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야기] 많은 남성분들의 고민, 전립선 비대증이란?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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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티미언 여러분!
@piggypet입니다. 😃😃😃
엄청난 한파에 몸관리 잘 하고 계신가요? 이런 날씨에 감기 걸리면 병원 다녀오기도 힘드니까 항상 몸관리 잘하세요!


오전업무로 환자들이 가져온 약을 식별할 때, 이미 뜯어진 약을 가지고 오는 경우에는 꼭 주의를 하며 장갑을 끼고 식별을 해요. 그 이유는 많이 들어오는 약 중에 임부등급 X라서 여성의 경우 만지기만 해도 몸에 좋지 않은 약이 더러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 임부등급X 약 중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것은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약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약간 민망한 주제이지만 중년 이상의 남성에게는 큰 고민이 되는 '전립선 비대증'에 대해 공부해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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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호두모양을 하고 있는 전립선은, 정액을 생산하여 요도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갖는 생식기관이에요. 오늘 다루려는 전립선 비대증, 일명 Benigh Prostatic Hyperplasia, BPH 는 전립선이 양성 (benign) 의 과형성을 하게 되어 전립선이 비대해지는 질환입니다. (그림만 봐도 무서워요.. ^^;)

역학
전립선 비대증은 나이가 많아질 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데요, 이는 일종의 '노화'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40대 이상 남성의 1/4이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습니다. 보통 40대 중 40%, 50대 중 50%, 60대 중 60% 가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해요.

위험인자
전립선 비대증에 걸리는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병에 걸리기 쉬운 위험인자로는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 노화 (나이가 많을 수록 유병률이 높다고 앞에서 말했죠), 가족력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전립선 비대증으로 고생하셨다면 아들도 전립선 비대증에 걸린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지 100% 유전병이다! 라는 건 아니에요.

증상
전립선 비대증에 걸린 환자의 증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폐쇄성 증상
  • 방광 자극 증상

'폐쇄성 증상'은 간단하게 다음과 같아요. 전립선이 굉장히 비대해져서 방광에서 소변이 나가는 길을 막기 때문에 오줌보가 다 채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비워지지 못하는 것이에요. 즉, 화장실을 다녀와도 방광 내에 소변이 남아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잔뇨감이 느껴져 불쾌하고 아랫배에 억지로 힘을 주어야 소변이 나오는 등 배설기능이 상실된 증상입니다.
반면 '방광 자극 증상'은 비대해진 전립선이 방광 자체를 밀어서 소변을 저장할 수 있는 방광의 용량을 감소시키는 것을 말해요. 내가 저장할 수 있는 소변의 용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젊었을 때보다 소변을 더 못참는 것은 물론이고, 소변이 조금만 차도 너무 화장실에 가고 싶은 느낌이 들 수도 있어요. 급박뇨의 느낌으로 다급하게 화장실에 가도 막상 소변의 양이 많지 않은 것 역시 '방광 자극 증상' 중 하나입니다.
폐쇄성 증상과 방광 자극 증상 모두 정작 나오는 소변의 양이 적기 때문에 소변 줄기가 약해져서 중년 남성 분들의 자신감을 하락시키기도 한다고 해요.😴
다음은 미국 비뇨기과협회에서 만든 전립선 비대증 자가진단표인데요, 남자 스티미언 분들 자유롭게 한번 해보세요! 강요는 하지 않습니다 ㅎㅎㅎ 교수님 말씀에 따르면 건강한 2-30대 남자라면 0점이여야 한다고 하는데, 밤에 자다가 화장실 가고싶어서 깨는 경우 다들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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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태
전립선에서는 모두가 잘 아시듯 남성호르몬인 testosterone이 있어요. 그 90%는 고환에서 오고, 10%는 부신에서 와요. 테스토스테론은 전립선에서 5α reductase라는 효소에 의해 DHT (Dihydrotestosteone)으로 환원이 되고, DHT는 전립선 세포질의 수용체와 결합하여 복합체를 형성해요. 이 복합체는 전립선의 선조직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을 만들게 되구요. 즉, 쉽게 말하면 테스토스테론과 5α reductase 효소가 많으면 전립선이 많이 많이 성장할 재료가 만들어 집니다. 이 재료가 많으면.. 전립선이 비대해서 전립선 비대증이 생깁니다. 또륵... 또, 안타깝게도 저 앞서 말한 DHT는 많아지면 탈모가 오게 되어요. 그래서 전립선 비대증에 걸리면 탈모도 같이 오고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면 동시에 탈모도 같이 치료되는 효과가 있기도 합니다.
💊뒤에서 말씀드릴 5α reductase inhibitor 는 바로 이 과정에 관여하는 약이에요.

