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팀을 맞추려는 것은 시장을 이기려는 것과 같다
스위스 은행 UBS는 이번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골드만 삭스는 브라질을, EA 스포츠는 프랑스가 우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콜롬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모부신은 최고의 축구 전문가라 해도 예측을 내놓을 때는 망신당할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종목에서 약팀이 강팀을 꺽는 경우가 더 많은 일어날까요? 농구보다는 축구에서 훨씬 더 많이 일어납니다."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되면서, 최종 본선에 오른 32개 팀이 저마다의 기술을 뽐내고 있습니다. 골그만 삭스에서는 우승팀을 예측하기 위해 가능한 1백만 가지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습니다. UBS의 경우, 18명의 분석가들이 1만 가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다른 결론을 도출해 냈습니다. 게임업체 EA 스포츠는 자체 분석 방법을 통해 2010년과 2014년 우승팀을 예측하는데 성공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라는 경기의 본질상, 운이 토너먼트의 결과와 상당 부분 관련이 될 것입니다. 투자 세계에서, 운이 월드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해, 투자자가 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 = 관측 결과 - 운
모부신 교수는 경기에 기술과 운의 영향을 "기술 = 관측 결과 - 운"이라는 방정식으로 풀어냅니다. 달리 말하면, 기술은 팀의 승률(관측 결과)에서 동전 던지기에서 이길 확률(50%)을 뺀 값이라고 합니다.
모부신 교수는 프로 스포츠 리그의 연간 수치를 돌려 봤을 때,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팀의 성적에서 운이 차지하는 비율은 31%, NBA 농구팀의 경우 12%, NHL 하키팀의 경우 53%나 됨을 발견했습니다.
"한 시즌 동안 NHL 하키팀의 성적은 동전 던지기의 패턴과 가장 비슷합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선수들의 기술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다만 기술의 역설이라는 면에서 접근한 것입니다."
기술의 역설이란 어떤 경기 또는 활동, 예를 들어, 축구 또는 사업에서 절대 기술은 향상된다고 해도, 상대 기술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축구의 승패나 사업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데 운이 더 중요해 진다는 의미입니다.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길거리 농구장에 모인 어린이들과 즉석 게임을 벌인다면, 순전히 절대 기술 만으로 전부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기술 면에서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이 모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체육관에서라면, 몇 번의 운 좋은 샷으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기술의 역설은 우리가 매일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서 간발의 차이로 승패가 갈리고, 최고 전문 펀드 매니저들이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모부신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술의 역설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시장입니다. 시장을 이기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울까요? 시장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똑똑하고, 또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세계의 거의 모든 정보가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단기적인 결과는 거의 무작위에 가깝게 됩니다."
다시 월드컵 얘기로 돌아와서, 어느 팀이 우승할지 또한 마찬가지로 무작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2010년 월드컵에서 가장 정확한 전문가로 파울이라는 이름의 문어가 떠오른 것입니다. 각 팀은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조별 예선 경기를 치른 후, 16강부터는 매치 업 방식을 통해 승자만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합니다. 여기서는 팀의 절대 기술은 큰 작용을 못하며, 오히려 매치 업 팀과의 상대 기술이 승패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술을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축구는 점수 체계도 한 몫합니다. 즉, 축구는 한 골로 승패가 뒤집히는 경향이 큰 경기라는 뜻입니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미국이 트리니다드에 2:1로 패하면서, 1986년 이래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듯이 말입니다. 반면, 농구에서는 득점이 종종 3자리수까지 가기도 하고, NBA 챔피언은 7경기를 통해 결정되며, 테니스 '그랜드 슬램 챔피언'은 4개 토너먼트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운에 의해 챔피언에 오를 확률은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축구장은 다른 경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더 많은 수가 뛰기 때문에, 프로 농구나 테니스에서보다 선수들이 게임을 지배하기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르브론 제임스나 세레나 윌리엄스는 전체를 지배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지만, 최고의 축구 선수 또는 하키 선수라해도 체력적으로 경기의 일부에서만 활약할 수 있을 뿐입니다. 최근 NBA 플레이오프에서 르브론 제임스는 경기당 평균 30점을 득점했지만, 리오넬 메시의 경우 최근 프리메라 리가 시즌 동안 평균 1골 이하를 기록했습니다.
메시가 재능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제임스가 자기 기술을 선보일 기회가 더 많다는 뜻입니다. 스포츠에서와 마찬가지로, 투자나 사업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 교훈입니다. 모부신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술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투자라는 산업에선 아주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점점 더 투자 지평을 짧게 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 대부분의 투자 전략의 성과를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표본의 크기가 커야 하기 때문입니다."
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ㄴ^
<출처: Columbia Business School, "Predicting the World Cup Is Like Trying to Beat the Market">
띵언입니다!
시장이 어디로 가던 대응가능한 리스크 매니징이 투자의 본질이라 생각합니다.
열린 마음과 리스크 매니징. 바람직한 투자 방법이겠죠^^
기술의 역설 때문에 단기적인 결과는 무작위에 가깝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운보정! 제가 농구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절대 약팀이 강팀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축구는 열심히 뛰면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일이 종종 있죠. 운보정! 약팀이 강팀을 이길 때 보면, 강팀은 골대를 몇 번이나 맞춥니다. 약팀의 골기퍼가 신들린 선방을 합니다. 약팀의 수비수가 몸을 날려 골을 막습니다. 악팀의 슛이 아깝게 계속 빗나갑니다. 그러다 약팀의 슛이 그림처럼 골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축구공은 둥글다는 이야기 나오는 거죠.
이번 월드컵의 우리팀은 행운(-100) 아이팀을 장착하고 있는 듯...^^ 권창훈, 염기훈 부상... 이미 월드컵 시작 전에 기대하기 힘들었죠.
네...운이란것도 무시 할수 없죠...
농구 같은 종목은 개인 선수 기량에 따라 좌지 우지 되지만
축구의 경우는 분명 운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분명 투자도 마찮가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