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dria 의 영화 리뷰 #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Cloucy With A Chance Of Meatballs, 2009)

in #kr7 years ago (edited)

[시작은 언제나 미미하다]

가끔은 작은 상상에서 시작해서 세상이 뒤바뀌어버리는 경우가 있죠. 바로 상상이 현실이 됐을 때입니다. 여기, 모두의 꿈은 실현시킨 한 영웅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발명가 플린트의 이야기, 영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입니다.

[누구나 특별해지고 싶다]

플린트는 세상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대한 발명가를 꿈꿉니다. 비록 실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그는 벽에 훌륭한 과학자들의 사진을 붙여놓고 매일 자신의 꿈을 되새기죠.
이렇게 사람들은 모두 특별해지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비록 말로는 나는 튀는 게 싫고 평범한 게 좋다고 하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관심을 바라고 있죠. 이렇게 세상의 관심을 얻으면 나의 이름을 널리 떨칠 수 있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내 존재를 주장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래서 사람들은 남들에게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자신을 대신할 만한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합니다. 그러기위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사로 써서 노래를 만들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글로 쓰거나 그림으로 그리죠.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을 중간에 포기하고 맙니다. 당장의 삶을 사는 데에 바빠 나를 표현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죠.

[꿈에도 재능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나의 흔적을 남기는 일, 즉 꿈을 포기하는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만이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스스로가 그것에 대한 ‘재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사실 스스로라기 보단 주위 사람들의 판단에 더 가깝습니다. 한 가지 일에 몰두했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 사람들은 그 사람이 재능이 없다고 결정을 내리죠. 그리고 그 일을 그만두도록 계속해서 압박을 줍니다.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바로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이죠. 이 때 하고 싶은 일에 재능이 없을 경우, 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재능은 선택받은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죠. 누구나 꾸준히 노력하고 연습하면 후천적으로도 원하는 일에 재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앞서가는 친구들, 한숨 쉬는 부모님을 보면 꿈만 좇는 자신을 한심하게 느끼게 되죠.
플린트 역시 이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는 매일 꾸준히 발명을 시도했지만 늘 실패의 반복이었고, 그렇게 몇 년 동안 한 곳만 바라보며 달려왔죠. 그러나 그가 투자한 시간에 비해 성과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빠는 플린트에게 조심스럽게 이제 발명 일을 그만두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취직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합니다. 어렸을 때야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으니 아들의 꿈을 지원해줬지만,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여전히 제자리인 아들의 모습에서 가능성을 찾지 못한 것이죠. 이렇듯 무언가를 꿈으로 삼고 그것에 몰두하려면, 그 일에 대한 ‘재능’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꿈은 인정받는 순간 되살아난다]

플린트가 열심히 발명을 하는 동안 그를 칭찬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친구들 앞에서 스프레이 신발을 선보였을 때, 친구들은 대체 어떻게 벗을 거냐며 놀려대기만 했죠. 그러던 그의 앞에 샘이 나타났습니다. 샘은 플린트의 신발을 보고 끈 묶을 걱정이 없어서 편하겠다고 하는 것도 모자라 그가 만든 원숭이 로봇을 보고 멋지다 말합니다. 처음으로 그의 발명을 인정해준 사람이 나타난 것이죠.
사람들은 과정보다 결과에 주목합니다. 그래서 플린트의 아이디어 자체는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성공 여부에만 관심을 가졌죠. 그의 실험은 매번 실패했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누구보다 번뜩였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기발한 생각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샘은 그들과 달랐습니다. 샘은 그의 아이디어, 즉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 꿈을 향해 다가가면서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사람들은 결과에만 주목하기 때문에 혹시나 실패할까 두려워하는 것이죠. 그러나 꿈을 꾸는 사람들이 쉽게 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처음 꿈을 가졌을 때의 마음가짐’입니다. 이것은 그 사람의 꿈이 누군가에게 ‘인정’ 받았을 때 다시 살아납니다. 샘에게 자신의 발명품을 인정받으면서 플린트는 마침내, 지금까지 그가 노력해온 과정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 것입니다.

[모든 전개에 필요한 것 : 필연성]

플린트는 하늘에서 음식들이 내려오게 하는 발명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러한 발명품이 가장 효과적으로 먹히려면 어떤 상황이어야 할까요? 물론 일반적인 세상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왕이면, 극적으로 ‘음식이 귀한’ 세상이면 더 좋겠죠. 그래서 이 영화 속 꼭꼭꿀꺽섬이 음식이라곤 정어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정어리에 질려가는 상황에서 플린트의 발명품은 가뭄의 단비처럼 여겨질 테니까요.
또 하나의 필연적인 전개가 있습니다. 바로 샘의 직업, 정확히는 꿈이 ‘기상캐스터’여야 하는 이유죠. 샘은 플린트의 발명을 지지해주고 발전시켜주는 존재지만 이것에서만 역할이 그치면 조금 부족함 감이 있습니다. 아무리 애니메이션이라 해도 아무런 조건 없이 그저 동경심 하나로 도와주는 캐릭터는 너무 비현실적이니까요. 그래서 샘의 꿈은 기상캐스터가 되었습니다. 날씨를 포함해 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하느냐’입니다. 처음으로 날씨예보를 하려다 취소된 날, 갑작스레 내린 음식 비 속에서 날씨를 전할 사람은 샘뿐이었죠. 그렇게 샘은 치즈버거 비를 예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일 날씨가 변하는 상황을 고정적으로 방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린트의 실험이 그 자신에게도, 샘에게도 골고루 좋은 영향을 준 것이죠. 이렇게 모든 전개에는 이야기가 이어지려면 반드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필연성’이 존재합니다.