전립선이라는 생식기관을 이루는 조직은 크게 선조직+상피조직 / 기질조직으로 나눌 수 있어요. 그 중에서도 기질조직에는 α1 receptor가 존재하는데, 성호르몬이 바로 이 수용체에 작용해요. 그래서 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나 에스트로겐이 많을 수록 (우리 몸에서 테스토스테론은 에스트로겐으로 변할 수 있어요.) 전립선의 기질조직에 존재하는 수용체를 자극시키고 방광 출구, 요도 주변이 수축하게 되어서 폐쇄성 배뇨증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뒤에서 나올 α1 receptor antagonist 는 바로 이 과정을 막는 데에 관여하는 약이에요.


진단
전립선 비대증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병력청취
    위에서 나온, 자가 진단으로도 할 수 있는 AUA index (미국 비뇨기과 협회에서 만든 진단표)를 병원에서도 이용하고, 점수가 높으면 확진을 위해 아래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 DRE
    Digital Rectal Exam으로, 의사가 직접 손가락(그래서 DIGITAL 이에요!) 을 넣어 전립선의 크기를 가늠해보고 아.. 비대해졌구나..를 판단하는 방법이에요. 제 글을 읽는 것보다 사진으로 보면 누구보다 빠르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bphhh.jpg
  • PSA 검사, 요류 및 잔뇨량 검사
    전립선에서만 나오는 항원을 검사하거나, 방광에 잔뇨량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검사해서 진단하기도 해요. 꼭 확실한 방법은 아닌게 전립선 비대증이 아니여도 원래 잔뇨량이 많은 사람일 수도 있고, 전립선 암일 수도 있거든요 (..!)
  • 초음파, 조영검사
    진단에 있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치료
전립선 비대증을 진단받으셨다면 그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집니다. 보통은 약물치료를 가장 많이 하고, 수술을 하기 전에 약물치료를 선행하기도 해요. 대기요법은 내 증상의 정도와 상관없이 모든 환자가 하면 좋아요.

  • 별로 심하지 않다! 경도 의 경우 👉 대기 요법
  • 중등도 👉 약물치료
  • 중증(넘나 비대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 수술
    심하지 않은 전립선 비대증의 경우 대기요법이라고 하는, 약물을 쓰지 않고 스스로 좌욕을 하거나 운동을 하며 관리하는 것을 말해요. 이렇게만 해도 심해지지 않을 수 있지요. 전립선 비대증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또 그 정도에 따라 수술법이 나뉘지만 이것들은 제가 다룰 것이 아니므로 패스! 전립선 비대증은 주로 약물로 치료를 하므로+제가 공부한 게 약물이라 약물 위주로 설명을 해드릴게요.

약물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약물은 크게 두 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 α1 receptor antagonist
    병원에서 가장 많이 처방하는 것은, 첫번째, α1 수용체 차단제인데요,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에서도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약들이 1차 추천 약으로 나와있습니다.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약들은 전립선의 기질 조직을 이완시켜서 소변길을 막는, 즉 뇨 차단을 감소시키는 기능을 해요. 다소 막혀있는 방광출구를 열어서 배출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죠. 약이 개발된 순서에 따라 1세대, 2세대, 3세대 로 나누어져 있는데, 1세대는 잘 쓰지 않고, 2세대는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부작용이 크고 + 반감기가 짧아서 자주자주 먹어줘야 하는게 단점이라 대부분 3세대 α1a 수용체 차단제인 tamsulosin과 silodosin 성분의 약을 처방합니다. 얘네는 특히 그냥 α1이 아니라 α1a 수용체를 차단하기 때문에 선택성이 커서 기립성 저혈압의 부작용도 적어요. 고령의 남성분들은 고혈압을 앓고 있는 분들이 많아 항고혈압제와 같이 전립선 비대증 치료약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약제를 선택할 때 혈압을 낮추는 부작용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꼭 확인해야해요. 보통 고혈압 환자분디 전립선 비대증에 걸리면 저혈압 부작용이 적은 3세대 α1a 수용체 차단제를 추천하기도 하죠. 두 약 다 병원에서 진짜 많이 나가는 약이에요!!
  • 5α reductase inhibitor
    5α 전환효소 저해제는 일종의 안드로겐 저해제에요. 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전립선에 작용하는 것을 저해해서 전립선 크기를 약 20~30% 가량 축소시키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약성분으로는 finasteride, dutasteride (저는 시험볼 때~~steride라고 외웠어요) 가 있는데 그 효과나 부작용은 비슷하지만 둘 다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꾸준하게 먹어야지 그 치료 효과를 판단할 수 있어요. 당장 며칠 먹는다고 전립선 비대증에 효과를 보이는게 아니라 꾸준히 먹어야 효과가 나타나요. 그리고 부작용도 조금 치명적이에요. 여성형 유방과 사정 장애! 그래서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약을 먹고 부작용이 심할 경우에 약을 저 위에 카테고리에 속하는 약으로 바꾸는 것을 주치의와 함께 고려해봐야해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 여자는 만져서도 안되는 약! 이 바로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약이에요! 임부 등급 X 에 속하는 약이기 때문이에요.. 임산부의 경우에는 남자아이를 임신하고 있어도 여성화를 불러일으켜서 기형아가 될 수도 있어요. 무섭 무섭..

