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31 미국과 이스라엘의 장기전, 전술적 성공과 전략적 실패인 이유

in #region7 months ago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작전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모양이다. 국내 언론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10월 28일 이스라엘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여 대규모 군사력 투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장기전으로 간다는 이야기다.

지금 상황에서 대규모 진입은 여러가지가 문제다. 첫번째는 이스라엘군의 대량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스라엘군이 시가지 전에서 대량 피해를 입으면 더 이상 작전을 하기 어려워진다. 두번째는 대규모 가자지구 공격은 인근 이슬람 국가들의 대규모 개입을 초래할 수 있다. 헤즈볼라는 당장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별이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가자지구와 레바논 지역의 양면전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서안지역의 불안도 더 커질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장기전을 선택한 것은 작전적이나 전술적으로는 타당한 결정이다. 가자지구의 하마스도 장기전으로 가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장기전은 작전적으로 전술적으로는 효과적이지만 전략적으로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장기전으로 가면 세계적인 여론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불리해진다. 게다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수행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다. 이미 가자지대의 경제는 엉망이되었지만 이스라엘의 경제도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 30만명이 넘게 동원된 이스라엘 예비군들이 산업전선에서 물러서야 하기 때문이다. 수개월간 혹은 1년이상의 장기전이 계속되면 그 공백을 메우기가 어렵다. 아랍진영은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이끌어 가려 할 것이다. 이란도 말로는 즉각적인 개입 운운하지만 사실은 이런 상황이 더 오래 질질끌기를 바랄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 오래가는 것이 결코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고 오히려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장기전으로 가면 이스라엘만 문제가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미 미국내 정치지형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앞으로 이슬람 계열들은 민주당에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공화당에게도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고 아마도 상당수는 사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합지역에서 민주당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다.

하마스는 이미 장기전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앞으로 엄청난 피해를 당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미국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분노를 쌓아갈 것이다. 아랍과 중동 그리고 이슬람 전체는 점점 더 단결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이 과거 중동과 아랍의 분열과 반목을 이용해 상황을 관리하는 방식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미국은 아랍전체, 그리고 중동전체와 싸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유럽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상화이라는 것이다. 가자지구의 비인도적인 폭격과 공습으로 유럽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이 이스라엘 문제로 유럽의 지지와 지원을 상실하게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지원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에 모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공화당의 미하원은 우크라이나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우크라이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될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은 이미 패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의 상황이 장기화되면 미국의 경제상황도 매우 불안정해진다. 이미 미국의 국가채무 규모는 심각한 상황이다. 두군데의 전쟁을 하면서 미국 국가채무 상황을 개선할 수는 없는 법이다.

미국은 전쟁이나 외부의 도전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낸 국가채무 때문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와서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작년 한해 약 7% 정도의 재정적자가 발생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재정적자 규모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앞으로의 전쟁은 군사전쟁과 경제전쟁의 이중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의 상황은 군사적인 측면보다 경제적인 측면을 더 중요하게 관찰해야 한다. 미국은 러시아를 전쟁에 끌어들여 과도한 군비지출을 하게 만들어 경제적으로 붕괴시킨다는 전략이었다. 미국의 이런 구상은 실패했다.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미국이 과도한 군사비 및 재정지출을 하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미국이 계속하면 미국의 국가채무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이런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을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계속 묶어 놓으려고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기할 수도 없고 승리할 수도 없다. 이스라엘에 대한 일방적 지지에서 물러날 수도 없고 상황을 종결지을 수도 없다. 전략을 구상할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상황에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지배하는 것이다. 미국은 상황을 지배하지 못하고 지배당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이란은 상황을 지배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상황을 주도하고 지배하는 쪽은 미국과 남한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쪽이다. 전략적 열세에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처음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전략적 스탠스는 불리하다고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중동지역의 중재자로서의 입장을 포기하면서 이미 패권적 지위를 상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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