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1 국민의힘에 고함, 자유주의 극우에서 자유주의 좌파로의 전환
최근 한국정치의 상황을 보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국민의힘이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필자가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주로 한 것은 국민의힘은 거들떠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지금의 상황은 해도 너무한 것 같다. 국민의힘은 완전하게 방향성을 상실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보자 한다.
한국의 정치지형도는 기형적이다. 자유주의 국가는 보수와 진보의 두날개로 날아가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오로지 하나의 날개 즉 보수의 날개로 날아가고 있다. 정상적인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보수가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그리고 진보는 보완적 역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수는 국가의 발전과 경제의 성장을 지향하고, 진보는 그런 발전과정에서 소외된 대중의 삶을 고양시켜 자유주의의 가장 심각한 부작용인 부의 집중으로 인한 자유주의 체제의 모순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자유주의 국가에서 보수와 진보는 상호보완적이다.
이런 지극히 당연한 말을 하는 것은 현재 한국의 정치지형이 완전하게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진보정치세력이 사라졌고 보수정치세력만 남았다. 그런데 그 보수정치세력이 좀 이상하다. 한국에서 박정희 정권당시에 김대중과 김영삼이 활동했을 때 부터 진보와 보수는 위에서 언급한 통상적인 기준에 부합한 것은 아니었다.
박정희 당시의 보수란 국가발전이라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었지만 진보세력은 인민의 삶의 고양보다는 정치적 자유라는 목표를 지향했다. 즉 한국에서 김대중과 김영삼은 인민의 삶보다는 자본의 자유를 더 지향했던 것이다. 물론 김대중과 김영삼의 차이는 분명이 있다. 김대중은 김영삼보다 훨씬 더 인민의 삶의 문제에 더 집중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가 집권한 이후의 정책은 인민의 삶보다는 자본의 자유를 통한 국가발전에 더 집중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별로 다르지 않았다.
즉 한국에서 보수와 진보는 애시당초부터 본래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그것은 한국이 처한 당시의 안보상황과 긴밀하게 관련이 있었을 것이다. 한국전쟁이후 한국은 급격한 우경화의 길을 걸었고, 애시당초 인민의 삶과 같은 이야기는 공산주의자로 몰려서 목숨을 내놓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진보세력이 자유주의를 지향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자유주의 세력이란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장 보수적인 정치적 경향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진정한 진보가 자리잡기 어려운 실정이었던 것이다.
최근들어 윤석열이 탄핵되고 이재명 정권이 들어섰다. 이재명 정권은 역대 어떤 정권보다 더 노골적인 자유주의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노무현, 문재인보다 훨씬 더 자유주의적 정책을 추구한다. 자본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추구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그동안 진보주의자로 자처했던 그 많은 활동가들이 이재명의 자유주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참여한다는 것이다.
만일 윤석열이 이재명과 같이 관세정책, 한일군사관계협력, 노골적인 반조선정책 등을 취했다면, 더불어민주당과 사회운동세력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윤석열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을 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이 윤석열도 할 수 없었던 정책을 추구하고 있음에도 사회운동세력은 그에 대해 아무런 말한마디도 하지 못한다. 심지어 이재명은 아무도 하지 못했던 미국 농산물의 무관세 수입을 그대로 성사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가장 진보적인 경향을 보였던 농업관련 운동단체들은 말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 진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해석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즉 한국의 진보정치세력은 모두 자유주의의 우파에 해당한다는 말이다. 기존에 자유주의 우파세력이었던 국민의힘은 자유주의 극우세력으로 몰려갔다.