비교를 하자면, α1 receptor antagonist는 중등도 이상을 치료하는 약제로 가장 많이 처방이 되고, 효과가 좋은 약이고, 5α reductase inhibitor는 합병증을 예방하고 병의 진행을 막는 기능을 해요. 두 약을 동시에 쓰지는 않아요. 동시에 쓰는게 효과가 좋다고 입증되지 않았거든요.


요즘 병원에서 잘 나가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약의 상품명을 말씀해드릴 수는 없지만 (저는 제약회사에서 나온 사람이 아니니까요..) α1 receptor antagonist 3세대 성분의 약이 정말정말 정말 많이 나가요. 그래서 미리 가위로 잘라 두어요.. 한개씩 두개씩 잘 나가거든요.
진짜 전립선 비대증은 모든 남성분들의 고민일 것 같아요. 모든 병은 걸리고 나서 치료하는 것보다 미리미리 예방하라는 말이 있잖아요?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하기 위해 너무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있지 말고, 운동 하시고 설날에 고속도로 같은 곳에서 소변 너무 오래 참지 마세요. 뭐 어디서 cernilton, β-sitosterol을 함유하는 영양제가 전립선 비대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봤으니 먹으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제가 공부하면서 정리한거라 내용에 있어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댓글로 자유롭게 지적해주시고 발전하는 제가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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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이면 혹시 신장에도 무리가 갈 수 있나요?

아맞아요! 이 이야기도 쓰려고 했는데!
전립선 비대증에 걸리면 신장이 ‘아, 얘는 소변을 잘 배출 못하는 구나’ 하고 소변 만드는 속도를 늦춰요. 그래서 신부전와요......😭😭😭

이글보고 운동하러갑니다!!🤠💪🏻

운동이 만병통치약!!

확인방법이 굉장하네요...
소변을 자주 보는것과도 관련있나요?

조금씩 자주 본다면 의심해볼수 있어요!! 그냥 원래 자주 보러가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요..

ㅇㄴ! DRE 보고 ㅇㄴ!

넘나 사실적인 그림..😐

좋은 정보네요 ㅠㅠ 저는 관리 정말 철저히 해야겠어요... 저런약을 먹을 순 없죠. 의사가 직접 손으로도 진단을 하는군요......

미리 먹는게 낫죠 ㅜㅜㅜ 아파서 약 꾸준히 먹는 것도 귀찮은 일이에요

오우 중간에 그림보고 깜짝 놀랬네요... ㅋㅋㅋㅋㅋ 정보 가득한 글 감사합니다:)

저 그림이면 경각심이 올라갈거같아서 넣었어요! ㅋㅋㅋ 잘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맨손으로 만지면 안되는 약도 있군요 ㄷㄷ

그래서 저약 만질땐 남자약사님이 만져야 맞는거에요!

잘 읽었습니당.. 궁금한게 있는데, 위의 내용으로 유추해보면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적어지면 전립선 비대증은 물론 탈모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건데 맞나요? 그리고 테스토스테론의 적고 많음이 어떤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지 궁금해요~! 감사합니다^^

유추하신바 맞아요! 보통 대머리를 보고’저사람 남성호르몬 많이 나오나보다’하고 말하곤 해요.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과다하면 탈모가 심해지고 신경과민이 될 수 있지만 안나오면 문제가 더 심각하죠. 정자도 못만들어서 성기능에 장애가 생기고...(!!!) 근육도 발달하지 않고 남성성이 줄어든다고 보시면 돼요.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였군요..
조심해야겠어요

저도 이렇게 많이 걸리는지 몰랐어요.. 지나가는 중년남성 반이 전립선 비대증이라니..

정보감사합니다.
왠지모르게 무섭네요 ,, 추운날씨지만 운동할 이유가 생겼네요

따뜻한 곳에 있어도 너무 앉아만 있으면 안돼요! ㅋㅋㅋ 서서 괜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집안일을 운동삼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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