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끝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거시경제학자 로버트 고든(Robert Gordon)은 카우프만 재단의 연수회에서 "1957년 로버트 솔로(Robert Solow)는 우리에게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총 요소 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TFP)의 역사를 검토하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TFP 데이터 분석에 근거해서, 나는 가장 중요한 혁신은 100년 전에 이미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고든이 말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TFP의 증가율은 전후(戰後)에 가장 높았고,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눈에 띄게 낮아졌으며,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상당히 상승했다. 2008년 이래, 평균적인 생산성 증가율은 한 세대 전보다 낮아졌다. 그래서 고든은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돌아보는 곳마다 정체가 눈에 띕니다."
이러한 관점을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일을 뿐 아니라 "기술적 진보는 강력하고 엄격한 사회 안전망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마크 앤드리슨의 주장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코드의 발전으로 사회에 돌아간 이익을 재는 척도인 TFP는 그것이 포함하는 것과 그것이 배제시키는 것, 이렇게 두 범주의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척도로서 TFP의 결함은 고든을 비롯한 사람들이 제시한 "정체"라는 묘사에 의문을 제기한다.
TFP의 계산에는 총 생산, 자본, 노동이 양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들은 본질적으로 측정이 어려운 대상들이다. 더구나 코드 발전의 직접적인 결과로 인해, 생산, 자본, 노동이 측정에 관련된 내재적인 문제가 시간이 가면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을 예로 들어 보자. 인터넷은 디지털로 코드화된 정보를 공유하고 디지털로 코드화된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우리는 여러 가지 용도로 인터넷을 사용한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접근한 일부 자원에는 돈을 지불하지만 많은(대부분은 아닐지라도) 자원에는 대가를 지불히지 않는다.
그러한 서비스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어떤 사람은 미국만 해도 그 가치가 1,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예측한다. 디지털 서비스가 교육, 의료, 에너지와 같은 경제의 지배적인 분야로 계속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 어떤 것도 생산으로 측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어떤 것도 TFP에 포착되지 않는다.
이는 TFP의 가장 심각한 결함이라고 일컬어지는 부분으로 이어진다. TFP가 코드의 발전과 가장 분명하게 결부된 두 가지 시장 구조, 즉 오픈 소스와 독점적 경쟁을 배제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 말이다.
경제 내 기업의 실질적 사업에서 차별화 - 대체물이 존재하지 않는 재화와 서비스를 만드는 것 - 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달리 말하면, 사업의 핵심은 TFP 측정의 기반이 되는 전제와 모순이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경제학 블로거 저스틴 폭스(Justin Fox)가 언급한 이 놀라운 사실에 대해 생각해보자.
S&P 500은 미국 증권 거래소에 상장되는 500개의 대형 공개 회사를 말한다. 당신이 기존의 이 대기업들 중 하나와 경쟁하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은 그 회사의 제품과 직원, 건물, 기계, 땅, 트럭 등을 똑같이 복제하길 원한다. 당신은 핵심 직원을 스카우트해서 그들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가능한 많이 복제 할 것이다.
40년 전, 그러한 회사를 복제하는 데 드는 비용은 그 회사 시가 총액의 5/6이었다. 따라서 특허, 고객 호감도, 직원들의 충성도, 규제 기관의 편애, 회사의 방식이나 문화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특징들과 같은, 당신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것들의 가치는 시가 총액의 1/6에 불고했다. 오늘날 S&P 500 기업에서 법적으로 허용되는 모든 가시적인 항목과 특징을 복제하는 데 드는 비용은 시가 총액의 1/6에 불과하다. 오늘날에는 시가 총액의 5/6이 복제할 수 없는 가치인 것이다.
생각을 해보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세상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두 회사. 애플과 알파벳의 가치액 중에서 이 두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 건물, 사무 설비에 기인하는 것은 얼마일까?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가치는 무형적인 것, 회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매 지식, 애플과 구글의 제품을 이용하는 수억 명의 사람들이 쌓아 온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강력한 브랜드 등에 있다. 달리 표현하면, 가치는 자산이 아닌 코드에 있다.
카우프만 재단 연수회에 참석한 아마르 브하이드(Amar Bhide)는 결론을 정확하게 요약했다. "생산성을 결집시키는 더 나은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광범위하게 발휘되는 개인의 상상력과 선택은 획일적이고 기계론적인 프로세스를 상정하는 TFP 척도들과 본질적으로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공존 할 수 없다. 여기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 코드의 경제학, 빌립 E, 워즈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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