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제소 소매업을 향한 유니클로의 도전
일본 패션산업은 도레이 등 세계적인 섬유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1980년대를 기점으로 내리막길로 치달으며 대표적인 사양산업이 됐다.
패션성보다는 베이직에 집착하는 일본 패션계의 특징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통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1950년대부터 미국 유럽과 함께 세계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던 일본의 패션기업들은 고임금과 일찌감치 생산 거점이 동남아시아 등의 해외로 이전되며 생산 인프라는 비어버리게 되었다.
일본의 패스트 패션 기업인 유니클로 역시 일본 패션계가 가진 이러한 특징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유니클로는 패션성보다는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베이직한 디자인에 집착하며 기능성에 중점을 둔 전략으로 성공한 패션 기업이다. 생산 거점 역시 자사 공장 없이 한국과 중국 등지의 공장을 아웃소싱으로 사용해왔다. 따라서 경쟁자인 자라나 H&M에 비해 생산주기가 무척 길다.
옷의 기획에서 생산 판매까지의 기간이 기존의 패션기업들과 마찬가지로1년 이상으로 패스트패션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유니클로를 산하에 둔 패스트 리테일은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2017년 '아리아케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도쿄의 아리아케 지역에 거대 물류센터 겸 사무실을 마련하고 상품기획에서부터 생산, 물류 등 본사 기능을 담당할 1,000명의 직원을 상주시켜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하고 기획, 생산, 물류를 IT 기술로 일원화해 스피드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리아케 프로젝트는 단순히 제품 개발의 스피드를 높이거나 재고를 줄인다거나 물류비용과 시간을 절약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아리아케 프로젝트의 진정한 개념은 "제조 소매업에서 정보 제조 소매업으로의 전환"이라고 선언했다. 즉 디지털 이노베이션을 통해 '만든 것을 파는' 기업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상품화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것이다.
핵심이 되는 것은 패스트 리테일링이 구축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구사한 정보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에 고객의 목소리를 집략하고 어떤 상품이 어디에서 얼마나 요구되고 있는지를 찾아낸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의 기획, 생산, 판매를 하는 것이 정보 제조 소매업으로서 유니클로가 목표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옷을 '입은 사람'과 '만드는 사람'의 경계선을 없앤다고 하는 것이다.
고객의 요구를 재빨리 상품에 흡수하는 스피드도 필수적이다. 기존에는 상품을 만들 때 기획->생산->판매라는 릴레이 방식으로 일을 추진했으나,앞으로는 각 사원이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움직이는 진행 방식을 목표로 한다.
공급망의 스피드 업을 위해서는 우선 상품 정보를 모두 디지털화하고 라이브러리에 집약함으로써 스피디한 기획을 실현한다. 이를 위해서2017년 말까지 IC칩을 넣은 무선자동식별 태그를 전 품목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생산공정의 개혁은 신상품의 투입 사이클을 짧게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매월 새 상품을 만들던 공장에서도 향후는 매주 생산하는 비율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물류 면에서는 항공수송의 활용 및 창고 자동화 등으로 속도를 추구한다.
판매 면에서는 온라인 스토어의 상품을 대폭 보완했다. 또 스마트폰 사이트의 인터페잇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여 원하는 제품의 사진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유사 유니클로 제품이 검색되는 화상서비스를 도입했다.
상품은 편의점 세븐 일레븐, 훼미리 마트, 로손 등에서 받을 수 있는 '스마트 픽Smart Pick'서비스도 도입했다.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2016년 10월 7일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패션산업계의 최대 라이벌이 구글과 아마존이라고 확신한다며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우선 국경이 없어졌고 그 다음에 업계의 경계선이 없어졌다. 이제 전 세계에 떠도는 뉴스를 인터넷에서 얻어 인공지능으로 모두 분석할 수 있는 시대가 됐고 그 몸통은 아마존과 구글이다.
옷은 정보 그 자체이다. 그래서 그들은 패션업계에 진출하기 시작했으며 반드시 다음 세대의 메인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일본 내에서 IT의 대부라 일컫는 재일교포 출신의 손정의와 늘 일본 내 갑부 1,2위를 다투는 부호이다.
물론 아시아 패션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이다.
옷에는 고객의 정보가 있고 패션의 유행 등 세계의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패스트 패션은 이미 이러한 정보를 반영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유니클로의 '정보 제조 소매업' 선언은 자사 플랫폼에 수집된 개인의 컨텍스트를 보다 충실하게 반영하는 경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개인맞춤 시대로 진입하겠다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Posted from my blog with SteemPress : http://internetplus.co.kr/wp/?p=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