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인사

in #kr7 years ago (edited)

오랫만이예요. “ 그동안 잘 지내셨죠?” 라는 안부인사가 죄송스럽습니다. 기나긴 하락장에 우리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1월부터 시작된 하락장에 카드장기대출을 받아 대응하신 분이라면 대출 만기도 임박했을테구요, 12월 상승장에 기분 좋은 쇼핑후 눈물의 할부를 갚고 있는 분들도 많으실것 같아요. 저도 새로운 아이패드 6개월 할부 결제중입니다.

글의 시작에 앞서, 다들 제가 투자의 고수라고 오해하고 계시니, 진지한 마음으로 커밍아웃부터 할까 합니다. 지난 5개월 간의 저의 행적은 투자 하수의, 동생의, 후배의, 쫄병이었거든요. 그동안 저도 여러분과 같이 계속되는 물타기와 손절, 밤을 새는 재매수를 반복하며 심신이 많이 지쳐있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몸무게는 늘었네요, 왤까요?

저는 모두에게 공개한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을 물타기에 쓰고 있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투자 금액 중 일부는 사고 팔고를 거듭하며 코인수를 좀 늘려뒀고요, 상승시 현금화를 20%정도 유지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는 비트코인 6400달러를 찍은 현재 1월부터 시작한 투자금액의 - 50%정도 됩니다.

몇 권의 투자심리책을 읽으며 배웠던 “투자한 원금은 일단 회수후 투자이익금으로만 투자를 시작하면 심리적으로 도움된다” 는 대명제도 이번 하락장에서는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5개월동안 별로 성공적인 투자는 못했고, 계속되는 등락에 맞춰 시장에서 빼앗아가는 저의 수익률을 최대한 방어하는 소극적인 대처만 했을 뿐입니다. 당장 뉴욕으로 날아가 황소상을 폭파시키겠다는 말을 아침마다 외치며, 온갖 호재를 휴지조각 구기듯 하는 비트의 취권을 매일 실시간으로 바라보며, 주사부리는 아버지를 둔 사춘기 여고생과 같이, 분노와 체념, 또 다시 미움과 포기를 거듭하고 있었죠. 수없이 조상님을 원망하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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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비트코인 소량, 알트코인 15 종류로 포트폴리오를 꾸렸습니다. 지금은 비트코인외에 알트코인은 7종류 줄였고요, 그 중 3-4종류만 장기투자로 보고 있습니다. 예전 비트코인을 늘렸던 방식대로 스윙 매매로 수익금이 나면 장투 코인을 매수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급변하는 코인시장에서 좋은 코인을 찾으려고 조사하는 일은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고의 검색엔진이 야후에서 구글, 네이버로 변했던 것처럼 제 장투 코인도 언제든 바꿀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는 편입니다.

저는 가상화폐투자로 인생의 계단 하나를 쉽게 오르고 싶습니다. 사실 한단계 아니고요, 인생역전 하고 싶어요. 한방에, 건물주 되고 싶습니다. 요즘 건물주도 힘들다고는 하지만. “가상화폐 투자로 아파트 한채만, 차 한대만, 아이들 대학 등록금만 벌었으면 좋겠다.” 아니요, 저는 모자릅니다. “ 우상향을 믿으세요, 지금보다 5배는 오릅니다!” 제 지인이 외칩니다. 저는 대답했습니다. “ 5배는 모자라요, 10배는 올라야 합니다!” 또 마음이 조금 조급해지네요. 이럴 때는 냉수를 한잔 마시고 크게 심호흡 한번 해야합니다.

심호흡을 하고 나면 저는 제 자신과 대화를 저도 모르게 시작합니다.

