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학교 2019.06.22 월) 새벽 맨공 후기.....

in #undefined7 years ago

일차.... ♬♪♩~^^

  • 새벽 맨공 67분

시월 첫날 새벽이다. 기온이 제법 떨어졌는지 공기가 제법 차다. 아파트 쪽문을 나서는데 귀뚜라미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는다. 절정을 이루던 합창이 아니라 한두 마리가 마지막 열정을 토해내는 듯하다. 완연한 가을 느낌이지만 이미 서서히 월동 준비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싸늘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근린공원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환한 가로등 불빛 아래 근린공원은 운동 나온 어르신들의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로 활력이 넘친다. 기온이 많이 내려갔는지 대지가 발바닥으로 전해주는 첫 느낌은 벌써 약간의 시림이다.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을까 싶다. 이 정도라면 갑작스러운 변화다. 급격한 변화는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발바닥도 적잖게 놀랐을 것이다. 두 바퀴를 돌았지만 아직도 냉기가 계속되고 있다. 무조건 저항한다고 변화를 이겨낼 수 있는 게 아니다. 변화는 전체가 조화를 이루기 위해 상황에 따라 필요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스스로 적응해야 한다.

변화가 일어나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첫 반응은 아마도 저항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변화를 감지하는 순간 일어나는 저항은 바로 자신의 생존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발바닥이 시린 듯한 느낌이다. 왼편 손가락도 조금씩 시려온다. 발바닥은 아직도 변화를 거부하며 저항하고 있다는 말인가. 이런 생각을 하며 걷고 있는 순간 서서히 냉기는 사라지고 있다. 발바닥에서 열이 조금씩 나고 있는 모양이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발바닥이 적응해가고 있다는 증거다.

어느새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수시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자신의 힘을 믿고 무조건 저항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순종하거나 끌려가라는 말이 아니다. 변화의 정도와 흐름을 빨리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라는 말이다. 스스로 내 삶의 당당한 주인으로 살아갈 때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고, 능동적으로 움직일 때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가을이 지나고 곧 겨울이 다가올 것이다. 앞으로 기온 변화의 폭이 더욱 커질 것이다. 변화에 적응하여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변화에 강하게 저항만 하다가 꺾이고 말 것인가. 지금부터 서서히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매일 나에게 다가오는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다시 또 나를 찾고 나를 알고 나를 바로 세우는 과제로 돌아왔다. 먼저 나의 근원을 알고 나의 근원과 나 사이의 관계를 살피도록 하자.

코스모스가 우묵하게 자랐다....

맨발 걷기와 메모를 멈추고 맨발 달리기를 했다. 맨발로 달리면서 떠오른 생각을 정리하며 오늘 아침 글쓰기를 마무리해야겠다. '지속'과 '변화'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끊임없이 반복된다. 고목이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끊임없는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이겨내고 극복하는 길은 저항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는 방법뿐이다. 혹자는 당당하게 맞서지 못하고 굴복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능동적인 변화는 맹목적인 순종이나 굴복과는 다르다. 자신의 분명한 목표가 있고 그 길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추구하는 목표가 개인적인 욕심을 위한 것이라면 순종이나 굴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추구하는 목표가 먼저 나를 바로 세우고 나아가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홍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저항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변화에 대처할 것이다.

지속과 변화는 결국 하나다. 지속하기 위해 변화는 필수 요소이며, 끊임없는 변화가 곧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진리는 하나다. 진리는 변함이 없으나 매 순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끊임없는 변화가 있기에 진리는 매 순간 진리가 되는 것이다.

☞ 매일 쓰고 있는 새벽 맨공 후기는 논리적인 글도 아니고 근거가 있는 글도 아닙니다. 단지 글쓰기의 맥을 이어가기 위함이자, 매 순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 순간 마음이나 생각의 흐름을 기록하고 있는 것임을 밝혀둡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마지막 4/4분기를 시작하는 시월 첫날 새벽을 맨발 걷기로 시작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젯밤 아들을 학교 기숙사에 태워주고 왔습니다. 집사람은 뭔가 다른 기분이 들었나 봅니다. 그래도 아들이 스스로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생각하니 감사합니다.

새로운 한 달을 시작하며 맨발 걷기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의 등을 따뜻하게 비춰주는 눈부신 아침 햇살이 있어 감사합니다.

오늘 새벽 기온 변화로 대지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지만 맨발로 걷고 달릴 수 있도록 꿋꿋하게 이겨낸 발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