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4] 영화 '블랙팬서'가 마블의 개별 히어로물 중 가장 '잘'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이유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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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란~~! 2시간 만에 두 번째 포스팅입니다. 바로 영화 '블랙팬서' 관람 후기인데요. 내일 쓰려고 하다가 설날에 가족과 '블랙팬서'를 볼 것 같은 분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돼 하루 앞당겨 포스팅하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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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블랙팬서'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해드릴게요. 어벤져스의 '시빌 워'의 안타까운 희생양, 아프리카 와칸다 왕국의 왕 트차카가 비운의 폭파 사고로 사망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티찰라(채드윅 보스만 분)는 갑작스럽게 왕위를 물려받게 되죠. 와칸다 왕국은 공식적으로 세계 최빈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바로 우주에서 가장 단단한 금속인 '비브라늄'이 묻혀 있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입니다. 때문에 마블 세계관에서 와칸다의 지배자인 블랙팬서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당연히 아이언맨은 물론 DC코믹스의 배트맨조차 쨉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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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와칸다 왕국은 비브라늄을 이용해 각종 과학기술을 발전시킵니다. 우주선, 자기부상열차, 각종 통신장비 등 이 시대의 것이 아닌 첨단 장비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와칸다 왕국은 이 모든 사실을 철저히 함구합니다. 자신들이 비브라늄을 소유한 사실이 알려지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고 이를 노리는 적들의 공격을 받을 게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비밀은 결국 알려지기 마련이죠. 와칸다 왕국의 비브라늄과 티찰라의 왕위를 노리는 숙적 에릭 킬몽거(마이클 B. 조던 분)에 의해 와칸다는 공격받게 됩니다. 내부 분열도 일어나죠. 적을 막고 왕국을 구하며 진정한 왕으로 거듭나는 블랙팬서의 이야기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확인하세요!

다음부터는 제가 생각한 영화 '블랙팬서'의 세 가지 정신(?)입니다. 다른 마블 히어로물과 달리 '블랙팬서'가 극찬을 받는 이유는 아마 이것 때문인 듯 싶네요.

시선1. 흑인해방운동의 정신 - 마블의 인종차별 논란이 조금은 희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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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칸다 왕국은 아프리카 5개 부족 국가로 구성돼 있습니다. 때문에 아프리카인들의 인권, 즉 흑인인권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블랙팬서'는 시종일관 흑인해방운동과 맥을 같이 합니다.

와칸다 왕국의 비밀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급진주의자들은 이런 류의 말을 합니다.

전 세계 흑인들이 억압받고 있다. 해방운동을 하고 있지만 힘이 없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비브라늄으로 만든 무기를 이들에게 공급해 흑인들이 세상을 지배하도록 도와야 한다.

역대 블랙팬서들은 반대했습니다. 와칸다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왕위를 물려받은 티찰라는 고뇌합니다. 세상에 비브라늄 무기가 퍼졌을 때 그 혼란이 엄청날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흑인들이 맥없이 쓰러지는 걸 보고만 있기도 힘든 노릇이죠.

이 영화는 미국 사회에 만연한 흑인차별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 국제 기사를 통해 관련 이슈를 많이 접하셨을 텐데요. 백인 경찰의 흑인 무차별 총격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감에도 미국 사회에서 흑인 차별은 여전히 진행형이죠. 그런데 상업영화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마블 시리즈에서 이를 담아냈으니 꽤나 괄목할 만한 일입니다.

앞서 마블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바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 에이션트 원 역할에 배우 틸다 스윈튼을 캐스팅했기 때문입니다. 당초 에이셔트 원은 소수인종 아시아계 티베트인 남성인데 이를 백인 여성으로 바꿔버렸으니 '화이트워싱' 논란이 제기될 만 했습니다. 화이트워싱이란 소수인종인 원작 캐릭터 혹은 실존 인물을 영화상에서 백인 배우가 연기하는 걸 말합니다. 그나마도 갓틸다가 백인 '여성'이었기에 망정이지 백인 '남성'을 기용했으면 정말 엄청난 욕을 먹었을 겁니다.

