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벗어나기 쳇바퀴 굴려가기

in #krlast year

1 지난 몇 달 강박적으로 루틴을 지키며 살아왔다. 4월부터 작업을 쉬면서 조금씩 루틴을 깨보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루틴을 깨보는 시도 중 하나다. 오늘은 너무 좋아하지만 오래 못 먹은 맥모닝을 먹으러 맥도날드에 왔다. 이제 다시 돌아가 해야 할 일을 차례로 해야 하는데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가 좋다. 큰 창으로 쏟아지는 햇볕도 따뜻하다.


2 루틴을 깨는 것은 여유와 위트를 갖기 위한 노력이다. 조급해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려 노력 중이다. 해야 할 일들에 매이지 않고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연습을 해보고 있다. 맥모닝을 맛있게 먹으면 루틴을 깨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더군다나 나는 지금 여행 중이니까- 집에 돌아가면 시키지 않아도 다시 기계처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들을 하게 될 것을 안다.


3 짧게 전주에 내려온 요즘은 장거리 운전 중 잠시 휴게소에 들른 듯한 운전수가 된 기분이 든다. 이제 휴게소를 나서 조금 더 달리면 교차로가 나온다. 거기서 나는 다시 돌아갈 것인지, 계획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것인지, 방향을 틀어 생각지 못한 곳으로 가볼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4 물론 어느 정도는 마음을 정해뒀다. 방향은 집요하게 한 곳이었던 것 같다. 다만 다시 또 시작하려니- 한참 온 것 같은데 아직 풍경도 그대로고, 온 것보다 더 먼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한 기분이 드나 보다. 별수 있나. 애당초 내가 원해서 시작된 일인데...


5 요즘 나는 저 사람은 사는 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반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외려 나는 그 안에서 큰 안정과 행복을 느낀다. 계획한 5월이 되었으니 돌아가서는 다시 작업에 집중해 볼 생각이다. 서울에 가면 다시 또 익숙한, 내가 정한 시간의 굴레 안에 살게 될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조금 답답해지지만 한 편으론 충실히 살아낼, 다시 새롭게 주어질 일상을 있는 힘껏 기대하고 있다.

바듯한 일정 안에서도 잠깐의 여유를 놓지 않기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보다는 내가 선택한 행위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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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님 오랫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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