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수메르 우화 / 시누혜 이야기 ; 최초의 우화/소설
얄와츠 우랄의 수메르 우화와
이집트학 유성환 박사의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
를 읽었다.
수메르 우회는 최초의 우화라고 불리고 시누헤 이야기는 최초의 소설이라고 불린다. (물론 11세기 일본 헤이안 시대의 궁녀 무라사키 시키부가 쓴 겐지 이야기를 최초의 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솝은 기원전 5-6세기 인물로, 그의 우화는 기원전 1세기에 편집되어 기록됬다. 반면 수메르 우화는 이솝 보다 천년 더 이상의 것으로 (수메르 문명은 기원전 5500-4000년 사이에 시작되어 2-3천년 지속되었다고 한다. 2300년 아카드 제국으로 수메르가 멸망했으니 그 시기 이후에 기록되었다고 해도 거진 1500년 이상은 된 셈이다. ) 당시 수메르의 삶 양식을 우화란 형태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우화 형식이 그렇듯 인류에게 친숙한 동물, 개, 여우, 당나귀, 사자 등이 등장하는데 신기하게 수메르 우화에서는 몽구스가 종종 등장한다. (개는 많이 등장하는데 고양이는 잘 등장하지 않더라). 또한 이솝우화와 달리 여우가 약삭빠르지만 영리하지 않은 동물로 묘사되며, 어느 고대 우화들이 그렇듯 인생을 살아가는 교훈 등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수메르 우화에서 등장하는 주 테마가, 운명, 인생의 법칙, 자연의 법칙 이런 것들을 받아들이고 순종하면서 살아라 이런 메세지들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뭔가 진취적인 내용들을 다루는 것 보다, 지금 환경에 맞추어 받아들이고 살아라 이런 메세지들이 숨어져 있다고 해야 할까?
최초의 소설이라고 불리우는 시누혜 이야기는 서사문학 작품으로, 이집트의 관리 시누혜가 왕의 암살 이후 도피를 했다가 늙어서 돌아오는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외국에서 죽는 것을 불결해 했고, 시누혜란 인물이 도피 후 (그가 도피한 곳이 지금으로 보면 시리아, 요르단, 팔레스타인 지방이다) 나름 도피한 곳에서 우대를 받았고 나이가 들어 고향에 묻히길 원해 이집트 파라오의 편지를 받고 돌아온다는 내용으로 스토리는 사실 별거 없지만 이질적인 여러 텍스트와 서식들이 들어있고, 당시 이집트의 장례문화 이런것들도 알 수 있는 좋은 텍스트라고 알려져 있다.
이집트학을 전공한 유성한 박사님은 각 항목에 자세한 각주를 달고 이 책의 앞 절반부는 시누헤 이야기의 번역을 뒷 절반 이야기는 당시 이집트의 지리 역사적 상황과 고대이집트의 서사문학 등을 소개하는 등 앞서 각주에 단 내용들과 취합하여 당시 고대 이집트의 시대상을 더 상세히 엿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특히 중간 중간 등장하는 재미있는 고대 이집트 문화 소개는 나 같이 고대 이집트 문화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봐도 신선하고 신기했다. 파라오를 신과 동급으로 여겼던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도 파라오의 암살 이런 것들이 종종 일어났고, 고대 이집트 인들의 외국에 대한 생각이라던지 (우리나라도 보면 중국이 주변 국가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시누헤 이야기를 통해 고대 이집트의 내세관과 장례절차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고대 이집트 문명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 (내세관과 장례절차는 그래도 영화나 영상매체를 통해 비교적 친숙하긴 했지만..)
시누헤 이야기에 대해선 역사적 사료로 봐야 하나 음모소설로 봐야 하나 이집트학 전공자들 사이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시누헤는 부왕의 사망 소식을 듣고 왕태자를 수행하던 도중 도피했고 (반란 세력과 관련이 있으려나?) 이후 이집트로 돌아오기 위해 많은 애를 쓰다가 죽기 직전에야 복권이 이루어졌는데.... 어느정도 사실이든 음모 소설이든 당시 고대 이집트인들이 이집트 땅에서 죽어 묻혀야 한다는 그 신념 하나는 사실인듯 싶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먼 나라 이집트의 문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있음이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