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를 신고 차이나를 걷는 여자를 읽고
오래간만에 쓰는 독후감.
주식과 관련있는 내용은 없으니 주식관련 내용을 원하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람. 책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쓰는 것이지만 내용을 완벽하게 기억하진 못하기 때문에 책의 내용과 다른 내용을 쓸 수도 있음.
이 책의 내용은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저자 이은영씨의 직장생활 및 도전에 대한 스토리가 전부인 내용이다. 졸업하기 전에 미국에 어학연수를 한 번 다녀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의 코넬대의 대학원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석박사를 마치고 맥킨지에 1997년에 입사했고 마침 한국에서 IMF 구제금융 사태가 발생하면서 두산과 같은 국내기업의 M&A(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분야가 M&A라고 함) 관련 업무를 했었고
이후에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일본 골드만삭스에서 이름을 날리던 멘토를 만났고 일본보다는 다른데가 낫다는 말을 듣고 골드만삭스의 홍콩지부로 가서 IB업무 일을 하게 되는데 초반에는 닷컴버블의 열풍으로 호황을 맛보다가 버블이 꺼지고 9.11 테러가 발생하고 이어서 사스(SARS)가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이 얼어붙게 된다.
사스가 발생했을 때에는 한국에 있는 친척들도 감염될까봐 만나주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초등학교-중학교 시절이라 잘 기억이 안나는데 그 정도로 여파가 컸다는 걸 이 책으로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회사에서도 나와서 홍콩의 반지하 집에서 살다가 우연히 길가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의 조언을 듣고 리먼브라더스에 입사하게 된다.
리먼브라더스(국내 지부)에 입사해서 채권 투자 전문가로 호황을 맛보다가 2008년 추석에 한국에서 리먼브라더스 파산 소식을 듣게 된다. 파산 소식을 듣고 바로 다음 출근일에 있었던 일화가 나에게는 가장 웃겼다.
파산한 국내 리먼브라더스 지부 사무실로 들어가는데 기자가 너무 많아서 죄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회사에 갔는데, 같은 동료들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그 중 한 명이 "당구장에서 당구나 치면서 짜장면을 시켜먹자" 라고 해서 당구장에 갔다는 게 뭔가 웃기면서 슬프다고 해야하는 상황이었고, 하다못해 용하다는 점쟁이를 직원들이 찾아가서 점까지 봤다는 얘기가 가장 웃겼다. 물론 점의 결과는 그 회사에 있지마라라는 너무 뻔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저자 본인에게는 엄청난 아픔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웃기면서 슬픈 부분이었다.
리먼 파산으로 일자리도 없어지고 '내가 어떻게 해도 안되는 구나' 하고 좌절하면서 슬럼프를 겪었지만, 아버지의 충고(미친듯이 노력하면 최소한 크게 실패는 안하더라 라는 말을 해주셨다고 한다.)를 통해 약간의 위로를 받고 쉬다가 지인의 정보망으로 SK그룹에서 M&A관련 부서를 만든다는 소식을 알려주었고 회사에 지원하여 외부인사로 그리고 여성으로 상무자리에 발탁된다.
SK그룹에 있으면서는 자신의 부서원들을 조금 더 글로벌하게 만드는 역할도 했고 M&A관련 일도 했다. 국내 기업에는 사내 정치라는 것이 꽤 비중이 있는데 자신을 어필하는 게 중요했다고 한다. 본인은 외국에서만 일하다가 왔고 술은 전혀 하지 못했기에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골프를 배우고 다른 임원들의 자녀들의 진학 및 진로상담(외국에 오래 있었기에 외국으로 나가려거나 외국에서 사는 임원 자식들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본인의 존재감을 넓혔다고 한다.
SK그룹에서의 커리어를 마치고 중국이라는 시장에 도전하고 싶어 2015년에 안방보험이라는 회사를 들어갔다고 한다. 15년에 동양생명을 인수하고 17년에 한국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했는데 저자는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중국에서의 경험은 미국과 외국계기업에서 주로 일했던 저자의 생각과는 전혀 딴판이었다는 내용.
중국 기업은 웬만해서는 자신들이 하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고 몰라도 가르쳐 줄 수 없다는 식으로 대답했다고 한다. 또한, 알리안츠생명과의 딜 과정에서도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인수를 성사시키고 딜을 진두지휘 했는데 클로징(Closing) 행사(인수를 성사시키고 양측 사람들이 파티 같은 걸 여는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고 내부가 아닌 외부의 경로로 클로징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밑의 직원과의 정치싸움에서 패하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럼에도 클로징 행사를 가면서 중국이라는 나라가 무섭다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내가 느낀점은 골드만삭스에서 대략 3년을 있었는데 거의 대부분의 기간을 1주일에 140시간 밑으로 일한 적이 없다는 것이 정말 빡세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고 참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정말 대단한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인맥(어찌보면 운)이란 것이 정말 크게 작용하는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골드만삭스에 있을 때에 평소에는 필요할 때에만 사람들에게 연락했지만 "은영은 필요할 때에는 연락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듣고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함을 알게 됐고 파티 같은 행사에도 참여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어느 나라라도 그런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감당할 수(바꿀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사스, 리먼파산)이 저자를 새로운 도전으로 끌고 왔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나도 약간 이런 자의적인 도전보다는 타의적(?) 도전 같은 상황에라도 놓여져서라도 뭔가를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마음속에는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도전이라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민하는 상황을 지금 겪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그렇게 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지 못하는 나의 한계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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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신 분의 인터뷰다.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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