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사업
투자는 도박이 아니다
'주식 투자는 도박이다. 그러니 손도 대지 말아라.'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은 크게 3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첫째, 주식 투자로 큰 돈을 잃은 사람. 둘째, 주식 투자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해 보지 않고 막연하게 위험 하다는 것만 인지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가난한 부모님.
내 경우는 곧 태어날 내 자녀에게 적극적으로 투자를 가르치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을 소유한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기업에 대해 잘 모르면서 차트만 보고 주식을 사고파는 매매를 투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투기다. 부동산 투기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주식 투자는 기업에 대해서 철저히 분석하고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는 해당 기업과 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산업과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늘어나는 지분 가치와 함께 투자자가 소유한 부의 가치도 늘어난다. 매년 들어오는 배당금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을수도 있다.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제대로 된 주식 투자는 사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직접 하는 것과 숟가락 얹는 것, 결국 어떻게든 먹겠다는 것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가만히 보니까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골프 산업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골프 관련 산업에 뛰어 들어 사업을 하고자 시장 조사를 해본다. 골프 의류와 골프 용품이 수익성이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시장 조사를 깊숙이 해보니 이미 나보다 사업을 더 잘하는 사람들이 일정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면 나는 여기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 기존 플레이어가 없다면 이 산업은 나의 독점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미 경쟁자들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시장에 뛰어 들어 기존 플레이어들을 이길 수 있을만한 핵심 역량이나 사업 메리트가 내게 있는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경쟁자들과 경쟁하며 사업을 영위해 나간다.
반면에 그 산업이 너무 매력적이라 어떻게든 숟가락을 올리고 싶은데 기존 경쟁자들과 도저히 싸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그 산업에 있는 회사들을 조사해서 투자를 하면 된다. 투자를 하는 것도 사업이다. 굳이 나보다 더 잘 하는 사람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 나보다 더 잘 하는 사람에게 투자하면 된다.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 물자가 넘쳐나는 시절
아마 지금이 1955년이라면 투자 기회 보다는 사업 기회가 많을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부족한 물자를 요구하는 수요가 더 크기 때문이다. 조잡한 비누를 찍어다 팔아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업 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지금 2012년도는 어떤가? 의식주를 비롯한 여가, 콘텐츠 등 거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가 공급 과잉 상태다.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나는 산업 분야가 더 많다. 이런 환경에서 사업을 하려면 어지간한 역량으론 힘들다.
아예 새로이 태동하는 산업에 fast mover로 시장 참여를 하거나, 기존 산업에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서 fast follower 혹은 heavy follower로서 시장에 진입하는 방법밖에 없다. 후자는 개인이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2012년도에 사업을 꿈꾸는 개인이 영위하기 좋은 사업은 주식투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 유망한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같은 산업군과 관련해 뛰어난 기술력이 있다면 투자를 하는 것 보다 그쪽에서 사업을 하는 편이 낫다.
사업의 흥망성쇠는 시장과 산업 트렌드가 결정한다
기본적으로 사업의 흥망성쇠는 시대의 흐름 즉, 메가트렌드와 산업에 달렸다고 본다. 경영자 개인의 자질도 물론 중요하지만 산업의 흐름에 비견할바는 아닌 것 같다. 연간 30%씩 규모가 성장하는 산업이 있다면 그 산업내에서 자리를 잡은 기업 10개 정도는 경영자가 아무리 멍청해도 어느 정도는 성장을 할 것이다. 그 산업의 성장이 끝날 때 쯤이면 상위 1, 2개 업체만 살아남겠지만 일단 그건 먼 훗날의 이야기다.
그래서 사업이나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산업의 미래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사업과 투자의 성패는 거기서 갈린다. (고급 소비 시장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5억명의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5천명의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규모에서 이길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의 인구 트렌드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주식 투자가 유리한 점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 몇 초만에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하고 있는 산업이나 기업에 위험이 감지될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고 더 유망한 사업으로 투자금을 옮기면 된다. 그러나 실제 경영자는 그게 쉽지 않다.
또한 주식 투자를 하다가 유망한 사업 분야를 발견했는데 기존 플레이어가 없다면 투자금을 직접 사업 자금으로 운용하면 된다. 사업과 투자를 유연하게 병행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추가로 자영업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다. 많은 자영업자 분들이 본인을 소개할 때 '사업가'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사업체를 비우고 2년간 해외 여행을 다녀왔는데 사업체가 더 성장해 있으면 사업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자가 며칠만 자리를 비우면 무너지는 사업체는 사업이 아니라 자영업이다.
고소득 자영업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어떤 면에서 급여 생활자 보다 더욱 경제적 자유와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세상을 편리하게 해주고 사람과 돈을 관리하는 일
어떻게 시작하든 사업이 크면 결국은 '사람'과 '돈'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의 싸움이 된다. 잘 만들어진 시스템은 스스로 사람을 관리한다. 스스로 판을 짜고 스스로 사람을 뽑고 해고하며 스스로 시장을 찾아낸다.