정말 우상향 할까요?
“네, 그것은 확실합니다. 사실 확실해야 합니다.”
그럼 언제요?
“ 그것은 저도 모르겠어요. 차트에 줄긋는것, 보조지표를 보는것, 뉴스에 귀를 기울이는 것, 선물계약건수를 확인하는 것, 시총과 거래대금을 분석하는것. 모두 다 소용 없습니다. 누구도 알 수 없어요. 누구도 알 수 없죠. 운전수의 준비가 되야 출발합니다.”
어떤 준비죠?
“음.. 규제에 대응하여 실수 없이, 적어도 2년정도는 고래들이 큰 돈을 쓸어담을 바구니가 완성되야 출발해요. 레딧에서 대유행중인 비트코인 카르텔 하락설이 가장 유력하죠, 작년 여름에 미국 모 가문이 뒤에 있는 카르텔이 크립토시장에 들어왔다는 찌라시가 마구 돌았고, 그 이후 중국 거래소가 셧다운 됐습니다. 와우, 자국민 보호를 이렇게? 1월 하락장이 시작되면서 우리나라도 입출금을 막으며 돈줄을 말렸습니다. 와우, 뭐가 있겠군. 여러분과 저는 트랩 안에 있습니다. 트랩이 비행기의 1등석일지 화물칸일지, 지하방일지 알 수 없지만.. 하이 리턴은 하이 리스크 아니겠습니까. 우린 비트코인이 언제 오를 지 알 수 없어요, 그냥 일상의 즐거움을 즐기시고, 앞으로의 크립토 마켓을 믿고 있다면 현금 생기면 추매하시고 없으면 그냥 멍 잡으면 되요.”
힘들어요. 저의 전 재산입니다.
“힘들죠, 돈이 그냥 벌린다고 생각하면 안되요. 세상에 쉬운일 어디있겠습니까?”
눈물을 좀 흘리시는 것 같은데요.
“ 왜 울면 좀 안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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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vard Munch - Melancholy (1894-96)


에드바르트 뭉크는 30년간 “Frieze of Life” 삶의 직조물이라는 연작을 그립니다. “절규”, “불안” ,”우울”등의 작품을 보아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일생을 불행속에 살았습니다. 예술은 정말로 잔인합니다. 그의 불행에서 이렇게 명작이 탄생하다니요! 요즘 저는 뭉크의 그림을 자주 뒤적입니다. 현재 제가 엄청나게 불행하진 않습니다만, 감정의 큰 흐름에 맞닿아 있는 뭔가를 만나니 좀 위로받는 느낌이 들어요. 우울이 희석되는듯 합니다.

사실 이렇게 공개된 자리에서 저의 투자 방법이나 앞으로의 투자 방향에 대한 생각을 알리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저의 짧은 생각이 직,간접적으로 여러분의 투자에 1%라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그 사실을 자각한 이후에는 부담이 적지않아 오랫동안 글쓰기를 그만 두기도 했고요. 저의 투자철학이 다른 분들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연장시키는 일인것도 같아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다시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몽크의 그림처럼 여러분에게 감정적으로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입니다. 나와 같은 생각과, 나와 같은 상황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의 위로와 안정이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입니다. 투자에 관해 잘하시는 고수님들은 이 스팀잇에 너무 많으니 저는 여러분과 함께 똥밭을 뒹굴면서 누가 더 냄새나고 더러운지 경쟁하는 사람이면 되겠습니다. 오늘은 글이 길었습니다. 다음엔 여러분의 건조하다 못해 흩날리는 멘탈을 쓸어모으는 멘탈 지킴이로써 인사드리겠습니다. 늦음 밤 안녕히 주무시고요, 힘내자구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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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받기도 안받기도 하는 선택은 스스로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편하게 글로 자주 뵈면 좋겠어요.

저 역시 비코가 바닥을 치고 통통볼이 튀듯이 살짝 오르내리면서 이젠 바닥을 기어가는 이 시기가 편치는 않치만 그래도 누군가 툭차서 튀어 오르면 그 다음은 트럼폴린으로 튕겨 띠옹~ 하고 올라갈 것 같아서..사실 아니어도 올라는 가리라는 기대와 예상으로 지내고 있어요.
밤이 길어서 한낮의 볕도 뜨거울꺼예요. ^^

갓하양이 잇어 든든합니다.

스팀잇에서 글을 보니 더 반갑습니다. 비트 10배까지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같이 버티면 힘들지 않겠죠.. ㅎ

하양님글 반갑습니다 ㅎ
1월 고점 대비 반토막이면 매우 고수 맞는것 같습니다 ㅎ
다음글도 기다리겠습니다 ㅎ

글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락장에 마음고생을 하다하다
이젠 웃으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두 건물주 되는날 오겠죠
글 자주 써주세요
위로가 되네요
좋은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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