다른 모든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히어로인 '블랙팬서'라는 캐릭터를 흑인으로 설정했다는 점은 여타 히어로들과 차별성을 두기에 충분합니다. (솔직히 간지는 '흑간지'죠ㅋㅋㅋ 머쪄부렁~~)

시선2. 페미니즘 정신 - 여자가 제일 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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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팬서'의 또 다른 특이점은 바로 여성의 파워가 엄청나다는 점입니다. 과거 원시사회가 모계 중심이라는 전통에 기인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왕국 제 1장군, 왕국 최고의 스파이, 왕국 최고의 과학자 모두 여성 캐릭터가 맡고 있습니다. 남자보다 잘 싸우고, 당차고, 똑똑하죠.

물론 주인공이자 히어로인 블랙팬서 역할은 남성이 맡았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을 좌지우지 하는 건 철저히 여성들입니다. 목숨을 걸고 블랙팬서를 지키는 오코예 장군(다나이 구리라 분), 블랙팬서가 진정한 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 블랙팬서의 유일한 사랑 나키아(루피타 뇽 분), 비브라늄 기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자 블랙팬서 슈트를 개발하는 블랙팬서의 여동생 슈리(레티티아 라이트 분)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무미건조했을 것입니다.

역대 마블 히어로물 중 여성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시리즈임에 틀림없습니다. '걸크러쉬+흑간지' 끝판왕입니다. '블랙팬서2'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계속 되길 희망합니다.

시선3. 소수 부족이 모여 하나의 왕국을 이루다 - 다양성과 화합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와칸다 왕국은 5개의 소수 부족이 모인 국가입니다. 때문에 모습도 각양각색입니다. 옷차림과 머리스타일, 장신구 등 겹치는 게 단 하나도 없죠. 해당 사진은 스틸컷에 없어 넣을 수가 없네요. '정글의 법칙'이나 '아마존의 눈물' 등에서 본 여러 아프리카 부족의 모습이 전부 녹아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입술을 뚫어 '뽀뚜루'처럼 큰 접시를 끼우는 부족 아십니까? 그런 분장을 한 사람도 나오더라구요(돌이켜보니 이 사람만 부족민 중 유일하게 흑인이 아닌 백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한 지 모르겠어요)

다양한 모습의 아프리카 원시 부족을 다루면서도 이들이 화합하는 모습을 통해 가치관의 다양성과 화합을 묘사하는 방식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중요한 사항마다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대립하고 다시 화해하고.

이는 도람뿌 미국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추방하고 탄압하는 것과 매우 대조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를 도람뿌가 보면 어떤 생각을 할지 참으로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론 백악관 전체가 단관을 갔으면 좋겠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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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영화 '블랙팬서'에 부산 자갈치 시장이 나오는 걸 아시나요? 전 모르고 봐서 깜짝 놀랐답니다ㅎㅎ 어벤져스 때보다 분량이 많고, 심지어 흑인 배우가 한국어로 대화하는 장면까지 등장해 기분이 한층 업됐습니다. 한국을 배경으로 찍을 거면 이 정도는 해야 된다고 생각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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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보고 왔는데 보여주려는 주제는 참 좋았지만 그에 비해 스토리는 좀 단순했다는 느낌이었네요. 부산 파트는 좀 웃겼어요 ㅋㅋㅋ

히어로물에 스토리를 기대하면 안될것 같아요ㅎ 마블 영화는 소재로 승부하는 영화이니까요

저도 어제 보고 오늘 리뷰를 올렸는데 같은 내용의 글을 보니 반갑네요 ㅎㅎ 말씀하신대로, 마블이 '올바름'을 보여주려고 애쓴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영화란 생각이 듭니다 :)

역시 사람 보는 눈은 다 같은 것 같네요ㅎㅎ 저도 포스팅 읽으러 가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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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영화 무지하게 보고 싶어하는 중이죠.ㅎ

확실히 마블은 평타 이상은 하는 것 같아요ㅎ

흑인들의 입장을 말해준다는 점에서 전 좋은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저도 이런 류의 상업영화가 흑인인권을 다뤘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Sneaky Ninja Attack! You have been defended with a 1.26% vote... I was summoned by @singasong! I have done their bidding and now I will vanish...Who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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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one dear. Keep it up

한시간 후 보러갑니다 ᕙ(•̀‸•́‶)ᕗ
다녀와서 다시 정독할게요! 저는 특히 새로운 히어로의 탄생과 더불어 다양성에 기대를 많이 하고있어요!

지금쯤 보러 가셨겠네요ㅎㅎ 보고 오셔서 더 깊은 대화 나눠보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