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13 콜비 미국무차관의 ‘중견국 동맹’은 망언이란 발언을 지적한 한국일보 13일자 사설의 전략적 자율성steemCreated with Sketch.

미국방차관 콜비가 8월 10일 필리핀에서 ‘중견국 동맹은 망언’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을 배제하고 중견국끼리 서로 동맹을 맺고 군사협력을 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의 국방정책을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콜비다. 콜비의 발언은 실제로 헤그세스는 물론이고 트럼프 보다 더 비중이 있다고 하겠다.

이런 콜비가 중견국 동맹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본인의 말과 달리 미국의 힘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일 먼저 중견국간의 협력을 제창한 사람은 캐나다의 카니 수상이었다. 트럼프의 캐나다 합병등의 발언에 반발해 미국을 믿을 수 없으니 중견국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니의 중견국 동맹 발언은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실제로 중견국 동맹이 현실화된 것은 며칠전 발표된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의 군사동맹이었다. 이란전쟁에서 미국의 힘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 드러나자 서아시아 3국의 군사동맹 시도가 현실화된 것이다.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이 상호군사동맹을 맺은 것은 콜비의 주장과 달리 중견국가들이 더 이상 미국에게 자국의 안보를 의존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의 반영인 것이다. 앞으로 이런 경향의 움직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견국가 동맹의 대상은 대부분 과거 미국의 보호를 받았던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들이 미국의 보호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이란 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국의 군사력이 실제로 강력하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는 민주주의라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은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모든 먼에서 역량을 상실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이 트럼프에 들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콜비가 필리핀에서 중견국가 동맹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은 공허하기 이를데 없다. 콜비는 아태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를 강화하려고 하지만, 이미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은 중국의 군사력에 절대열세 상황에 접어 들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군사력 열세를 만회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 미국은 이미 패권국가로서 지녀야할 소프트 파워도 이미 상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일보가 13일 사설에서 콜비가 말한 중견국 동맹은 망상이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한국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한국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은, 최근 들어서 한국일보가 거의 유일하지 않은가 한다. 그런점에서 한국일보의 사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입장에서 중견국 동맹이란 화두는 별 의미가 없다. 한국은 중견국 동맹에 의존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일보가 말한 전략적 자율성이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하겠다. 미국의 능력과 의도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가능한 방향이 바로 ‘전략적 자율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입장에서 ‘전략적 자율성’이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전략적 자율성을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등과의 관계를 즉각적으로 강화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도 단계가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해 있는 안보 의존도를 낮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미국에 대한 안보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제1단계의 과제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전작권 환수가 되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전작권 환수는 이미 상실한 미국의 재래식 전쟁수행능력을 고려한 지극히 현실적인 조치라고 할 것이다. 전작권 환수이후 한국군 스스로 전쟁방지와 유사시 승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이 단독으로 전쟁수행능력을 갖추는 것이 전작권 환수의 핵심이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을 버리고 중국 및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달려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략적 자율성이란 현실주의적 태도를 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전략적 자율성이란 국가이익을 기준으로 대외정책을 수립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콜비 미국무차관이 ‘중견국 동맹은 망언’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는 것은, 미국이 이미 패권국가로서의 힘과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한국도 미국이 패권을 상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역대 그 어떤 보수정권보다 미국 의존적이고 일방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그동안 보수적인 경향을 유지해온 한국일보가 드디어 현실의 변화를 감지하는 것 아닌가 하는 반가운 마음도 적지않다. 이런 현실적 상황인식이 더 확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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