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먹는 회는 맛있다
나는 첫문장을 모은다. 나는 첫사랑을 모은다. 나는 첫 말을 모은다. 처음 입은 옷을 모은다. 처음 먹은 횟집을 기억한다. 익히지 않은 생선을 먹어? 응! 그가 말했다. 첫사랑은 회를 좋아한다. 먹는다. 날로 먹는다. 날것을 좋아한다. 날로 먹는 그는 뭐든 날로 먹는다. 날로 먹으니 쉽다. 요리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도 날로 먹으려 한다. 뻥 차버렸다. 꺼져, 지긋지긋해.
날로 먹는 놈이 또 있다. 돈이다. 돈도 날로 먹는다. 돈이 돈을 만든다. 최저임금보다 많은 돈을 만든다. 자기가 자기를 복제한다. 하나가 둘이 된다. 둘이 넷이 된다. 노동자의 피는 헛되고 헛되다. 돈이 날로 먹는다. 자본주의는 날로먹는주의다. 돈만 있으면 날로 먹을 수 있다. 자본주의는 회를 좋아한다. 날로 먹는 회는 맛있다. 돈도 날로 먹는 자본주의는 똥냄새가 난다. 그걸 맛있다고 냠냠 먹는 그를 보고 있자니 구역질이 나서 뻥 차버렸다. 꺼져. 면봉을 또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