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참사 제문祭文

in #kr2 years ago

유세차維歲次 2022년 10월 30일, 이 조선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아~ 어찌 사람들일 뿐이리오,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은 이 땅에서 숨쉬는 것조차 슬픔을 감지하며, 목메어 흐느끼며 천지신명께 삼가 소고昭告하나이다.

어찌하여 이 찬란한 가을하늘, 질서있게 돌아가는 음양의 이치순환 속에서 그토록 아까운 생명들이 그토록 억울한 죽음을 대거 당할 수 있으리오.

천지天地의 대덕大德이 생生이라 하였거늘, 하느님이시여! 당신은 어찌하여 사死를 선물하고 계시나이까?

예로부터 천인감응天人感應이라 하여 나라의 재앙은 치자治者의 부덕不德에 책임이 있다 하였나이다. 이태원에 그토록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이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고 한다면, 아무리 국가애도기간이니 뭐니 하여 사후위로의 쇼를 한다 한들, 그 사무친 한恨은 사라질 수가 없는 이치, 반드시 사전에 더 치밀한 치안질서작업으로 군중을 보전保全했어야 하옵나이다. 경찰력이 모두 애매한 작업으로 애매하게 흩어지고, 보국안민을 위한 핵심적인 사업에는 투입이 되지 않은 탓이오이다.

천지신명이시여! 이 나라를 붙들어주시옵소서! 알 수도 없는 혼란과 미궁 속으로 빠져만 들어가고 있는 이 민족을 보우保佑하사, 이 터무니없는 비극의 핵심核心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닫게 하옵소서. 인욕人欲을 물리치고 천리天理를 보존케 하소서. 권력을 잡은 모든 자들이 반성反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게 하소서!

국민이 나라를 믿고 살 수 있어야 되는데, 대한민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모든 사람이 같이 반성反省해야 할 피눈물의 외침이오이다!

간밤에 목숨을 잃은 영혼들아! 그대들과 또 이 땅에 살아남아 그대들을 추념하는 슬픈 마음들을 함께 위로하나이다. 하느님이시여! 끝없이 흐르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시옵소서.

이 순간, 통곡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모든 동포들의 애환을 일배청작에 담아 공신전헌恭伸奠獻하오니 흠향하시옵고,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내리소서. 상향尙饗.

by 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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