이런 상황은 매우 기형적이다. 자유주의에서 정치세력이 한쪽으로 기울어버리면 필연적으로 위기를 초래한다. 필자는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기적 상황은 물론 미국이라는 패권주의의 영향하에서 강요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정치지형이 기형적인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이 노무현과 문재인에게 열광했던 이유도 그들이 자유주의에서 중도좌파적 입장을 취해서 당시 한국의 모순을 해소해주기를 바랬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대중의 기대를 완전하게 저버리고 자유주의 우파로 이동하는 오류를 범했던 것이다. 이번에 이재명은 노골적으로 자유주의 우파로 이동하면서 보수주의자로 전환했다. 지금현재 이재명은 명백한 보수주의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는 국민의힘이 보이고 있는 행태이다. 국민의힘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극우적 정파로 넘어가서 소수정당으로 전락하느냐, 아니면 당의 지향을 바꾸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소수의 극우적 정파로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여진다.
국민의힘이 진정 살아가려면 자신의 정치적 지향성을 다시한번 재고해 보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미 보수적 위치를 상실해버렸다. 자본의 입장을 고려한 국가발전의 청사진을 제공하는데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뒤떨어져 버린 것이 국민의힘이다. 전적으로 이런 현상은 국민의힘이 무능력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 참가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이미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보다 실력이 뒤처진다. 현상을 보는 능력이나 대안을 제시하고 성과를 만들어가는 능력에서 뒤처진다. 국민의힘이 왜 인재등용에 실패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번에 국민의힘이 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윤석열과 그의 내각들이 무능했기 때문이다. 소위 서울법대와 육사출신 정권참여자들이 현실적으로 가능 무능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런 무능함의 극치는 아마도 박근혜 탄핵이후의 여파가 아닌가 한다. 박근혜 탄핵이후 국민의힘은 반성을 통한 새로운 정책방향을 제시하는데 실패했고 이와 함께 비전의 부재로 인해 인재등용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스로 자유주의 진보세력으로 완전하게 전환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적 안정과 균형을 위해서도 국민의힘은 진보세력으로 위치를 바꾸는 것이 훨씬 낫다. 정파가 진영을 바꾼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짧은 자유주의 역사에서도 그런 역사는 있었다.
미국의 남북전쟁 이전에 미국 민주당은 보수적인 경향을, 그리고 공화당은 진보적인 경향을 띠었다. 그리고 남북전쟁이후 민주당은 다시 진보적인 경향으로 돌아섰고, 공화당은 보수적인 경향으로 바뀌었다. 정치란 상황에 따라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을 가진자가 살아 남을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이 유일하게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은 지금 공터로 비어있는 진보적 정당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살아 남을 수 없다.
현재 한동훈의 제명으로 국민의힘이 홍역을 앓고 있는 것 같다. 한동훈은 전형적인 자유주의 우파적 경향성을 지니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한동훈은 자유주의 우파로서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보다 훨씬 능력이 떨어진다. 한동훈 정도의 능력으로는 절대로 정권을 장악할 수 없다. 물론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장동혁 체제로도 이재명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장동혁은 자신이 무슨 정책을 추구하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지금의 국민의당 입장에서 윤어게인을 계속주장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잘모르겠다. 윤석열이 돌아오면 윤석열을 위해 당대표자리라도 내주겠다는 것인가? 정치란 자신의 색깔을 분명하게 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장동혁이 지방선거에서 붕괴하지 않으려면 무주공산이 된 진보적 정책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 완전하게 붕괴할 것이다. 서울시장자리도 이미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겨우 경상도 지역 일부에서 자리를 유지하면서 과거의 자민련과 같은 처지가 될 가능성이 많다. 그럼 당연히 장동혁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아무런 비전도 없는 국민의힘은 다시 한동훈을 초빙하게 될 것이다. 한동훈이 돌아온다고 해서 국민의힘이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미 인력풀에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보다 떨어진다. 이런 열세는 쉽게 복구하기 어렵다. 장동혁 본인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치입문을 해보려다가 안되니까 국민의힘으로 들어온 것 아닌가? 더불어민주앙에는 장동혁정도의 인물이 넘친다는 말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판을 다시 까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판을 다시깔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대구 경북지역의 대중에게 달려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