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된 열정...
창고에 잠들어 있는 머신을 꺼내보다.... 하고싶은 말이 많았던 시절을 생각하며
한편의 시사교양프로그램의 방송으로 커피 시장이 들썩이는 듯하다.
한 케이블 방송의 파급효과가 이정도인가? 싶을 정도다.
비오는 주말이라 손님이 많지 않지만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되면 이일로 이곳을 찾아 주시는 손님들께서 많은 질문을 할 것이란 예상을 해본다.
가게를 무척 사랑하는 아르바이트생이 사장님같은 분이 텔레비젼에 나왔어요! (여기서 사장님 같은분이란 커피로스팅을 하는 카페 주인정도의 의미다)란 말 이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지 않은 것을 보면 나한테도 나름의 의미가 있는 방송인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방송을 시청하고 난 후 마음 한쪽 귀퉁이에 오래된 커피맛같은 씁쓸함이 가시지 않는 것은 왜일까?. 좋은 취지에서 기획된 방송이 또다른 편견과 오해를 낳고 새로운 분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커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소비자들에게 또다른 선입견을 심어주고 있는 것 아닌지? 한편으로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저널리즘적 사명감에 충실한 사실보도는 아닐지라도 커피에 관한 취재를 하기 앞서 그것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고민이 있어야 함을 냉정하게 돌아볼 일이다.
신선한 커피를 파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갈 수 있도록 힘을 주자는 방송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고 공감 가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수년간 커피시장을 좌지우지하며 소비자들을 우롱했던 기존의 대형 커피업계에게 면죄부를 주거나 핑계거리를 주어서는 안되도록 검증방식의 선정에 더욱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에스프레소머신으로 추출한 아메리카노를 텀블러에 담아 시료를 수집하고 수십분(?)이 지난 후 그것을 다시 커핑하고 그리고 맛을 평가하는 것 자체에 많은 오류가 있음은 커피를 조금 사랑하고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다아는 사실이다.
커핑 테스트 자체가 시티 이하의 약배전 커피에만 강점을 보이는, 일부 한계성을 가진 커피시료테스트이며 대부분의 에스프레소 블랜딩은 그 브랜드의 개성과 정체성에 맞게 배전도와 블랜딩이 달라지는 점 (강해 질 수도 약해 질수 도 있는 점)을 감안 한다면 에스프레소를 맛보거나 핸드드립 테스트를 추가하는 등 검증의 객관성을 보완하는 시료수집과 테스트를 마련했어야 했다.
또한 신맛이 많이 나는 커피가 생소하지만 맛있는 커피이며 신선한 커피라고 강요하는 전문가(?)의 의견도 또다른 편견과 선입견을 낳을 수 있는 주장일수 있고, 잘 볶은 신선한 커피는 신맛이외에 좋은 쓴맛과 단맛 다양한향과 바디감을 가질수 있어 어찌보면 이런 관점은 커피의 다양성을 관과한 주장인 것이다.
그렇다고 기존의 프렌차이즈커피업계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커피를 하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가치는 논하기도 논해서도 사실, 분노해서도 안될 천박한 상술이라는 것을 잘 안다.
커피 아닌것(2주가 지난 커피)을 팔면서 커피전문점의 탈을 쓰고 있는 것에 그 어떤 의미를 둘 수 있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방송과 비판은 더욱 냉정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섣부른 비판은 오히려 더 큰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자본과 프렌차이즈의 상술에 피해를 보고 힘들어하면서도 커피를 공부하고 다양한 개성과 방식으로 좋은 커피를 소비자에게 전하고, 한걸음식 커피 문화 발전과 다양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커피인이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언론의 짧은보도에 피해를 보지 않아야 하는 점도 기획의도에서 신중히 검토 했어야 하는 부분이다.
커피의 미각적 가치가 신맛이라는 하나의 맛에 갇히는 것 또한 또 다른 이분법적 편견이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했어야 했다.
지금은 소비자와 커피인이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우리가 가진 장점과 아름다움을 찾아 우리만의 좋은 커피문화를 만들어가는 기나긴 여정위에 있다 할수 있다.
여담이지만 커피 한류를 기대한다면 언론의 시사교양프로그램이 시청율이란 이익에 편승해 시대적 유행이나 조류를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지금의 인텔리젠시아나 스텀프타운이 범하는 오류를 답습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기업적 가치와 철학과 커피를 나또한 존중하고 존경한다.
무엇보다 그들이 커피 시장의 다양성에 이바지했고 현지 농부들의 부의 축적에 도움 준 것은 마땅히 평가 받아야 하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커피문화의 주류가 최고의 커피이며 우리가 맹목적으로 답습하고 모방해야할 정답은 아니란 사실 또한 많은 커피인이 알아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커피는 음료이기 이전에 앞서 음식이다. 음식문화는 민족적 기질,역사,문화, 지리적 환경이 바탕이된 인문학적 토양 위에서 각각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과연 전세계의 커피문화의 다양성이 한종류의 맛으로 획일화되는 것을 추종하고 따르는 것이 맞는 것일까? 커피를 사랑하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생각해 봐야 하는 화두일 것이다.