[자꾸만 커져가는 욕심]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이 있죠. 처음 하늘에서 내리는 음식비를 보았을 때, 사람들은 정어리가 아닌 다른 음식을 먹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음식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지자 사람들은 점점 적응해갔죠. 그리고 플린트에게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요구하기도 했죠. 심지어 그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던 경찰은 아들의 생일선물로 아이스크림 비를 내리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이 영화 속 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다를 바 없는 말입니다. 그들은 처음에는 플린트를 욕하고 한심하게 여겼지만, 그에 의해 편의성이 생기니 점점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플린트는 매번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연구실 안에 있는 ‘위험 경보’에 점점 가까워집니다. 이를 통해 언젠가 그에게 큰 위기가 닥치게 될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죠.

[크기가 커진다는 것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

플린트의 무리한 실험에 폭주한 기계가 결국 음식의 크기를 어마어마하게 크게 만들어버리고 맙니다. 처음에는 그저 먹을 수 있는 양이 더 많다 생각하며 좋아했으나 이 음식은 점점 더 커져서 결국 허리케인, 폭풍 등의 자연재해로 돌변하죠.
사람들에게 ‘자신보다 큰’ 존재는 두려움을 야기합니다. 완결한 웹툰 중 조석 작가의 <조의 영역>이라는 작품이 있죠. 그 웹툰 속 세상의 배경은 ‘물고기가 지배하는’ 곳입니다. 그저 식량에 불과했던 물고기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게 된 걸까요. 바로 그 크기가 인간보다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습이 커지면 그것은 한순간에 공포의 대상으로 돌변합니다.
크기가 큰 것에 ‘이동성’이 더해지면 그것에 대한 두려움은 극대화가 됩니다. 물고기가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것이 커진 동시에 사람을 잡아먹는 움직임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죠. 처음에 그저 음식이 커지기만 했을 때에는 사람들은 크게 공포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재해가 되어 움직이고, 그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비로소 두려움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아빠’라는 존재에 대하여]

영화에서 플린트의 발명이 성공하기 전에 정어리 모델이 되어 사람들을 굶주림에서 구해낸 남성 베이비 브렌트가 등장합니다. 시장은 그에게 항상 ‘아들같이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플린트에 의해 세상이 달라진 지금, 그는 플린트에게 ‘넌 내 아들 같다’고 말하죠.
플린트에게 ‘아빠’는 남다른 존재입니다. 그와 항상 함께한 존재이자 자신의 꿈을 ‘인정’받고 싶은 존재죠. 그래서 그는 아빠와 관련된 이야기만 들으면 약해집니다. 아이스크림 비를 부탁하던 경찰도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아들에게 사랑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맘에 마음이 약해져 승낙하고 말죠. 그의 아빠는 아들의 꿈을 반대했지만 그것은 결코 아들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들의 대한 사랑이 너무 지극해서 그가 얼른 현실을 깨닫고 그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랐던 것이죠.
플린트는 오랜 세월 오직 실험에만 몰두한 채 살아와서 그 흔한 눈싸움 하는 방법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아빠가 보기에 사람을 만나지도, 여행을 가지도 않고 방에 틀어박혀서 실험만 하는 아들의 모습은 결코 보기 좋지 않았죠. 플린트는 꿈을 좇는 것이라 말했지만 아빠가 보기에는 결코 그가 행복해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플린트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죠. 그래서 자신을 위한 아빠의 사랑에 당당히 발명을 성공하는 것, 즉 꿈을 이루는 것으로 보답하려 한 것입니다.

[현실과 타협한 사람들]

샘의 꿈은 기상캐스터지만 플린트를 만나기 전까지 그녀는 그저 기상 센터에서 부수적인 일만을 담당해왔죠. 그리고 샘과 함께 특종을 찾아다닌 촬영 스태프 매니의 진짜 꿈은 사실 의사였습니다.
이들은 모두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한 채 살아왔던 이들입니다. 앞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죠. 이들이 바로 그러한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꿈을 포기하고 현실 속에서 살아갑니다. 사실 플린트처럼 끝까지 자신의 꿈을 좇아가는 사람은 정말 드물죠. 어쩌면, 이것은 영화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영화 속 이야기는 말도 안 되는 판타지지만 플린트가 성공을 이루기까지 지내온 세월은 결코 판타지가 아닙니다.
이 영화를 보게 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가 끝나면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은 ‘할 수 있는 일’을 하러 말이죠. 그러나 영화가 상영되는 시간동안 우리는 모두 꿈 밖에 모르는 바보 플린트를 응원했죠. 그렇다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처럼 바보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 당장 사직서를 내라는 것도,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잊고 지냈던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죠. 그 일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면, 아직 꿈을 포기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 당장 내일부터라도 그간 모른 척 했던 나의 꿈에 다시 다가가보는 것이죠. 고작 영화 한 편에 인생의 큰 결정을 하는 것이 무모하다고 느껴질지 모르지만,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서 무한한 도전을 하게 된 어느 예능인들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준다면 그것이 바로 ‘인생영화’가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 영화가 당신의 인생영화가 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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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오락영화쯤으로 생각하고 보질 않았던것 같은데,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보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나름 괜찮았습니다.
좋은 하루되시고, 즐스팀하세요.

감사합니다. brent1042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Well done post thanks for 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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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런 리뷰 잘봤습니다~ ㅎ 시간될때 꼭 볼게요 ~!

감사합니다. 꼭 보세요 ^^

어쩌면 애니메이션영화를 만드는일이 더 어려운거 아닌가 모르겟네요 장난스럽운 생각에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니까요

좋은 글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dyuryul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