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시 '팔아야 내 돈이다'라는 믿음에 관하여
주식이나 암호화폐 시장이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들이 퍼져 있습니다.
"팔기 전까지는 사이버 머니일뿐. 팔아야 진짜 내돈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과거의 나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저 역시 과거에는 매도를 하지 않은 주식평가액은 사이버머니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자산을 기록하는 가계부에도 매수 기록만 있을 뿐, 매도를 하지 않았다면 장부에서의 가치도 매수 금액 그대로였습니다.
공교롭게도 투자 스타일이 왠만하면 잘 팔지 않고, 특히나 손해보고 파는 것을 싫어했던 터라 매도가 많지 않았기에 장부에 써있는 '내 자산' 금액은 실제 계좌에 찍혀 있는 금액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기 일쑤였습니다.
수익을 내고 있는 계좌 뿐만 아니라 손실이 나고 있는 주식과 펀드 계좌에 대해서도 똑같은 논리를 적용시켰습니다. 지금 평가손실이 나는 것은 아직 팔지 않았으니까 진짜 손실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죠. 역시 장부상에는 투자 금액만큼의 자산으로 기록되어있기에, 이 또한 실제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과는 차이가 많았습니다.
생각의 변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투입한 '원금'을 기록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하는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죠. 내가 보유하려고 하는 어떤 자산도 고정된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 말이죠.
예를 들어 내가 200만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1주 삽니다. 계산하기 편하게 삼성전자의 전체 주식 발행수는 100주라고 가정해보면, 저는 삼성전자 주식의 1%를 소유한 사람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내 200만원이라는 돈의 가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라는 회사의 가치의 변화가 중요해집니다. 지금은 삼성전자 전체의 가치가 2억이지만, 1년 후에 돈을 열심히 벌어 3억이 되었다면, 내 지분은 300만원이 됩니다. 물론 장사가 잘 안되어서 1억 5천으로 쪼그라 들었다면 내 지분의 가치도 150만원이 됩니다.
이렇게 삼성전자 주식 1주가 가지고 있는 가치는 매일, 매시간, 매초 변동하지만, 내가 삼성전자 주식 1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습니다.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라는 것은 항상 변하는 것이고, 내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어느 특정 시점에서의 스냅샷이라는 생각이 나의 현재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올바른 논리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오늘의 100만원의 가치와 내일의 100만원의 가치 또한 같지 않다
우리는 원화의 현금을 기반으로 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원화는 고정되어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생각이 '주식 평가액은 사이버 머니'와 같은 믿음을 갖게 하죠.
하지만 엄밀히 따진다면 원화의 가치 또한 고정되어있지 않습니다. 100만원으로 사업용 트럭에 주유를 해야하는 사업주라면 오늘 100만원으로 주유할 수 있는 양과 내일 100만원으로 주유할 수 있는 양은 엄연히 다릅니다. 내일부터 네네치킨 1마리의 가격이 2만원으로 오른다면, 오늘 100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치킨의 양과 내일 먹을 수 있는 양은 달라집니다.
돈이란 결국 우리가 원하는 재화를 얻기 위해 가져야 하는 것인데, 재화의 가격이 끊임없이 변동하므로 돈의 가치 또한 지속적으로 변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투자는 자산의 형태를 바꾸는 것
이제 다시 주식 투자의 이야기로 돌아와봅니다.
내가 200만원짜리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샀을때, 나는 '원화'라는 자산을 '삼성전자의 지분'이라는 자산으로 바꾸는 행동을 한 것입니다.
하루 뒤에 삼성전자 1주의 주가가 210만원이 되었다면, 내 자산의 가치는 210만원이 된 것입니다.
그 다음주에 삼성전자 1주의 주가가 180만원이 되었다면, 내 자산의 가치는 180만원이 된 것입니다.
내가 투입한 돈이 200만원이라는 집착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혹자는 삼성전자 1주의 주식이 300만원을 돌파할때에도, '팔기전까지 이건 200만원이야! 내일 210만원으로 30% 폭락할 수도 있으니까!'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 이야기는 바꿔 이야기하면 30%가 폭등해서 390만원이 될 가능성도 0은 아니라는 것과 같은 정도의 랜덤한 가능성일 뿐입니다.
게다가 주식은 환금성이 좋은 자산중에 하나인지라, 적어도 지금 내가 보는 가격으로 2일이면 현금화가 됩니다. 지금 내가 보는 주가와 매수가의 차이는 사이버 머니라고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가슴이 쓰리지만 손실을 보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200만원을 투자한 주가가 지금 150만원이 되어있다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를 굳이 현금으로 계산해서 생각한다면 150만원이 맞다는 것을 인정해야합니다. 다만,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의 지분 가치는 그대로임을 생각하며 심정적으로 괴로운 시간을 버텨나가야겠죠.
