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의 프리코인 오퍼링 방식
콘텐츠의 가치에 따라 받은 보팅을 코인으로 보상하는 스팀잇은 암호화폐의 독특한 활용 안을 제시했다는 면에서 꽤 의미가 있었습니다.
스팀잇이 가지고 있는 여러 특징 중,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암호화폐를 가입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프리코인 오퍼링 방식입니다.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으로 상장한 Zynga의 경우 자사의 카지노 게임을 설치한 유저들에게 게임머니를 제공하여 흥미를 유도하고, 게임 머니를 모두 탕진한 유저들에게도 이탈을 막기 위해 다시 적정량의 게임 머니를 손에 쥐어주는 기획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암호화폐에 적용한 프리코인 오퍼링 모델의 경우, 기존 비즈니스 모델(엄밀히 말하면 코인의 소비를 위한 모델)을 이미 가지고 있는 업체들에게는 리버스 ICT의 형태로 쉽게 기존 유저들을 새롭게 마련된 코인 이코노미의 영역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최근 라이벌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블록체인을 응용한 코인 이코노미에 자사의 서비스를 참여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각각 자회사를 설립하고 인선을 마친 뒤, 본격적인 플랫폼과 코인을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두 업체의 공통점은 라인과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재와 코텐츠 소비, 게임 연동 등을 통해 확보한 기존 사업 모델 중, 중앙화의 잇점이 덜하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적합성이 뛰어난 경우를 선별해서 암호화폐를 유통하는 플랫폼에 적용한다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에도 초기 마케팅과 선점 효과를 위한 사업 속도를 올리는 데 앞서 언급한 프리코인 오퍼링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앱의 경우 소액이라도 결제를 한 유저의 경우 이탈율이 현저하게 낮아지기 때문에 초기 구매 시기를 단축하거나 유도하기 위한 심리적인 연구가 더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코인 이코노미의 울타리 안에서 암호화폐를 통한 소비의 경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빠른 시기에 제공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같이 초기 설계된 암호화폐와 달리 최근에 고안되고 있는 알트코인들은 증명에 대한 속도와 방식을 적절하게 최적화하여 실제 경제생활에서도 충분히 사용가능한 수준으로 그 효율을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코인 이코노미의 확산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이 갖고 있는 처리 속도에 대한 도전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경우 개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기존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안고 있는 트랜잭션 문제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샤딩'을 실제 구현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기술적인 대안으로 제시된 샤딩은 모든 노드가 모든 트랜잭션을 검증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트랜잭션을 병렬로 처리해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비탈릭 부테린이 이더리움에 적용하는 샤딩의 방식은 샤드 체인에 일정 수준의 트랜잭션 처리를 할당하여 병렬 처리를 한 뒤, 이들 체인을 서로 링크시켜 이더리움 메인체인과 연결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샤딩에 의한 처리 속도의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시선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병렬처리가 그 자체로는 속도 개선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더리움에 적용된 뒤 효율개선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런 개선 방향의 제시는 이후 이어질 신규 코인의 설계 및 플랫폼 개발에 적극 반영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새로운 표준을 제안하고 전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생태계의 진보를 이끌어내는 면은 선행 개발된 암호화폐의 순기능에 해당하나고 볼 수 있습니다.
올 초 ICO를 통해 약 17억달러의 자금 모금에 성공한 텔레그램의 경우에도 신규 코인의 발행과 동시에 이를 활용한 소액 송금과 콘텐츠 유통 등의 다양한 모델의 제시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전략을 갖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할행한 코인의 상당량을 신규 이용 고객에게 제공하는 프리코인 오퍼링을 위한 충분한 자금이 실탄으로 장전되어 있는 셈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사업 진도가 가져 올 선점효과로 인해 후발 기업들의 입지는 더욱 약해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아직도 신규 사업 기회로 확장하고 있는 코인 이코노미에 대한 합법규제의 틀이 마련되고 있지 않은 국내의 경우에는, 사업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갖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