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12 23년 G20 정상회담과 기울어가는 국제정세 한국의 국제정치적 자살 2

in #kr8 months ago

두번째 이유는 미국과 집단서방의 영향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미국도 뉴델리 G20에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이미 국제정세는 미국과 집단서방이 수세에 처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경제제재로 러시아를 굴복시키지 못했고, 중국마저 러시아와 군사동맹수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반기까지만 해도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공개적인 지원을 주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최근들어 입장을 분명하게 바꾸었다. 그것은 미국의 전략적 실수도 상당부분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음먹은대로 진행되지 않자 중국을 집적거렸던 것이다. 대만의 전쟁과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전쟁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대만에서 전쟁의 분위기를 고조시킨 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중국은 자신들이 그동안 지켜왔던 원칙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유지했을 뿐이다. 미국의 압박이 강해지자 그동안 주저했던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분명하게 손을 잡게 되면서 국제정세는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하여 아프리카 사헬지역에는 민족해방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정세의 변화가 발생했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일련의 정변은 정권을 차지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프랑스를 위시한 서방의 부당한 지배와 자원약탈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민족주의적 의지의 발현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것도 정변이므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동안 아프리카를 지배했던 정치세력들은 프랑스를 위시한 서방의 명백한 앞잡이로 아프리카 인민을 탄압하기 위한 서방의 수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집단서방 중심의 국제질서가 서서히 붕괴하게 된 것은 브릭스 국가들이 서로 결집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인도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도는 중국과 경쟁하는 입장이면서도 미국의 편에 일방적으로 서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를 중심으로한 유라시아적 질서의 구축에 동참하는 양상을 보였던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상하면서 인도를 끌어들여 소위 ‘쿼드’체제의 구축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남북육로회랑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과 중동 그리고 인도까지 이어지는 운송로의 구축을 언급하면서 인도의 환심을 사려고 했으나 인도의 관심을 별로 끌지 못했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남북 국제육로운송회랑은 러시아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이미 상당부분 진척되고 있으나, 미국이 말하는 유럽-중동-인도를 연결하는 구상은 말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이 아무리 강한 국가라고 하더라고 세가 약해지면 방법이 없는 법이다. 이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달러기축통화체제를 약화시키고 각자 자국의 이익을 더 확보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는 그런 움직임이 과연 가능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하는 상황을 보면서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하겠다.

북한 김정은이 러시아 푸틴과 정상회담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에게 포탄을 제공하는 것을 걱정하는 모양이나, 이는 문제의 본질을 전혀 잘못짚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북한과 러시아의 기본관계에 대한 정리를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혹여 북한이 포탄을 러시아에 제공하더라도 이는 북러기본관계의 정리에 비하면 부수적인 것이 불과하다.

러시아는 북한과 회담을 통해 유엔안보리 결정을 모두 무력화시켜버리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번에 북러 정상회담은 북한에 대한 유엔안보리 차원의 모든 결정이 무력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유엔안보리는 어떠한 합의도 할 수 없을 것이며, 아무런 국제정치적 역할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유엔은 이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 것으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유엔안보리의 무력화는 결국 미국의 역할 축소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다소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를 유엔안보리 틀내에 붙들어 두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다. 미국은 스스로 그런 유리한 상황을 내다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러시아가 북한과 관계 강화에는 향후 미국 이후의 국제질서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고려도 충분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의 입장에서 볼 때, 극동지방에서 러시아가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대상은 북한이 거의 유일한 상황이다. 한국은 윤석열이 그런 가능성을 완전하게 무위로 만들어 버렸다. 당연히 극동개발에 있어서 북한은 특수한 지위를 확보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나면 남한이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에 참가하기 위해 북한의 허락을 받아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러시아는 아시아 아프리카와 동북아지역에서 미국에 대해 완전한 우위를 누리고 있다. 이미 국제정치질서의 추는 기울었다. 이렇게 기운 추는 다시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의 윤석열은 이미 기울고 있는 배에 올라탔다. 미국이 전략적인 자살을 한 것과 같이 윤석열도 국제정치적 자살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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