내 자산은 얼마?
저의 가계부 작성의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매수와 매도의 이벤트가 있을때만 자산 가치를 반영했다면, 요즘은 시기를 정해 정기적으로 자산을 재평가 합니다.
어차피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는 실시간으로 변합니다. 이것을 계속 추적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고, 그나마 나의 현황을 가장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주기를 정해서 그 시점에서의 스냅샷을 찍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매 분기말이 되면 가지고 있는 주식 계좌의 평가액을 현재 자산으로 업데이트를 합니다. 지난 분기 대비 수익이 났으면 평가수익으로 기록이 되고, 지난분기 대비 손실이 나고 있으면 평가손실로 기록(실제로는 마이너스 평가수익으로 기록을 합니다만)을 합니다.
평가금액은 사이버머니가 아니다
평가금액은 추상적인 가치가 아닌 실제 가치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 자산의 가치는 고정되어있지 않고 변동된 다는 것을 인정해야합니다.
그렇게 할때만이 나의 보유 자산에 대해서 좀 더 정확한 현황 파악과 판단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수익률의 보수적인 평가를 위해서 현금화하기 전에는 장부상에 투자금액만을 기록해 놓는 편입니다. 저도 매수매도를 잘 하지 않는 편이라 현금화 할 일이 없어서 고민하던 문제이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는 일부 종목의 수익이나 손실로 인해서 자산 포트폴리오의 편중이 발생하여 리벨런싱이 필요한 시점마다 평가금을 반영하는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ㅎㅎ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애써 무시하려고 해도 하루하루 평가액을 보며 울고웃는거 아닐까요? ㅋㅋ 저도 투자 초반엔 아무 생각없이 평가액만 확인하다가 작년부터 매일 스냅샷 찍고 있는데, 그래도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하락장에선 멘탈에 좋지 않습니다 ㅠㅠ)
하락장에 평가금액을 살펴보는게 뼈아프긴 하지만 ㅠㅠ
계속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맞는것 같습니다.
다음은 최다 사이버 머니 보유자들입니다.
빌게이츠, 워런버핏, 제프베조스, 마크주커버그, 이건희.. ㅋㅋ
갖고 싶다 사이버머니....
매수 매도하기전 까지는 실제 가치가 아니다 .. 하는 것도 자기 위안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손실을 보고 있을때 그런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안팔았으니 손실이 아니야!!! 하면서.... 그러다가 더 깊은 구렁속으로.... ㅎㄷㄷ
멘탈 관리하기에 어느 방향을 더 선호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기는하네요. 코인 시장에 들어오면 비트를 중심으로 비트의 양을 늘리는데 집중하다보니 원화로의 평가액을 좀 무시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10년동안 매도하지 않고 100배 오른 주식이 있다고 매수가를 10년동안 고집하는건 아주 큰 괴리를 낳습니다.
단, 수익률이 최대인 지점을 토대로 일희일비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니 경계해야 합니다.
변동성이 큰 주식 특성상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은 것도 어느정도 이해는 됩니다. 특히 단기 투자를 하시는 분들이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하시는것 같기도 하고요;; 10년동안 투자하는 장기투자자들은 당연히 장기적인 가치의 증가를 함께 하려고 하시는거니.. 애초에 이런 생각을 안하실 것 같습니다.
글에 쓴것처럼 저는 분기에 한번씩 장부 업데이트를 하는데, 가끔 분기가 돌아오기도 전에 장부를 업데이트 하고 싶어질때가 있는데요.. 그때가 바로 언급하신 '수익률이 최대인 지점'일때가 많습니다. ㅎㅎㅎㅎ
그래서 제 와이프는 저에게 자랑하곤 마음이 들면 팔라고 합니다 ㅋㅋ ㅠㅠ
맞는 말씀입니다. 실현손익만 따지다가는 장기투자가 불가능 하죠. 다만 평가가치의 상승에 도취되어 캐쉬, 나아가 부채의 씀씀이가 헤퍼지는것은 경계해야 겠습니다.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맞습니다.
매수가는 평단을 결정하는 것이고, 이미 매몰비용이라 심리 외 다른 역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 아니라서 심리 문제도 중요하긴 하지만요.
투자는 자산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란 말에 공감합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하죠.
손실이 난 게 아니다. 코인 개수는 그대로니까!!!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