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책] 여성작가 SF 단편모음집

in #kr3 years ago

재작년쯤에 쓴글인데 이제야 올림..

도서관에서 단편 모음집을 찾다가 단박에 눈에 띄어 집어든 책.

이 책을 읽기전에 다른 SF단편 모음집을 봤는데, 남작가들의 작품이 유독 불필요하게 여성 외모를 묘사하거나 성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서 개 빡쳐있었음.
(근데 그렇다고 퀄리티가 좋은것도 아니라서 3장을 채 못넘김;;)
그러던와중에 이 책을 발견해서 너무 반가웠다.

갠적으로 SF소설 입문용으로 추천해주고싶은 책인데
수록 작품들이 다 재밌고, 다른 단편집에 비해 두께가 얇은 편이라 부담없이 쓱쓱 읽기에 좋은 책이다.

작품별 감상

   안드로이드가 나오는 sf작품을 좋아해서 파출리작가의 데뷔양원영작가의 신의별을 가장 재밌게 읽었다. 특히 신의별은 이 단편집에서 제일 좋았던 소설중 탑3안에 드는 작품이다. 읽으면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 가 생각났는데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먼미래 배경+안드로이드 소재+미스테리 조합이라 연상이 된것 같다.

여성작가이기에 볼수있는 관점

   작품들을 보면 주인공이 여성이거나 성별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않는 점을 알수있다. 전혜진작가의 바이센티니얼 비블리오필은 작품내내 등장인물의 성별(성별을 알수있는 특징포함)이 명시되지 않아 자연스럽게 남성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다가 나중에 여성인 것을 알게된후 여성인 나조차도 편견에 갇혀있을수 있다는걸 깨닫게 해준 작품이었다.

   이런 특징 외에도 여성혐오를 다룬 작품들도 많이 보였는데 그중 아밀작가의 로드킬은 읽고난후 여운이 깊게 남아서 잠시 쉬었다가 다음 소설을 읽어야했다. 마지막 짧은 작가의 말에서 알게된 작품의 모티브는 이러한 여운을 더 짙게 해준다. 이와 반대로 여성혐오를 유쾌하게 풀어나간 작품도 있다. 박소현작가의 기사증후군은 짧고 단순하지만 내 상상을 그대로 글로 써둔것같아 재밌게 읽었던 작품이다.

여성작가로만 이루어진 모음집은 그 자체로 매력이있다

   책을 읽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텀블벅으로 후원을 받아 출판된 책이었다. 남성작가가 주류를 이루는 SF소설계에서 여성작가로만 이루어진 모음집은 그 자체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텀블벅으로 후원을 받아 출판해야 하는게 한편으론 씁쓸했다.

   SF소설에 흥미를 느끼게 해준 사람들이 모두 여성작가들이었다. 그래서 난 여성SF작가에 대한 편견이란게 뭔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SF소설을 읽으면서 남성작가들에 대한 편견은 좀 강해졌다.

이러한 내마음을 대변하는 책의 글귀로 글을 마친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는 한, 여성의 글쓰기는 그 자체로 반박과 증거가 된다. 여성 작가들은 ‘여성적’이지 않으며 ‘여자다운’ 글을 쓰지 않는다. 자기 자신다운 글을 쓸 뿐이다.
-- 여성작가SF단편모음집 中

Coin Marketplace

STEEM 0.29
TRX 0.12
JST 0.034
BTC 63687.39
ETH 3309.68
USDT 1.00
SBD 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