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멋 사내의 가을밤

뚝멋 사내의 가을

종일 악셀을 밟아도
가야 할
길은 언제나 더 많이 남는다.
단풍들은 먹은 나이만큼
시리고도 서럽게 아름답다.

노력을 눈물겹게 투척하지만 알맹이 보다
쭉정들이 산처럼 쌓인다.
낙엽들도 떨어져 쌓인다
코로나 2년을 겪으며
떨어지는 낙엽들이 모두 돈이었음 좋겠단 생각을 하기도 한다. 푸읍-

욕심으로만 질주 해온
세상은 아닌데......
코로나에 쫒기고
생활전선에 쫒기고
덜컥덜컥 먹는 나이에 쫒기다 보니 초조함이
진짜 수배자 보다 더 두껍다.
나도 인생탈색을 당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나 난,
덜마른 누런 풀위에 내리는
금색햇빛같은 싱그런
생기를 가슴에 품고있다.
꿈도 아직도 파랗기만 하고
내가 키운 가을들은 닿는
눈길마다 가득하다.
내가 만드는 세상이 쌓이고 있다는 증거다.
뚝멋처럼 아름답다.

---

비가 그치면 제법 추위가 강습할것 같네요. 저녁아홉시 반, 합창연습이 끝나고 친구모셔다 주고 외곽도로를 타고 오는데 무심천 부근이 너무나 아름다운겁니다.

신송교 쪽으로 더 올라가 무심천에서 무르익는 야밤 도시의 풍경에 빠져들었지요. 도시조명 빛에 민낮을 드러낸 구름들도 예쁜 구석이 넘치고 수면에 풍덩빠진 청주 모습들이 조용하지만 화사한 아름다움을 줍니다.

대전쪽 하늘엔 밝은 도시 불빛들의 향연이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뚝멋사내가 그렇게 한참을 서성이다 집으로 왔지요. 노래도 좋은밤이었지만 무심천 가을밤의 광경들이 내 안에서 가득고여 축복해줍니다.

집에 들어서며 아내와 딸에게 아주 크고 진심어린 목소리로 사랑한다고 해 줬어요.
아빠 술 드시고 오셨어요? 딸이 대번에 확인합니다.
아니 무심천에 가을밤을 퍼먹었다.
역시 우리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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