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를 베푸세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어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라는 티비 프로그램을 유튜브에서 처음 봤다. 그 영상들 중 내 마음에 제일 남았던 게 있다. 한 번 개가 자신을 물었다고 주인이 4년 동안 개 관리도 안 하고 밖에 묶어놓은 영상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30년을 묶여 산 것이다.
그 사람은 말했다.
자신은 트라우마 때문에 개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그러나 느낌상 이 사람은 보복하듯이 개를 묶어놓은 것 같았다. 그 한번 물렸다고 짐승에게 복수를 한 것이다.
불행히도 내 가족 구성원 중에 이런 비슷한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많이 떠올랐다. 한 번 당하면 기억했다가 갚아주고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사람. 한 번은 10년전 내가 섭섭하게 했던 얘기를 "너 기억나?" 라고 하면서 말해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고백하건데 나도 이런 성향이 조금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한동안 내 모토였다. 나에게 상처를 준 이는 똑같이 갚아주겠고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그런데 강형욱 훈련사님이 그 주인에게 조용히 말했다.
"자비를, 자비심을 베푸세요."
웃기게도 기독교인인 엄마가 마음을 좋게 쓰라고 할 때는 귓등으로도 안 들렸는데 그 말이 나를 움직였다.
어제 나를 아주 속상하게 한 사람이 있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강형욱 님의 그 말이 떠올라서 잊어버리기로 했다. 어차피 안 마주치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