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22 중러와 본격적인 대결을 위한 미국의 재편성이란 관점에서 본 그린란드와 캐나다 문제steemCreated with Sketch.

트럼프가 다보스 포럼에서 그린란드를 군사적으로 점령하지 않고 안보적인 협력을 하겠다는 소위 '북극 그린란드 미래합의틀'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다시 재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관계를 흔들었던 미국의 그린란드 점령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필자는 트럼프가 주도한 일련의 문제들이 앞으로의 국제정치적 질서를 미국에게 유리하게 끌고갈 일련의 지정학적 질서의 재편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가 등장한 이후 제기한 영토확장 문제는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 캐나다 편입
둘째, 그린란드 점령
셋째, 아이슬란드 미국으로 편입
넸째,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명칭 변경
다섯째, 베네주엘라 군사 공격 및 미국영토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의 영토확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일련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가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은 멕시코를 미국으로 편입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필자는 트럼프가 추구하는 목적이 결국은 미국의 몸집을 키운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이 패권유지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전략적 상대국가인 중국과 러시아가 사실상의 동맹관계로 전환함에 따른 대응이 아닌가 한다. 북극해를 중심으로 보면 캐나다와 그린란드는 러시아와 같은 위치를 지니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과 같은 위치를 지니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 다가오는 북극해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및 캐나다를 미국영토로 편입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필자의 추정이다.

멕시코를 미국으로 편입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트럼프가 멕시코만의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고 언급했던 것은, 미국의 영토를 멕시코까지로 확대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물론 미국이 멕시코를 합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미국으로서는 중국과 대응하기 위해서는 멕시코와 같은 국가규모의 합병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미국은 멕시코 합병문제를 언제고 끄집어 낼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다.

최근들어 멕시코는 시소를 타고 있는 느낌이다. 미국과 직접적으로 맞서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처지를 이용해서 미국으로부터 최고의 경제적 양보를 얻어내려고 하는 것 같다. 멕시코가 최근 들어 미국과 전략적 협력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미국이 영토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패권유지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설명가능하다. 앞으로의 패권이란 영토와 자원 그리고 인구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덩치를 키워야 제조업도 가능하고 시장도 될 수 있다. 중국의 제조업이 강력할 수 있는 것은 14억이 넘는 인구로 상징되는 시장의 규모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캐나다를 통합하여 자원을 확보하고 캐나다와 베네주엘라 같은 국가를 통합함으로써 몸집을 키워 중국과 패권 경쟁을 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미국이 다보스포럼에서 그린란드를 군사적으로 점령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채택한 미래합의틀은 그 내용을 보면 사실상 미국의 의도가 모두 충족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린란드는 미국이 북극해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꼭 미국영토로 만들려고 했는지도 미지수다. 트럼프는 일단 그린란드를 점령하겠다고 던져놓고 유럽의 반응을 보면서 대응수위를 정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린란드 문제에 있어서 트럼프는 유럽과의 거래에 성공한 셈이라고 하겠다.

트럼프는 이번 합의를 통해서 유럽을 북극해에서의 경쟁에 끌어 들이는 부수적 효과도 달성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참이던 당시 갑자기 그동안 중립을 유지해 오던 스웨덴, 노르웨이, 그리고 핀란드 3국이 나토에 가입했다. 필자는 이런 일이 러시아와의 북극해 경쟁의 일환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길게 보면 미국의 안보정책은 정권의 변화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온 것이다. 미국에서의 정권교체란 지속적인 전략적 목표를 위한 전술적 변용에 불과하다는 것을 북구3국의 나토가입을 통해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 미국이 가장 집중할 대상이 캐나다라고 예상하고 있다. 캐나다는 오랫동안 독립을 유지해왔던 국가다. 그런 국가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독립국가로 존재하기를 포기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이미 캐나다를 두고 중국과 미국의 경쟁은 시작되었다. 중국은 캐나다와 강력한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의 의도는 미국이 캐나다를 합병하도록 그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 와중에 캐나다는 중국의 시장에 접근하여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중국은 캐나다에게 내수시장을 열어주고 지정학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

미국의 전략에 있어서 한국이나 일본 대만과 유럽과 같은 나라들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냉전시대처럼 진영의 진열장이라는 의미일까 하니면, 미국 제국의 변방에 불과할까? 미국이 한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을 제국의 변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변방의 지위를 재편하려고 할 것이다. 한국, 일본, 대만과 유럽의 첨단산업을 미국 본토로 이전함으로써 미국 본토의 전략적 취약점을 상쇄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세상은 과거와 전혀 다른 지정학적 질서의 재정립 과정으로 접어 들고 있다. 미국이 추구하는 국제정치질서가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와 본격적인 대결을 위한 재편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