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미야의 사람과 현장]그 사업가의 죄목이 국가보안법이라고?
그를 보지 못한지 20년쯤 지났다. 그래서 그가 언제 서총련 간부를 했는지 어쨌는지도 나는 알지 못한다. 전 서총련 간부가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잡혀갔다고 언론에 나왔을때 아직도 서총련이 있나? 정도로 생각했다.
그의 부인은 내 친구다. 그 아이를 만난것도 한 일년 전 쯤. 내 사는 동네 근처에 가족모임이 있어 왔다고 했다. 무슨 건강보조식품을 팔고 있다고 했는데 나에게 건강해야힌다며 잔뜩 인겨줬다. 짧은 만남이었다.
그리고 간간히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세 아이들의 소식을 보았다. 아직 학교에 가지 않은 막내까지, 행복해보이는 가족이었다.
“선배님 동기 후배님.
사랑과관심 실천 감사해요.
고생고생하다 한 가정으로
안정을
하려하는데.
대한민국의 현실이 저를 비켜가지는 않네요.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내일 오후 적부심심사가 열린다고 합니다.
남편이 가장 짠하네요.
곁에 이렇게 귀한분들이 함께해주시니 감사하고
힘내겠습니다.
제가 굳세게
12살10살7살 세 아이들과
잘 헤쳐나갈게요.”
오늘 남북노동자가 만나 공을 찬다.
같은 날 새벽, 두 명의 사업가, 남쪽의 자본가에게 구속영장이 신청 되었다.
누구 말처럼 대단한 회합통신을 한 것도 아니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보고 흘렀을 뿐인 시람들이다. 그래서 가끔은 나같은 꼴통들은 돈밖에 모르는 속물이라고 ‘비웃기도’ 했던 그런 사람들이다. 군사기술유출 혐의란다. 백번 양보해 그렇다치자. 그런데 그 많은 형법 놔두고 하필 국가보안법인가.
이 나라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은지 불과 두달이 채 되지 않았다. 종전을 이야기하고 평화협정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그저 그들이 쳐놓은 가두리 안에서 티비나 보며 박수치고 눈물이나 흘리란 말인가.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한다. 국가보안법이 살아있는 한, 국정원이, 기무사가 살아있는 한, 문재인 정부는 잠깐 스쳐가는 정권일 뿐이다. 바뀐것은 없는데 우리는 너무 취해있었다.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남북의 노동자가 만나는 이 평화로운 날, 같은 날 같은 땅에서 남한의 사업가 둘이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이 아이러니를 어찌 이해해야하나.
- 글 : 엄미야 금속노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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