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보다연애] 로맨틱과 에로틱을 동시에 허하라!
‘사랑-섹스’의 관계는 ‘로맨틱-에로틱’의 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랑의 정서가 표상하는 이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함께 차를 마시고, 쌉싸름한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음악을 들으며 포옹하고 키스를 나누고, 서로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이 얼마나 로맨틱한가?
섹스의 정서가 표상하는 이미지는 어떤 걸까? 남자는 여자의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여자는 남자의 성기를 부드럽게 만져주고, 서로 온몸을 애무하고, 커지고 단단해진 남자의 성기가 축축해진 여자의 성기 속으로 삽입되는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이 얼마나 에로틱한가. 행복한 연애의 비법은 이 사랑의 정서인 로맨틱과 섹스의 정서인 에로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는 데 있다.
남자는 에로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여자는 로맨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남자에게도 로맨틱한 면이 있고, 여자에게도 에로틱한 면이 있다. 문제는 순서에 있다. 남자는 에로틱에서 로맨틱을 느끼고, 여자는 로맨틱에서 에로틱을 느낀다.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와 격정적인 섹스를 한 이후에 그녀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져,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고 싶고, 음악도 듣고 싶어 하는 존재에 가깝다. 여자는 반대다. 여자는 분위기 좋은 바에서 와인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이후에 섹스를 하고 싶어 하는 존재에 가깝다.
연애를 할 때 섹스 문제로 다툼이 생기는 이유는 이 사실을 몰라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자는 ‘먼저 에로틱부터!’라고 말하고, 여자는 ‘먼저 로맨틱부터!’라고 말하느라 서로가 원하는 에로틱과 로맨틱에 도달하지 못하고 다투는 것이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다툼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로맨틱과 에로틱을 동시에 허락하면 된다. 순서만 다를 뿐, 여자도 에로틱을 원하고, 남자도 로맨틱을 원하니까.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한다면, 남자는 먼저 따듯하게 손을 잡고, 나의 두근거림이 전달되도록 포옹해주자. 여자는 먼저 남자 친구의 은밀한 곳을 만져주고, 자신에게도 성적 욕망이 있다는 사실을 상대도 알 수 있게` 이야기 해주자. 아니, 이미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한다면, 그리 할 필요도 없을 게다. 이미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또한 에로틱의 끝에 로맨틱이 있고, 로맨틱의 끝에 에로틱이 있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을 테니까.
잡지 한컷 읽은 느낌이네요~ 좋은글 읽고 갑니다^-^
@joajina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