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angyou (77)in #steemzzang • 11 hours ago내가 나의 감옥이다---유 안 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hansangyou (77)in #steemzzang • yesterday너무 큰 슬픔---이 재 무--- 눈물은 때로 사람을 속일 수 있으나 슬픔은 누구도 속일 수 없다. 너무 큰 슬픔은 울지 않는다. 눈물은 눈과 입으로 흘리지만 슬픔은 어깨로 운다. 어깨는 슬픔의 제방…hansangyou (77)in #steemzzang • 2 days ago겨울 편지---안 도 현---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 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hansangyou (77)in #steemzzang • 3 days ago겨울 산---이 성 복--- 1 그 뿔과 갑주의 등허리에 흰 눈 뒤집어쓰고 산은 쓰러져 있다. 아무도 달랠 수 없고 위로할 수 없는 산, 제 굶주림과 성과 광기를 못 이겨 헐떡거리는 산, 홀연히 눈보라 일면…hansangyou (77)in #steemzzang • 4 days ago하루---서 정 윤--- 바다가 주먹 말아 쥐고 바위 때린다 내 가슴이다 하늘이 큰 바위 들고 나무 때린다 내 가슴이다 그냥 서 있기도 힘든데 바다가 때리고 하늘이 때리는 삶 하루하루 넘기기 참으로…hansangyou (77)in #steemzzang • 5 days ago조태 칼국수---고 형 렬--- 눈이 우르릉거리는 사나운 날엔 국수를 해 먹는다. 애 곤지 알이 명태머리 꼬리가 처박는 폭설. 된장을 푼 멸치국물이 가스불에 설설 맴도는 , 까닭없이 궁핍한 서울. 엉덩이 들고…hansangyou (77)in #steemzzang • 6 days ago동안거---고 재 종--- 목화송이 같은 눈이 수북수북 쌓이는 밤이다 이런 밤, 가마솥에 포근포근한 밤고구마를 쪄내고 장광에 나가 시린 동치미를 쪼개오는 여인이 있었다 이런 밤엔 윗길 아랫길 다 끊겨도…hansangyou (77)in #steemzzang • 7 days ago라산스카---김 종 삼--- 바로크 시대 음악 들을 때마다 팔레스트리나 들을 때마다 그 시대 풍경 다가올 때마다 하늘나라 다가올 때마다 맑은 물가 다가올 때마다 라산스카 나 지은 죄가 많아 죽어서도 영혼이 없으리hansangyou (77)in #steemzzang • 8 days ago겨울 사랑---고 정 희--- 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hansangyou (77)in #steemzzang • 9 days ago절정---이 육 사--- 매운 계절의 채쭉에 갈겨 마츰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hansangyou (77)in #steemzzang • 10 days ago사랑의 때---김 억--- 첫째. 어제는 자취도 없이 흘러갔습니다 내일도 그저 왔다가 그저 갈 것입니다 그러고, 다른 날도 그 모양으로 가겠지요 그러면, 내 사람아, 오늘만을 생각할까요 즐거운 때를 아끼지…hansangyou (77)in #steemzzang • 11 days ago술잔 앞에서---정 현 종--- 숨 쉬는 법을 가르치는 술잔 앞에서 비우면 취하는 뜻에 따라서 오늘도 나는 마시이느니 여러 세계를 동시에 넘나드는 몸 원천 없는 메아리와도 같은 말 정치 빼놓으면 참 걸리는…hansangyou (77)in #steemzzang • 12 days ago다시 겨울에게---김 남 조--- 이 모두 너의 책 속의 빛나는 글씨더냐 겨울. 땅 속에 잠든 이 빵 없이 족하고 땅 위에 머무는 자는 말을 버림으로 가슴 맑아지는 이치를 울더라도 소리는 없이 수정판…hansangyou (77)in #steemzzang • 13 days ago정선행---안 상 학--- 옛사랑 보고 싶을 땐 정선 가야지 골지천 아우라지 뗏목을 타고 흔들리면서라도 가야지 여량 지나 오대천 만나는 나전 어디쯤 하룻밤 발고랑내 나는 민박집에 들러 아우라지막걸리 한 동이…hansangyou (77)in #steemzzang • 14 days ago검은 빛---김 현 승--- 노래하지 않고, 노래할 것을 더 생각하는 빛. 눈을 뜨지 않고 눈을 고요히 감고 있는 빛. 꽃들의 이름을 일일이 묻지 않고 꽃마다 품안에 받아들이는 빛.…hansangyou (77)in #steemzzang • 15 days ago바다의 꿈3---권 영 진--- 통곡이여! 눈물이 출렁이다 끝나면 은빛 갈매기가 되는가 꽁꽁 얼어붙은 하늘을 주문처럼 날다가 주문처럼 떠돌다가 얼룩진 바다에 거꾸로 몸을 던진다.hansangyou (77)in #steemzzang • 16 days ago누군가 나에게 물었다---김 종 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되므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 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hansangyou (77)in #steemzzang • 17 days ago겨울 숲을 바라보며---오 규 원---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hansangyou (77)in #steemzzang • 18 days ago바람 부는 날---신 경 림--- 산동네에 부는 바람에서는 멸치 국물 냄새가 난다 광산촌 외진 정거장 가까운 대폿집 손 없는 술청 연탄난로 위에 끓어 넘는 틀국수 냄새가 난다 산동네에 부는…hansangyou (77)in #steemzzang • 19 days ago밤 눈---최 인 호--- 한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 감고 귀 기울이면 까마득히 먼 데서 눈 맞는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 당신은 못 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 흰 벌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