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폭락. 코인체크 해킹의 나비효과
안녕하세요
결국 우려했던 가상화폐의 폭락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주 1200만원대를 형성하던 비트코인은 급락과 급락을 거듭한 끝에 800만원대까지 하락을 하며 끝이 없는 추락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이 현상은 암호화폐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써 현재 대부분의 가상화폐가격은 사실상 1년전 가격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번 암호화폐의 급락에는 크게 두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일본 최대의 거래소인 코인체크 해킹사건입니다.
1월 26일. 새벽 3시에 코인체크에서 보유하고 있던 5억개에 달하는 넴 코인(XEM)이 해킹당했습니다. 이 넴코인은 당시시가로 우리돈 약 5,700억원이며 현재까지 암호화폐 해킹사건 역사상 가장 큰 금액에 해당합니다.
사실 지금 몇몇 코인러들은 이 사건이 지금의 급락이랑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이 사건의 의미는 굉장히 큽니다.
가상화폐의 해킹은 이전에도 종종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2014년 마운트곡스 해킹사건(피해액 4,600억원)과 2016년 이더리움의 DAO 해킹사태(당시 시세 640억원)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들과 이번 코인체크 해킹사건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때와 지금의 암호화폐 시장 규모의 차이가 너무나도 난다는 점입니다. 이번 사건은 시장이 최대한 활성화되고 나서 터진 첫 대형 해킹사건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넴코인 자체가 규모가 작은 코인도 아니고 코인시장에서도 10위권 안에 들어갈 정도로 거대 코인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암호화폐시장에서 많이 제기되었던 문제는 '해킹에 취약하다'라는 문제였습니다. 물론 가상화폐에 쓰인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의 기록이 블록에 저장되기 때문에 거래소는 몰라도 코인 자체의 해킹에 대해서는 안전하다는 것이 그간 암호화폐 관계자들의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래소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정말 끊임없이 안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리고 코인체크 해킹사건이 일주일이 지난 현재에도 해커들은 찾지도 못했을 뿐더러 현재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암호화폐시장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기술마져도 해킹에 자유로울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해킹을 누가 했고, 어디에 유통되는지는 찾을수야 있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그 해커들을 잡을 수 있게는 못한다는 것이죠. 현재 이런 상황은 암호화폐의 안전성 자체에 타격을 가하는 일이고, 당연하게도 투자자들이 망설이게 되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각국의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강화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월 30일부로 가상화폐 실명제가 실행되었습니다. 인도의 경우에도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시사했고, 중국 역시 강력한 규제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특이점이라면 서구권국가, 특히 미국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경우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의 선물상품을 거래하였고, ICO에도 긍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1월 31일부터 ICO에 대한 제동을 걸기 시작했고, 가상화폐 관련 스타트업을 가격조작 등의 혐의로 조사하기 시작하는 등 강도높은 규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유럽에서는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G20에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안을 내놓겠다고 밝히는 등 이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국제공조를 통한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상화폐에 긍정적이었던 일본마저도 코인체크 해킹사건을 통해 거래소에 대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규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이 규제들의 시기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야 한참전부터 실명제를 예고했었지만, 미국의 가상화폐 규제, 인도의 가상화폐 단속 발표(2/1), 페이스북 가상화폐 광고 금지(1/30) 등 주요 규제들이 코인체크 해킹사건 이후로 나왔습니다. 즉, 코인체크 해킹사건을 통해 주요국가들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위험성을 본격적으로 막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과거의 규제들이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암호화폐로 인한 피해 확산 방지'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번 코인체크 해킹사건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암호화폐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전 세계경제의 전환점이 된것처럼 말이죠.
현재 가상화폐시장은 이미 코인자체의 가치, 즉 블록체인 및 그 관련기술과 가상화폐라는 기술의 투자의 의미에서 벗어나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그 거품이 조금 길었을 뿐이죠.
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글들로 코인시장의 몰락에 대해서 경고해왔기 때문에 코인의 가치나 가상화폐시장의 몰락 이유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본래 가치보다 심하게 거품이 낀 것은 언젠가 그 거품이 빠지기 마련이고, 코인시장은 그게 지금인것 뿐입니다.
결국 가상화폐시장이 어떻게 되느냐는 상당히 뜬금없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이번 코인체크 해킹사건이 어떻게 종결되느냐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것처럼 암호화폐시장의 몰락은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본래 가치에 비해서 심하게 오버슈팅 되어 있었으니까요. 앞으로 남은것은 이 코인시장이 가치를 가지고 남느냐 아니면 완벽하게 사라지느냐인데, 결국 블록체인 기술의 효용성을 코인으로써 증명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 중 하나는 해킹을 당하더라도 블록체인에 정보가 남기 때문에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코인체크 해킹사건에서 넴코인에서 추적은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커를 잡는건 힘들어보이고, 심지어 해킹된 코인이 거래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일 이 넴코인이 추적을 하지 못하고 이 코인이 해커들에 의해서 현금화 된다고 하면 그 상태로 코인시장은 끝날 것입니다. 이건 비약이 아니라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입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야 계속되겠지만 지금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든 코인들 대부분 해킹을 당하더라도 추격이 안된다는 얘기밖에 안되기 때문이죠.
이렇게 얘기하면 각 코인마다 적용하는 기술이 다르기 때문에 넴코인에만 해당하는 얘기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을거 같아서 미리 얘기하지만, 시장은 생각보다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다른 기술을 적용한 가상화폐들은 살아남겠지만, 자신이 가진 가상화폐가 해킹당할수 있고, 그 가상화폐를 찾지 못한다고 투자자들이 생각하눈 순간 투자자들에게 코인시장은 더 이상 매력을 잃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넴코인이 추적을 성공해서 해커를 잡고 나아가 해킹당한 코인들까지 회수하는데 성공한다면 코인시장은 다시한번 제 2의 도약을 맞이할 것입니다. 물론 작년과 같은 엄청난 상승은 기대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코인체크 사건 전에 보여준 정도의 등락은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암호화폐시장은 코인체크 사건으로 최악의 상황 근처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 코인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인지, 아니면 완벽하게 몰락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