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만 독서를 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며

in #kr7 years ago (edited)

단순히 교양을 쌓기 위해,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흐리멍덩한 정신 상태로 느긋하게 하는 책 읽기는
인생을 좀 먹는 낭비이며, 가장 나쁜 습관이다.
                                                        -헤르만 헤세 -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 읽기 50', '청춘의 독서',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책은 도끼다' 등 독서와 관련된 책을 적지 않게 읽어 왔지만 이번 책처럼 나의 독서 습관을 돌아보고 반성한 일이 없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책은 정말 도끼가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독서와 관련된 얘기를 하는데 정말 무언가로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 하고 울렸다. 

개인적으로 완독하고 느낀 점은 "학원으로 오세요!" 였다. 책 후반부에 나름(?) 자세히 혼자서 퀀텀 독서법을 훈련할 방법이 나오지만, 내 생각에는 절대(!) 이뤄낼 수 없다. 의지 문제도 있겠지만 수영을 배우는데 유튜브를 보거나 수영 관련 책을 읽기만 한다고 하면 코웃음을 치지 않겠는가? 같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아직도 퀀텀 독서법(책을 빠르게 읽고 습득하는 방법)에 대해 의심이 든다. 진짜 할 수 있을까?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많 후기를 봐도 의심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정작 감명 깊었던 것은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 앞부분 이었다.

"취미는 독서"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미국 인턴, 취업 후 직장생활을 거치는 동안 내 취미는 꾸준하게도 '독서'였다. 양은 아니었지만 나는 책을 놓지 않았다. 한 달에 한 권을 못 읽는 때도 있었지만 나는 '책을 놓지 않고 있다.'라는 사실에 자위하며 뿌듯해했다. 하지만 1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봤을 때 나는 달라진 게 없다. '부지런함'과 관련된 책을 읽어도 부지런해지지 않았으며 '정의'와 관련된 책을 읽고 나서도 정의에 대해 다시 깊게 생각하는 일이 없었고, '행복'과 관련된 책을 읽은 후에도 나는 행복이 무어인지 생각하고자 하지 않았다. 책을 읽고 나서도 책을 통한 배움이나 변화가 없었다. 왜일까? 왜 항상 책을 읽으면 머릿속에 남지 않는다고 자책만 하고 달라지는 게 없었을까?

"책을 그냥 읽기만 했기 때문"
무슨 말일까? 책은 읽는 것인데 읽기만 했을 뿐이라니? 정말 책은 읽는 것일까?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독서는 일반적인 수용 과정이 아니라 능동적인 상호작용이며 책 속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발견해나가는 과정' 책을 읽고 나서 변화가 없었던 나의 독서는 걸어가며 보이는 간판이나 광고 문구를 읽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던 것이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독서법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름 지성인으로 보일 수 있는 취미"
정말 부끄럽지만 내가 책을 놓지 않고 꾸준히 구입해 온 이유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동기야 무엇이 되었든 그로인한 행동으로 나 자신이 발전한다면 좋겠지만 나는 발전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대충 남에게 멋져 보이고 있어보이고 싶어서 책을 들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책에 몰입하고 사유하고 사색할 순 없었던 것 같다. 10여 년이 지난 이 시점에 이 책을 통해서야 나 자신을 '제대로' 돌아 볼 수 있었다. 나는 읽는 척만 했던 껍데기였다.

"책 읽는 척하는 아빠가 될 것인가?"
이 책을 읽고 크게 느낀 것 중 하나는 곧 세상에 나올 내 딸 아이를 생각해서이다. 나와 와이프는 요즘 대부분의 부모가 그렇듯 나의 아이도 나중에 책벌레가 되어 많은 책을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바램을 이루기 위해서는 도서관에 데려가거나 '책 좀 읽어라' 라는 잔소리만 해서는 어려울 것이다. 나부터 본보기를 보여줘야 제대로된 습관과 태도를 기를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읽는 척 하는 독서' 가 취미인 내가 진짜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까? 아이에게 독서에 관해 어떤 조언이나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해줄 수 있는게 없다. 이런 모습으로는 매우 곤란하다.

"치열하게 읽고 사유하고 사색하며 달라지기 위함"
더 이상 시간을 떼우기 위한, 교양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독서는 곤란하다. 생각의 깊이를 넓히기 위해, 지금과는 다른 생각과 나를 만나기 위한 독서를 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치열한 독서를 해야한다. 담헌 홍대용 선생은 아래와 같이 얘기했다고 한다.

책을 볼 때에는 한갓 눈만 책에 붙이고 마음을 두지 않으면 또한 이득이 없다.
정신을 한데 모아 책에 쏟아붓는다.
이렇게 하기를 계속하면 의미가 나날이 새롭고, 절로 무궁한 온축이 있게 된다.

치열하고 몰입하는 독서를 하자.
독서는 이제 취미가 아니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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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투쟁! 저도 동참할게요 ㅎㅎ
보팅하고가요~

책 한 권을 덮고 나서 내가 변한 것이 없다면
시간 낭비이겠죠
무엇을 위해 책을 읽는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저도 나름대로 책을 많이 읽은 편이었는데, 왜 저 삶에 변화가 없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어요,결론적으로 오늘 정리해주신것처럼 책을 읽은것으로 끝내고 이후 책내용도 온전히 제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이후의 재생산이 없었다는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런데 아직까진 느낀걸 행동으로 옴기는데 갭이.,.ㅠㅠ
오늘 도서리뷰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보아용ㅎㅎ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하루에 한가지 소원만을 들어주는것처럼
짱짱맨도 1일 1회 보팅을 최선으로 합니다.
부타케어~ 1일 1회~~
너무 밀려서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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