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왕 비트메인,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결국 무산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 장비 업체 비트메인(Bitmain)이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신청한 IPO(기업공개)가 실패로 끝났다.
25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비트메인 상장 신청 건을 ‘폐지(Lapsed)’ 상태로 전환했다고 공지했다.
비트메인은 지난해 9월 IPO 신청서 초안을 거래소에 제출했고 6개월 이내에 승인을 받아야 상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3월 26일까지 공청회를 개최하지 못하면서 결국 상장 승인도 없던일이 됐다. 이에 따라 비트메인이 거래소에 제출한 재무제표도 비공개로 전환된다.
비트메인은 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 중 최초로 제도권 증권거래소 상장(IPO)을 추진한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2017년 암호화폐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가나안 크리에이티브, 에방 등 채굴 장비 업체들도 비트메인에 이어 IPO를 신청했다.
그러나 2018년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를 맞이하면서 홍콩증권거래소는 채굴 업체들의 IPO 승인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비트메인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된 정황을 보이면서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계속 제기됐다.
상장 무효와 관련해 비트메인은 공식 블로그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이 많은 잠재력을 가졌지만 아직은 산업 초기 단계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인지하게 됐다”며 “이후 적절한 시기에 상장 신청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트메인이 상장 신청을 다시 한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거래소 규정에 따라 비트메인은 신청서와 함께 6개월 이내의 최신 재무제표를 다시 제출하면 된다. 하지만 매출과 수익 하락세가 반영된 재무제표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비트메인이 단기간에 상장에 재도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유림 기자 2yclever@thebcha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