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답이없는 문제에 부딪히며 살고있다.

in #notag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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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주간 매일 언제 무너질지모르는 얼음성안에 있는 기분이었다.

눈앞에 이슈사항은 계속 보이고 이걸 맡을 사람도 나 밖에 없는데 내 능력으로 지금당장 할수 있는 일은 없고, 그런것들이 조금씩 쌓여 와장창 무너질것 같은 생각에 잠을 못들었다.

내가 맡은 일의 중요성에 비해 가진 능력은 빙다리핫바지이며, 주어진 컨트롤은 존나 작다. 멀리볼수없고 깊이볼수없는 내가 싫다. 매번 부족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퇴근하고 오늘하루를 후회하게 만든다.

나도 이런 나약하고 징징거리는 소리 하기 싫다.
매번 진짜 난 왜 이런 새끼지?하는 자괴감에 사로잡혀 다음스탭은 생각못하는게 싫다.

이해없는 공감은 공허하다. 어줍잖은 위로는 가증스럽다. 위로듣는다고 해결됨? 기분잠깐 풀어진다고 해결됨? 그래서 나는 힘들수록 침묵을 택했다.

그렇게 히키코모리처럼 입꾹다물고 우울하게 있다가 비가 쏟아지던 지난 주말, 운동갔다온 동생한테 내가 처한 상황과 모든 심정을 털어놓았다.

나도 왜 걔한테 털어놨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그날 동생이 나보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해보이면서 내 처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을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동생과의 대화는 이해와 공감이 베이스가 된 팩폭같았다.
하기싫어도 어쩔수없어. 니 감정이 ㅈ같아도 어쩔수없음. 그래도 해야해.
너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유리멘탈이며,
일못하고 실수하는 자신의 모습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이런 멋들어진 말은 안했지만 대충 전체적으로 이런뜻이었음)

혼자 고립될수록 눈앞에 처한 현실이 더욱 추상적이고 거대하게 보이는것 같다. 언제 무너질지 불안했던 얼음성도 다시 보니 대부분 쓸데없는 걱정과 비관적인 상상으로 지어져 있었다.

물론 동생과 대화한 이후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아직도 난 능력없고 비관적인 직장인이고, 해야할일은 산더미이며, 여전히 공감과 위로는 도움이 안된다.

대화 그자체는 해결책이 못될수 있다. 근데 시야를 트이는데는 도움이되며 나같은 사람한텐 뭔가 정신차리고 행동할 용기를 준다.

암튼 나같은 인간은 함 ㅈ되기 직전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살아야 정신을 차리는듯. 어렸을땐 문제풀다가 막히면 답지를 볼수있었는데 어른이되면 정답은 자기가 알아서 찾아야하는것 같다. 오지선다형처럼 누가 친절하게 예비정답을 던져주지도 않고, 다 내가 극혐했던 주관식 서술형문제 뿐이다.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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