2년간 신경을 안 써도 투자금액이나 사업체가 더 성장해 있다는 점에서는 사업가와 투자자가 동일한 파이프라인을 소유했다고 봐도 된다.(물론 사업가나 투자가도 최소한의 가지치기는 해줘야 한다. 지중해 유람을 하면서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내 포트폴리오가 무사한지 체크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에 비하면 엄청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어차피 사업체가 성장하면 주권을 사고 판다는 점에서 사업가가 커지면 투자자가 된다. 반대로 투자자가 커지면 사업가가 된다. 고로 사업과 주식투자는 장기적 선상에서 동일한 행위다.
성장, 그리고 성장.. 연복리로..
사업이나 투자나 자본금을 연복리 몇 %씩 성장 시키느냐가 문제다. 위대한 투자자, 위대한 기업이 되는 것은 연복리 몇 %의 성장을 해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일회성 이익은 요행에 가깝고 실력도 아니다. 장기간 눈덩이를 굴릴 긴 언덕이 필요하다.
본 글은 2012년 8월의 메모를 스팀잇으로 옮겨 온 것입니다.
저도 우리 아이들에게 투자에 대해 가르쳐주고 싶네요 ㅋ 그럴러면 제가 먼저 증명해 보여야 하는데 말이죠 ㅋ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투자로도 좋은 성과가 뒤따르시길 응원합니다.
내용 좋네요.
근데 혹시 퍼온 글인가요?
2012년에 제가 작성한 글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지금쯤이면 상당한 내공이 쌓이셨겠네요. 전 가치투자 이제 시작입니다 ^^
가치투자의 세계로 오셨나보네요. 제 블로그는 http://investor-js.blogspot.kr 입니다. 예전엔 기업 분석글도 열심히 썼는데 요즘엔 안 쓰게 되네요. 제 내공은 모르겠지만 주변에 좋은 고수분들이 많아져서 그분들과 교류하면서 여전히 배울게 많고 배고픔을 느낍니다. 돈으로 남에게 아쉬운 소리하지 않고 이제 갓 직장에 안 다녀도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전업투자를 한지 4년차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보팅과 리스팀 감사합니다.
블로그 보는 중입니다. 배울 점이 많네요. 블로그도 자주 찾아갈게요
네~ 자주봬요~^^
종식님의 블로그 주소는 처음 봤습니다. 저도 네이버 블로그를 하다 스팀잇을 시작했습니다. 내용은 부끄러워서 주소를 달 수가 없네요.. 종식님 블로그도 읽어보겠습니다.
왜요~ 프로필에 걸어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방문할텐데요~~
정말 부끄럽다는, 개인적이라는 문제도 있고 (제 날것에 가까운 감정들도 올라옵니다.) 스팀잇과 동일한 컨텐트가 있으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도 같구요.(이미 스팀잇 오리지날 컨텐트들이 있지만 블로그도 공개한다면 전부 스팀잇 오리지날로 채워야 한다는 양심이 생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제 팬이라면 너무 쉽게 제 네이버 블로그를 찾을 수 있으니 어차피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스팀잇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엇! 그렇다면 그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 ^^
저도 블로그 즐찾 했습니다!
오~ 달걀님! 즐찾 감사합니다. 요샌 스팀잇에 더 재미를 붙여서 잘 안하고 있긴하지만 ㅎ
보팅 앤 리스팀합니다 ^^
저도 자식이 생기면 어렸을때부터 경제, 투자쪽 내용을 좀 가르칠까합니다ㅎ
노동으로만 돈을 벌어야한다는 고정관념에 빠지기전에요ㅋ
자본주의 국가에서 살아간다면 자본이득으로 얻는 소득이 속도가 빠르고 능력에 따라서는 무한대라서 반드시 그렇게 하셔야 한다고 봐요. 잘 생각하셨습니다 ^-^)b
식상하지만 달리 쓸 댓글이 없네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앞으로도 잘 보겠습니다
전혀 식상하지 않습니다.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게 칭찬입니다. 고맙습니다!
맞는말씀 몇년전부터 이런생각하신게👍^^
생각은 훨씬 이전부터 했는데 공개적인 곳에 글로 푼 건 훨씬 이후네요(잘난체 퍽퍽 ㅎㅎㅎ)
코흘리개 꼬꼬마 일때부터 공부는 못해도 돈버는 것에 관심이 더 많았아서 그랬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거도 나이 먹으면서 어차피 누구나 체득하게 되더라구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정말 당연한 내용인데, 저도 처음에는 몰랐어요. jongsiksong 좋은 글 멋지십니다. 스친 추가 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맞팔할게요~
jongsiksong 사마 고맙습니다. ㅎㅎ
투자는 진짜 마인드가 제일 중요한거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너무나 당연합니다.
너무나 옳으신 말씀입니다^^
잃지않는 매매! 리스크 관리가 답이죠 ㅎ
네, 곱셈 게임이니 절대로 잃으면 안되죠~
이런 내용을 어릴 때부터 많은 시민들이 반복 교육을 받았더라면
이렇게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하지 않고 살아도 될텐데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하긴.. 솔직히 기득권 입장에서는 이런 노하우를 굳이 교육시키고 싶지 않겠지요.ㅋㅋ)
제가 늘 지인들에게 설파하는 내용입니다.
저와 생각이 같으셔서 반갑네요.
그러나 기득권들은 절대로 안 가르쳐 줄거라는게..(이것 조차도 저와 생각이 같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