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18 식언에 불과한 트럼프의 대조선 협력발언
트럼프가 갑자기 한미연합연습의 규모를 줄이라고 지시했다. 그리고는 한국이 이란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하지 않는데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책임질 필요가 있는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했다. 이와함께 김정은과 대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발언도 했다. 한국 대중의 상당수는 이런 트럼프의 발언에 상당한 기대를 하는 모양이다.
트럼프가 조선과의 관계개선을 시사하는 발언을 할때마다 한국의 대중은 상당한 희망을 품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필자는 한국 대중이 지니고 있는 무의식적인 외세의존적 경향을 실감하게 된다. 트럼프나 한국의 대중이나 비슷한 심리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내가 하려고 한다면 다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상대방의 입장이 어떤지는 아예 무시하는 경우가 지배적이다. 왜 트럼프나 한국의 대중이나 이런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지 매우 궁금하다. 아마도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부족, 그리고 일방주의적 세계관으로 인한 필연적인 경향이 아닌가 한다.
일단 트럼프가 갑자기 조선과의 협상시도를 천명하는 배경을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트럼프는 크게 두곳의 전쟁에서 패배했다.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은 철저하게 패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역할이 커지고 있어서 그나마 현재와 같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란 전쟁은 미국은 완전하게 패배했다. 이런 패배는 다시 뒤집기 어렵다.
트럼프가 조선과의 관계에 관심을 돌리는 이유는 크게 보아 두가지 정도라고 할 것이다. 첫째는 중국과의 본격적 대결을 위한 때늦은 포석작업이고 둘째는 이란과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의 대외정책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대상으로 조선을 선택한 것이다.
트럼프가 조선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최소한 중립적인 입장으로라도 돌릴 수 있다면, 그것은 미국의 입장에서 엄청난 대외정책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중국을 견제할 수 있고, 둘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조선의 파병과 지원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런 두가지 정도의 효과는 현재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엄청난 성과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상당한 성과라면,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에서도 조선을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외정책의 목표가 될 것이다.
이말은 미국이 조선과 관계개선을 위해서 치뤄야 할 댓가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조선은 자신의 전략적 가치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미국이 접촉을 해오면 조선 비핵화를 포기하라고 요구할 것이고, 한반도에서 미국으로 인한 전쟁발발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조치를 요구할 것이다. 한미엽합방위체계의 해체를 요구할 것이고,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김대중과 김정일이 남북화해를 시도할 때, 김정일은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김정일은 주한미군을 동북아지역의 안정자로서의 역할을 인정했다.
김정은의 조선은 김정일의 조선과 상황이 달라졌다. 전략과 전술 핵무기를 모두 작전배치했다. 김정일의 조선은 중국을 더 이상 체제 위협세력으로 인식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하지 않으려면 조선에 상당한 실질적 양보를 해야 한다. 그동안 조선에 부과한 각종 제재를 해제해야 하고 경제적인 인센티브로 제공해야 한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그런 양보를 할 수 있을까?
김정은은 미국과의 협상으로 중국과 러시아에게 자신의 몸값을 더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중국과 러시아는 조선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불과 며칠전에는 조선과 중국의 외무차관회의가 개최되었다. 조선은 러시아에 노동자를 파견하고 무기를 팔아서 외화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금 조선은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제발전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한마디 했다고 해서 조선이 덥석 미국의 제안을 받아 들여 뭔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금 한반도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한국이 변하는 것이다. 미국도 조선과 의미있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조선의 관계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조선이 한국과 의미있는 대화를 하려면 한국의 군사적 자율성이 최소한이라도 보장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정전관리 책임을 유엔군에서 한국군으로 넘겨주는 것이고,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의 미래사령부처럼 사실상 한미연합사의 변형이 아니라 한국군이 직접 한국군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지금의 상황에서 조선이 한국과 대화를 할 이유도 없고, 미국과 대화를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 모두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상황을 보면, 한미군사동맹이나 미국의 핵우산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데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재래식 군사력은 사실상 무의미하고, 미국의 핵우산도 이미 찢어졌다. 지금은 오히려 군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
누차에 걸쳐 이야기하지만 현실적으로 남북간 군사력의 균형은 완전하게 무너졌다. 조선이 한국보다 군사력은 압도적으로 강력하다. 조선의 핵무기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대응하거나 억제할 수 없다. 미국의 핵우산도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현실이다.
한국은 지금 자신이 처한 입장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독자적인 안보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지금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시간이 지나가도 한국이 자신의 안보를 위한 독자적인 체제를 구축하지 않으면 한국의 안보는 매우 위험해질 것이다. 이미 상당히 위험한 상태까지 진입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적 성취와 안보상황의 위험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재명 정권이 해야할 일은 자신의 안보를 트럼프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재명은 27년까지 전작권을 환수하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오늘자 보도에서는 자신의 임기까지 전작권을 환수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누가 그말을 믿겠는가? 이미 이재명 정권은 전작권 환수를 포기했다. 남북관계의 출발점은 군사분계선에 대한 한국군의 관리, 전작권 환수와 연합지휘체제의 해체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조선은 한국이나 미국보다 훨씬더 대외정책과 한반도 안보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지금 한국이나 트럼프의 지적 수준으로는 조선을 따라갈 수 없다. 이재명처럼 말장난으로 대중을 속여먹는 방식으로 조선과 정상적인 협상이나 관계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