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30 완전히 역전된 미중 전략적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통제하는 방식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을 개략적으로 정리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간 힘의 역전은 완전하게 굳어지고 있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자, 중국은 미국의 군수업체를 제재해버는 상황이다. 이전에는 미국이 제재하고 나머지 국가들은 제재를 받았다. 그런데 그런 현상이 역전되었다. 중국이 제재하고 미국이 제재를 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필자는 이것을 보면서 미중간 힘의 역전은 단지 동북아 역내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중국은 대만을 포위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런 훈련에 미국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대만문제는 이미 정리된 것 같다. 미국은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동북아지역에서 중국에 대응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군사력의 열세다. 함정과 비행기의 숫자 문제가 아니라, 전쟁을 지배하는 원리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차나 항공기 항모와 구축함, 대형 잠수함 같은 것이 전장을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전쟁의 문법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바뀌고 있는 전쟁의 문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과 함정수에서 뒤진다고 군함을 찍어내겠다고 하고 있는데 이것은 방향을 완전하게 잘못잡은 것이다. 미국이 대형군함을 많이 만들어내면 낼수록 중국 미사일과 무인함정의 표적만 될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재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다. 반면 중국은 전쟁상황의 변화에 매우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런점에서 한국도 미국과 별로 다르지 않다. 반면 조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참가하면서 전쟁 수행방식을 완전하게 바꾸고 있는 것 같다. 군사적 혁신이 중요한 시기인데, 한국과 미국은 과거의 개념에 매몰되어 있고, 중국과 러시아 및 조선은 새로운 군사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에 동북아전투사령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일본이 원 시어터 전략을 주장하기에 필자는 일본에 미일한 전투사령부를 만드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보니 미일한 전투사령부는 한국에 만들어질 것 같고, 한미연합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전에 현 한미연합사령관 브른슨이 거꾸로된 한반도 지도를 들고 나왔는데 이제야 그 의도가 확실하게 드러난 것 같다.
미국이 동북아전투사령부를 만들어 한국과 일본의 군사력을 마음대로 사용하겠다고 생각하더라도, 실제 그런 구상이 중국에게 실제 사용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심스럽다. 미국이 노리는 것은 실제로 중국과 전쟁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이런 움직임으로 중국의 행동을 억제하겠다는 정도에 불과하지 않을까 한다. 실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그날부로 미일한 군은 중국과 조선군에게 초토화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재래식 미사일 능력에서 중국과 조선은 역내 미일한 군을 압도한다. 거기에 러시아까지 가담하면 상황은 최악이 될 것이다. 미국은 동북아에서 즉각적으로 영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결국 미국이 한국에 동북아전투사령부를 만든다고 하고 동맹현대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제일 먼저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고하게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겠다. 지금과 같은 불리한 전략적 환경에서 한국이 미국의 영향력에서 이탈하는 불상사를 막겠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정권이 미국과 합의한 외교부 주도의 대북정책 한미고위협의회는 전체적으로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될 수 있다. 현시점에서 한국과 미국이 조선과의 정책에 대해서 협의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과거 통일부 장관들이 현정권의 한미간 대북정책협의회에 대해 비판하는 입장을 내고, 연구자들까지 합세했지만, 필자는 그럴 필요조차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여전히 많은 인사들이 이재명 정권하에서 남북간 대화와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전혀 근거없는 희망에 불과하다. 조선은 이재명 정권과 그 어떤 대화와 협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필자는 전망한다. 이재명 아니라 지금 기성정치권 중에서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조선은 한국과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조선은 미국과도 대화와 협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정은은 이미 트럼프와 문재인에게 배신을 당했다. 그런 경험을 하고도 같은 짓을 할 정도로 조선은 어리석지 않다.
한국이 조선과 대화와 협력을 하려면, 국제정세와 남북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 지금처럼 한미동맹에 매몰되어 있는 여야 정치권과 조선은 그 어떤 대화도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이런 것도 생각하지 않고 한미간 대북정책협의회를 만들자고 했겠는가? 미국의 의도는 조선이 아니라 한국을 확고하게 통제하고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꼼짝 달싹하지 못하게 얽어 매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대북정책 협의회에 반대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는 항상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 그것이 남이 만들어준 국가의 대중이 짊어져야 하는 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