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0] 새로운 것 100개 도전하기_싫어하는 음악 듣기
오늘은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우선 딱 저번주 금요일 날 앓아누웠었는데
이제는 많이 회복해서 죽, 샐러드를 안 먹어도 모든 맛 있게 소화시키게됬다.
점심시간엔 팀원들과 부대찌개를 먹고, 저녁에는 친구랑 햄버거를 먹었는데 너무 기분 좋았다.
금요일이라 조금 피곤하지만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
게다가 오늘 참 신기한 일이 있어서 잠시 기록해 놓기로 한다.
나는 딱 한 가지 자신하는게 있는데,
나는 어디가든 굶어 죽진 않을 거라는 점이다.
물론 기본적인 생활력이 있겠지만, 신기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신기하게 돈이 생긴다.
만약 현재 재정상태를 0 이라고 기준을 잡자면, 0 초과 상태에서는 그냥 한 만큼 벌어 먹고 사는데,
재정상태가 마이너스가 되면 신기하게 어디서 돈이 굴러와서 마이너스를 메꿔놓는 기분이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어제 밤에 갑자기 급전이 필요해서 이 돈을 어디서 빼나 싶어서 잠깐 생각하다 자고,
출근을 하고 밥을 먹고 왔더니 메디블록(MDEX)가 업비트 원화상장한다고 발표되고, 갑자기 메디블록이 오르기 시작했다. 보름 전 쯤에 메디엑스를 4원 중반에 1차 매수 받아 놓은 상태였다.
메디엑스를 매수한건 작년 ICO 후 QRC일 때 전량 매도 이후 처음인데 메디 행보가 마음에 들었고, 가격이 무너지는 정도를 봐도 이 팀이 정직하게 투자를 받았고 물량을 풀었구나 싶어서 보다가 아직은 모범적인(?) 행보에 비해 국내 메이저 거래소 상장이 안되있길래 종목도 종목이고 분명히 될텐데.. 싶어서 저점 잡아서 사놨었다. 더욱이 그 때 까진 비트가 횡보 상태였고..
그런데 회수를 이렇게 일찍 할 지는 몰랐다.
사실 다른 보유 종목 상장 찌라시가 돌길 래 체킹하고 있었는데, 그 종목은 매도 후 목표 수익이 30~60%대 였었다 MDEX/BTC 페어도 아니라 원화마켓에 상장할 지 몰랐는데..일단은 매도해서 172% 수익을 봤다.
팔고도 약간 띠용? 해서 잔고를 체킹하니 엊그제 필요했던 금액에서 약 3천원이 차이나는 돈이었다.
생각나서 어제 BTC 마켓에서 매수해놓은 종목을 보니 13%가 또 올라 있고,
심지어 갑자기 무슨 배송지연 보상이라고 적립금까지 들어온다는 알람이 뜨고..
이런 일이 생각해보니 은근히 자주 있다.
누가 옆에서 살뜰하게 챙겨주는 기분이다.
사주나 운명을 맹신하는 편은 아닌데, 로또 당첨까지는 아니어도
분에 넘치는 짓을 하지 않고 성실히 살면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얼떨떨해서 어디다가 감사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굉장히 고맙고 또 고마운 마음이다.
큰 액수를 기부 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회가 날 때마다 적어도 내가 받은 만큼은 베풀고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게 물론 돈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되는 말 한마디라도..
아무튼 오늘 저런 신기한 일이 있었지만 저게 오늘 포스팅의 요지는 아니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싫어하는 일을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서 '더넌'을 혼자 보러 가기 이런 도전은 아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몽골에서 잠깐 거주할 때 집에서 친구들 대여섯명을 불러서 같이 컨저링을 봤는데
친구들이 간 다음부터 일주일 간 무서워서 불을 키고 잤다..)
내가 싫어하는 음악 다시 들어보기!
나는 그렇게 까다로운 사람이 아니라 빌보드에 올라온 음악은 대부분 좋아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SIA의 샹들리에는 듣기가 싫었다.
특히 도입부의 저음으로 읊조린 후 클라이막스에는 빵 터지는 멜로디인데
이런 언밸런스가 들을 때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지금까지 길 거리에서 들려오는 노래 중 가장 듣기 싫은 음악이 저 샹들리에였다.
