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는 내가

in #kr29 days ago

다들 그런 노래 있는가? 그냥 듣다보면 주르룩 눈물이 나오는 노래. 나한테는 몇 곡이 있는데 마음이 힘들때 들었던 기억이 많아서 이제는 아무일 없는 날도 이 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콸콸콸 쏟아짐. 오늘 또 아무생각없이 틀었다가 설거지하며 오열함(왜요??)

내가 두번째 결혼이었던 거지. 실은 20대 초반에 학창시절부터 사겨온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그만 불의의 사고로 그를 잃고, 눈을 뜬 병원에 그가 없고 나만 살아남은걸 알고는 그때부터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거 같아서 도저히 살수가 없었던 거. 그래서 2년간 정신과 치료도 받고 천천히 일상생활에 복귀하면서 차차 마음의 정신을 차려가고 있었지. 그러면서 다시 수년이 흘러 지금의 남편을 만나 아이도 둘을 낳고 알콩달콩 잘 살고 있었는데 불현듯 그때 그를 떠나보내며 거실에서 항상 들었던 노래가 우연치않게 플레이리스트에서 랜덤으로 틀어져 나왔고 설거지하다가 오열했던 거임.

대충 이런 서사를 혼자 만들어서 울었음. 그 중간에 좀 더 극적인 상황연출을 위해서 사실은 차사고가 아니라 산에서, 그래 산에서 개. 아주 큰 개한테 . 그래 개랑 싸웠다고 생각하자. 그래 남친이 아주 몹쓸만한 산처럼 거대한 견과 싸우다가 "하...아.....넌 살아... 넌 살아서 돌아가야해.... 도망쳐(돔황쳐)!!!!" 하면서 큰 성인불독견3마리. 아니 5마리정도와 대치하며 소리쳤고 나는 있는 힘을 다해서 도망치다가 나를 뒤따라온 2마리 개를 피해 나무위로 도망쳤다는거. 간신히 기어올라가 밑을 내려다보는데 이미 입가에 피가 잔뜩 묻은 개들이 나를 막 올려다보면서 언제 내려오나 기다리는거야. 하오... 그러고 3일을 나무위에 앉아 있었다니까. 아니지. 요즘 5G시대라 산에서도 통화가 잘 되지? 119에 신고함. 근데 위치를 정확히 설명못해서 그냥 산. 아, 그래 지리산으로 하지. 지리산에 있다고만 했고 그들이 나를 데리러 온건 정확히 18시간이 지나서였다. 나는 그때의 그 개들의 짖는 모습, 맹렬한 두 눈이 가슴깊히 못이박혀 정신적 패닉을 겪는다.

그런 서사를 가지고 설거지를 하다가 울었음.(소설쓰세요?) 그런데 갑자기 쓰다보니 서사가 너무 우울하고 극단적이라서 내가 들으면서 울었던 노래 제목을 적으려니 갑자기 쑥쓰러워지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이 노래가 지리산 맹견추격신이 생각나는 노래입니다????

이상과 현실이 얼마나 다르냐면 당시에는 이 생각들이 너무나도 내 이야기 같아서 흑흑ㄱ흑흥라ㅓ후ㅘㄴ옿하면서 접시 퐁퐁푼 수세미로 문지르며 선크림 바른 얼굴 1자 눈물자국 만들면서 울었는데 글로 쓰고보니 이거야말로 병신ㅋㅋㅋㅋ 아, 그래서 인터넷에는 자작글이 넘치는 거야. 누군지 알수도 없는 나같은 과대망상 환자가 어떤 노래에 꽂혀서 이상한 서사를 쓰고 동정표를 받을지도 모르니깐.

갑자기 트와이스 멤버들에게 미안해졌어. 그치만 나는 입사동기들이 깜짝 생일파티로 야간마친 아침에 미역국 끓이고 케잌준비하는 걸 일찍이 눈치까버려서 이상하게 기분상하고(싸이코패스) 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분 이상해져버려서 울었던 여자임. 왜 하필 그떄 인스턴트 미역국을 끓였냐고 눈물나게ㅋㅋㅋㅋㅋㅋㅋ친구가 편의점표 인스턴트 미역국 뜯는데 그게 그렇게 슬펐음. 여기서 내가 짱돌을 피해가려면 "친구의 미역국을 보니 내 고향 밀양에 계신 어머니 미역국이 생각나서 멀리 타지로 혼자 일하러온 만20세 여성에게 슬픔을 안겨주었다"라고 덧붙이면 좀 안전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다보니 더이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걸 제 살 파먹기라고 하나. 덧붙인 설명 정말 그럴싸한걸. 나는 슬픈여인이었던 걸로.

그래도 요즘은 글써놓고 일주일에 두어번 들어오다보니 펑하는 글도 잘 없군. 헛소리도 계속 하다보면 뻔뻔해져? 응? 지난번에 내가 일기에 내 헛소리를 엮은 책을 한권 내고 싶다고 했는데 얼마전 자주가는 커뮤니티 인기글에게 몽둥이로 후드려 맞았다. 블로그글 따위 글들을 짜집어 돈줄 파이프목적으로 책을 양성하는 얄팍한 에세이 책들이 차고 넘치는 시대가 되었다고. 다들 책을 읽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책 한권을 써보려고만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유투버든 블로거든 뭐든 돈이 된다싶거나 조금만 인기있어도 다들 출판을 한다고. 그래서 요즘은 에세이를 기피하게 되었고 정보글들도 사서 읽어보면 나도 쓸 수 있을만한 얕은 글들 밖에 없어서 개탄스럽다는 푸념의 트위터 캡쳐글이었다.

뼈가 부러짐. 그래! 일기는 블로그나 일기장에! 진짜 글은 책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 안되겠어.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책을 내는거야! ㅋㅋㅋㅋㅋㅋ그래! 소설! 소설!!!! ㅋㅋㅋㅋㅋㅋ(10년째 안쓰는 소설가)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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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새 엄청난 영상중독이라 글 좀 읽고 싶어서 찾아왔는데
역시나 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쵝오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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