예를 들자면 신것은 상한것, 덜익은 과일의 맛이란 무의식과 경험이 있는 더운 지방의 베트남 사람들에게 신맛 위주의 커피는 결코 좋은 커피맛이 될수 없고(그들이 로부스타를 많이 재배하는 것이 그들만의 커피 문화 형성에 영향을 준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들에게는 쓰고 단, 즉 금속의 맛, 잘익은 과일맛이 하나의 맛있는 커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리적 위치에 따라, 앞서먹는 음식문화의 다양성에 따라, 그외의 다양한 원인에 따라, 다양한 커피맛의 기준이 존재할 수 있고 그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모든 것은 해석하는 주체의 여건에 따라 그 감상과 이해가 달라 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 모든 커피의 맛을 논할 수 없다는 말인가?" 라고 비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이도 우리가 유일하게 믿고 의지해야 할 커피의 맛의 절대적 기준은 있다.
그것은 질좋은 생두를,잘볶은 신선한 커피를, 정성스럽게 추출해서.. 시고 달고 쌉사름한 맛과 향이 조화로울때 충족된다.
달리말해 다양한 향과 맛을 충분히 표현해낸 커피.주인장의 정성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개성 있는 커피라 할수 있으며, 이에 마시는 사람이 느끼는 행복감이 더해진다면 더 좋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기준하에 수용되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커피를 즐기고 향유하는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할때 커피문화의 발전이 있을 수 있다.
좋은 커피란 좋은 기운을 불어 넣는다는 심정으로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를, 손님에게 잘 대접한다는 일련의 과정의 연속 속에 있다는 원로 커피인의 말을 다시한번 곱씹어 음미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많은 커피인이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지금, 과연 우리에게 어떤 커피가 맛있고 좋은 커피인가? 다시 한번 돌이켜생각해 볼 일이다.
자신만의 맛있는 커피, 얼굴이 있는 커피, 이야기를 가진 커피가 좋은 거피라 말하는 착한 커피인의 그동안의 고내와, 현지의 농부의 땀과 노력을 생각하고 최고의 커피를 만들겠다는 열정에 적지않은 박수를 보내면서도 얼굴이 있는 그 커피의 이야기가 커피를 마시기전 과정에 관한 이야기이기보다는,
편견없이 어떤 커피를 마시고 난 후 발화되는 이곳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쓰고 거칠고 지옥보다 검은 예맨 모카마타리를 사랑하고 즐겼던 빈센트 반고흐의 커피 이야기......
시인이면서 에티오피아의 커피 무역상이 된 시인 랭보가 모카 하라를 찾아 홀연히 에디오피아로 여행을 떠난 의미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지옥에서 보낸 한철'에 스민 커피향 처럼 ,마시고 난후 그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커피가 많아 졌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맛은 물론이고 멋있는 커피가 많아 지길 기대하면서, 이 일로 좋은 커피, 맛있는 커피에 관한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졌으면 하는 바램 또한 든다. 그에 더해 프렌차이즈의 겉포장에 휘둘리는 소비자가 아니라 ,좋은 커피를 알아보고 기꺼이 제값을 지불할 줄아는 안목있는 소비자가 느는데 좋은 소스가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했다. 그래야 더나은, 더좋은 커피를 많은 소비자가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프렌차이즈 커피점에 들러 무심하게 주문하는 아메리카노 한잔!
평범하다 못해 루틴이 되어 마시는 커피 한잔!
그 다양성에 비해 단순하고 섬세하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
하루에도 몇잔을 마시는지 모를...
생활 속 깊이 파고든 일상의 커피 문화에 보다 의미 있는 맛을 찾아 보도록 노력해야 겠어요.
멋진 글 감사합니다. ^^
좋은 커피를 만났을때의 행복감은 좋은 음식을 만났을때 보다 더 향기롭답니다. 적극 응원합니다. 화이팅!
맛과 향의 깊이를 이해해야 할텐데요.
저는 막코라서 가능하기나 할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한잔을 마시더라도 음미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맛있는 커피 사랑에 찬사를 보냄니다~~^^
이제는 저도 만드는 사람에서 즐기는 사람이 되었네요...하지만 커피 사랑은 변함이 없단니다.
오늘하루도 고생많으셨습니다!
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편한 저녁 되세요!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제 0회 짱짱맨배 42일장]3주차 보상글추천, 1,2주차 보상지급을 발표합니다.(계속 리스팅 할 예정)
https://steemit.com/kr/@virus707/0-42-3-1-2
3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네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맛이 다를 수 있다는게 격하게 공감이되네요. 문화나 환경에 따라 좋아하는 맛이 다르겠단 생각이 처음 들었어요. 저도 신맛나는 커피를 별로.. ㅋㅋㅋ 전 구수한 맛이 나는 커피가 좋더라구요.
친구가 커피숍을 하는데 같은 원두여도 내리는 사람에 따라 맛이 엄청 다르다고 하는 말을 들었어요. 글을 읽어보니 가든님은 맛있는 커피를 내리실 분 같은 느낌이 드네요.
한국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커피맛이 숭늉같은 구수한 커피죠 . ..커피일을 했던건 오래전 일이고
지금은 저도 커피를 만들기보다 그냥 즐겨마시는 사람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