내가 아는 시아 중 그나마 관심 있는 건 알트 시아였다.
시아 풀러에 대해 검색하다 깜짝 놀란 것이 있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리한나의 Diamonds, 게타의 Titanium, 플로라이다의 Wild Ones 모두 시아가 만든 곡이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시아가 부른 티타늄을 들었는데 원곡 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시아가 부른 다이아몬드를 들은 후 음색깡패라고 불리는 리한나의 음색조가 밋밋하게 들릴지경..
시아가 삶아온 삶에 대한 글을 읽다 보니 시아가 왜 얼굴 없는 가수로 알려지고,
매디 지글러를 자신의 '미니미'로 뮤비에 출연시키게 되었는지까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가게되었다.
그녀의 삶에 대해 알게 된 후 샹들리에 가사를 보며 음악을 들으니 곡이 또 새롭게 들렸다.
갈라지는 쇳소리, 읊조리는 저음, 고음의 풍부한 느낌이 분리되서 언밸런스하게 들리기 보다는
그녀가 살아오며 느꼈었을 다양한 감정이 어쩜 저렇게 풍부하고 적절하게 표현이 됬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됬는데
아까 전부터 글을 쓰는 이 시점까지 스무 번은 반복해서 듣고 있는 것 같다.
샹들리에에 매달려 본 적은 없는데, 샹들리에에 매달려 본 느낌까지 들 정도다.
가사를 읽으면서 이것저것 생각이 드는데, 내가 제일 싫어했던 부분, 저음으로 읊조리는 앞 부분의 가사를 보니
술을 마시기 시작한 순간 혹은 잠시 술에 깨서 다시 마시는 순간/ 해가 뜨고 술이 깼을 때를 의미하는 거 같은데
그렇게 보면 내가 느꼈던 불쾌함이 맞는거 같기도 하다...
누구든 그런 경험을 느껴 보지 않았을까?
술에 취했는데 갑자기 확 술이 깨는 느낌이 들 때 오는 당황스러움과 어색함, 불쾌함
술을 마시고 나왔는데 아침 해가 쨍하게 떠서 술이 다 깨는 느낌이 드는데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분주하게 오가고 있고 꾸역꾸역 집에 돌아가야 할 때..
그 불쾌감을 표현한거라면 도대체...시아.. 당신은..?
개인적으로 술은 좋아하긴 하는데 저 기분이 너무 싫어서 아주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술을 오래 안 먹는 편이다.
특히 술 먹고 아침 햇살 보는건 정말 정말 싫어한다. 그 느낌이 오죽 싫었으면 술 먹고 아침에 조깅하러 간 적도 있었다.
조깅을 좋아해서 간건 아니고 적어도 쓸모 있고, 유익한 행동으로 만회하고 싶었다.
시아의 삶을 보며 참으로 기구한 삶이구나 싶었다.
저렇게 매력적인 음색과 작곡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30대 이전에 성공(이것도 애매한 척도긴 하지만..)을 못한게 더 신기할 판이다. 반면, 자신의 기분, 생각, 감정을 표현 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고, 그 그릇에 자신의 삶을 다 담아 오롯이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참으로 부럽다.
그러다보니 앨범 'This Is Acting'의 곡들이 왜 시아에게 되돌아 올 수 밖에 없는지 이해 되기도 한다.
시아는 그 노래들을 자신의 것이 아니기에 다른 이 처럼 연기하며 부른다, 라는 뜻에서 앨범 타이틀을 저렇게 지었지만 결국 그 노래들은 시아가 아니라면 소화를 해 낼 수 없는 곡들이었기 때문 아닐까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아 음악에 대해 쓰고자했는데 결국 내 경험, 내 감정이 80% 이상인 것 같다.
일곱번째 포스팅을 쓰면서 느끼는 건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잡았지만,
왜 이것을 도전하는지, 어떠한 느낌이 들었는지, 이 도전을 통해 어떻게 바뀌게 될지 써 나가면서
과거에 내가 했던 생각, 경험들이 정리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