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6 중국이 지향하는 방향, 제대로 보고 평가하기steemCreated with Sketch.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유라시에 세력이 국제정치질서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을 지향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질문은 향후 국제질서의 형성에 있어서 러시아보다 중국의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필자는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 경쟁하고 견제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의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 결합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 입장을 달리한다면 그것은 미국의 국제정치적 영향력이 매우 약해졌을 경우가 되었을때나 가능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서로 분열시킬 수 있는 기회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실해버렸다. 필자가 누차에 걸쳐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국의 전략적 자살이라고 하는 이유다.

러시아가 지향하는 국제사회질서와 중국이 지향하는 국제사회질서는 서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당연히 러시아는 유럽에서의 국제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지향하고 있고, 중국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필자는 중국이 앞으로 어떤 국제정치질서를 지향하고 있는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중국이 아시아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필자의 관심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지향점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일전에 중국학자들과의 세미나에서 중국이 제조업에서 경쟁불가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 작금의 상황에서 주변국과 어떤 관계를 지향하고 있는가하는 질문을 한적이 있었다. 중국 학자들은 필자의 질문에 대해 분명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아마도 그 문제는 중국학자들이 당면한 고민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앞으로 자신들이 어떤 방향을 지향할 것인가를 암시하는 두개의 중요한 자료를 발표했다. 첫째는 후야오방 탄생 110주년 기념 심포지움의 시진핑 연설이고 두번째는 중국이 발표한 군비통제 군축 및 비확산 백서이다.

시진핑은 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세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공산주의에 대한 믿음, 중국 특색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 그리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겠다는 확신이다. 여기에서 시진핑은 이론과 실천의 결합을 강조했다. 시진핑이 이런 발언은 소련의 붕괴이후 그 원인에 대한 상당한 연구결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관련 연구자로부터 소련 붕괴후 중국은 10년이상 소련의 붕괴원인을 각분야별로 연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국이 주장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결국 스탈린이 주장했던 '일국사회주의'의 변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는 것도 그런 이유다.

앞으로 중국이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어떻게 행사할 것인가에 대한 평가도 해보아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방식은 크게 두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첫번째는 시장을 통한 지배이고 두번재는 전통적인 권위나 무력을 통한 지배이다.

미국은 권위나 무력을 통한지배를 하고 있지만 가장 주안을 두는 것은 시장을 통한 지배이다. 자본주의 국가체제에서 시장을 통한 지배는 당연하다.

중국은 어떤 지배를 하게 될 것인가? 미국처럼 시장을 통한 지배인가 아니면 권위와 무력을 통한 지배인가? 중국은 미국과 같은 시장을 통한 지배를 하기는 어렵다. 자본주의 체제의 최상부에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장을 통한 지배란 금융자본의 지배를 의미한다. 중국이 비록 제조업을 장악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시장을 통한 지배라고 하기는 어렵다. 희토류 수출통제와 같은 것을 시장읕 통한 지배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중국은 전통적인 권위와 무력에 입각한 지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무력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오히려 러시아보다 열세이다. 현재 미국이 무력에서는 세계 제1이라고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진정한 무력의 세계1위국가는 러시아라고 생각한다. 러시아는 핵과 재래실 전력에서 최고의 수준에 도달해 있다. 중국이 무력과 권위에 입각한 세계지배를 하기 어려운 이유다.

필자가 중국이 무엇으로 국제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시장을 통한 지배와 권위와 무력을 통한 지배 모두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막스 베버는 시장을 통한 지배가 전통적인 권위와 무력을 통한 지배보다 훨씬 가혹하다고 평가했다.

한국대중이 중국을 두려워하지만 실제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영향력이 더 커지더라도 지금의 미국과 같은 정도의 가혹한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두번째 중국이 발표한 국비통제, 군축 및 비확산 백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이 발표한 군비통제 백서는 전통적인 권위와 무력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통제하겠다는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에서는 현재 중국이 지향하는 방향을 제시한 시진핑의 연설도 제대로 보도하고 평가하지 않았고, 중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군사력을 발전시키고 국제적인 안보체계를 구축할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군비통제 백서'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이재명 정권은 시대적/역사적 방향성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