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삼천원챌린지

in #kr7 years ago (edited)

겨울계절학기 연구인턴의 목표는 "똥본위화폐의 사회적 가치 탐구"였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라는 것이 참. 막막하더군요.

기존에 시중에서 사용되던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론으론 SROI 등이 있겠지만 이것은 사회적 기업 등 개별 단체가 사회적으로 가지는 파급력을 측정하는 것이지, 저희와 같은 독특한 체계의 화폐 가치를 따지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두 종류의 우화를 보았습니다.

첫번째 우화는 죽은 쥐 한마리로 돈을 번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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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쥐 한마리로 돈을 번 남자, 아낌없이 주는 나무

무척이나 게을러 전재산을 탕진한 남자가 그의 부자 친구를 찾아가 돈을 빌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부자 친구는 집 앞에 널부러진 쥐 시체를 가리키며, 현명한 사람이라면 저 죽은 쥐로도 돈을 벌 것이란 조언을 합니다. 이를 들은 지나가던 거지는 아래의 행위를 통해 돈을 법니다.

  1. 쥐를 주워 고양이 먹이로 판매
  2. 1의 수익으로 사탕 물을 사서 음료수를 제조
  3. 2의 음료수를 꽃집 주인에게 가 꽃과 교환
  4. 3의 꽃을 나무와 교환
  5. 4의 나무를 옹기장이에게 판매
    대동강 물 팔아 돈을 벌어들인 봉이 김선달보다 기똥차게 돈을 벌어낸 거지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는 우화의 본 교훈보다 "각자에게 필요한 가치로운 것이, 서로 다르다"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두 번째 우화는, 한 방을 가득 채운 촛불 이야기입니다.

한 상인이 죽을 때가 다가와 세 아들을 불러 같은 돈을 주고 방을 가득 채워보라 시킵니다. 각 아들은 아래와 같은 결과를 이뤄냅니다.

  1. 첫째는 건초를 가득 사 방의 1/2를 채웁니다.
  2. 둘째는 솜을 가득 사 방의 2/3을 채웁니다.
  3. 셋째는 촛불을 사 방을 불빛으로 가득 채웁니다.

이 우화가 제게 준 메시지 또한, 가치의 다변성과 적재적소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위의 이야기들을 통해 저는, 개인이 보는 가치가 가변적임을 이해하고 그 적절성의 판단은 상상하는 중앙의 연구자가 아니라 실행하는 현장의 참가자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가정과 추정이 아닌, 실증적인 측정을 해보자는 결론을 내고 "3천원으로 우린, 어떤 가치로운 일들을 이뤄낼 것일까"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 첫번째는 새해소원 프로젝트. UNIST 안 커뮤니티 센터라는 휴게 공간 외벽에 포스트잇으로 새해소원을 적도록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2500원짜리 포스트잇과 500원짜리 볼펜을 현장에 두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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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할 때 모습

그로부터 약 1주일 뒤, 현장을 찾아가 결과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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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뒤 모습

기대 이상으로 빼곡하게 꽉꽉 찼네요. 되려 비치해뒀던 포스트잇이 부족하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첫번째 프로젝트는 다행히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피드백이 있어 포스트잇은 모아 두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그곳에 붙이는 등의 연계작업 있을 예정입니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는 스탠포드의 5달러 챌린지와 같이 가치경쟁을 유도한다던가, 아이스버킷챌린지와 같이 가치확산을 이끌어냈으면 합니다. 또 어떤 아이디어가 더 가치로운 무언가를 이뤄낼지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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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흥미진진한 프로젝트군요.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속적으로 포스팅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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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5일된 뉴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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