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을 걷다(3)
설핏 잠에서 깼다. 멍하니 앉아 있자니 작은 방에서 작은 노이즈 소리와 함께 무어라 떠드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신경에 더 거슬렸다. 불꺼진 방 안에 티비 화면의 불빛만 가득하다. 들여다보니 뉴스에서 자연재해에게 관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현재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용오름(토네이도)에 관한 속보입니다. 갑작스러운 발생으로 인해 ..."
지리산 자락에서 제일 먼저 발견 됐다는 이 현상은 제보자의 영상을 통해 소개되었는데 보고 있는 데도 뭘 보고 있는 지 알기가 어려웠다. 갑작스레 뽑혀져 올라가는 나무들이 어느순간 상공에서 사라졌다. 부서진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없어져버렸다. 누군가 케이크를 손가락으로 푹 찍어 낸 것처럼 검푸른 지리산 자락에 난 구멍이 이상현상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일한 증거였다.
"... 뭐야 저게..."
잠이 덜 깬 건가? 목이 잠겨 거슬리는 소리가 난다. 티비를 끄고 리모콘을 대충 소파에 던지고 나니 목이말랐다. 한참 물을 마시는데 삐이익삐이익 귀를 찌르는 경보가 떴다.
'근처에 확진자라도 뜬 건가?'
식탁 위에 얹어져 있는 핸드폰이 저절로 켜지면서 메세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다 읽어야하나? 패턴을 푸는 손가락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