 많아 땅 나라에서는 홍수가 났습니다.
그러면 집과 곡식들이 떠내려가고 동물들도 먹이가 없어서 굶어 죽어 갔습니다.
하루는 온 동물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습니다.
“해마다 홍수를 겪으니 괴로워서 못살겠소. 무슨 대책을 세웁시다.” “견우님과 직녀님을 만나도록 해 줍시다. 그러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오.” 이 때, 까치가 날개를 퍼득거리며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우리 까치와 까마귀가 날갯짓을 하며 줄지어 있는 동안, 견우님과 직녀님이 우리들 머리 위를 걸어가게 해서 만나게 합시다.”
“훌륭한 생각이오!” 모든 동물들은 대찬성을 하였습니다. 이윽고 칠석날이 다가왔습니다.
땅 나라의 까치와 까마귀들이 은하수 강가로 날아들었습니다. 서로 날개를 맞대어 길고 튼튼한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일 년 동안 애타게 그리워하던 견우와 직녀는 까치와 까마귀가 만들어 놓은 다리를 건너 얼싸안았습니다. “직녀!” “견우님!” 두 사람의 눈에 기쁨의 눈물이 맺혀 반짝였습니다. 그 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먼동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곧 헤어져야 했습니다. “직녀. 일 년이 지나야 또 만나겠구려. 이대로 함께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소.” “견우님, 까치와 까마귀들의 도움으로 해마다 한 번씩 만나는 것도 다행한 일이어요.” “그렇소.” 견우와 직녀는 까치와 까마귀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거듭하였습니다. “자, 부디 몸조심하시오.” “그럼, 안녕히 가셔요.” 견우와 직녀는 아쉬운 듯 이별을 하였습니다. 서로 등을 돌리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두 사람은 자꾸 뒤를 돌아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뒤부터, 칠석날에는 홍수가 나지 않고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게 되었습니다. 해마다 칠석날이 지나면 까치와 까마귀들의 머리털이 빠지곤 합니다. 이것은 견우와 직녀가 머리를 밟고 지나갔기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답니다.[출처 : 재미있는 고전여행 中(견우와 직녀 - 기획출판 남광 - 송명호 – 1994)]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