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天子文(제30-臣伏戎羌)

in #kr2 years ago

臣(신하 신)伏(업드릴 복)戎(오랑캐융)羌(오랑캐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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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성군에게는 오랑캐들도 중신처럼 달려와서 복종하도다

세상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것은 핵무기도 아니요. 엄청난 재력도 아니다. 그것은 남을 내 몸 이상으로 아끼고 살피는 사랑이다.

이승과 저승을 막론하고 가장 강력한 힘은 사랑이다. 사랑없는 국가나 사회는 한마디로 사막이다. 사람은 정(情)의 눈물로 와서 사랑으로 살다가 따뜻한
연민의 눈물로 눈을 감는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폭력일지라도 사랑의 정이 가득한 무자비는 세상을 뒤집어 놓을 만한 우주적인 힘이 되는 것이다.

사랑이라 하니까 요즘은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눈물 콧물 쥐어 짜는 순정소설을 에로스로 착각 가지는 말라. 그런 애정은 독하다. 독사에게 물리면 모든 생명은 꼼짝없이 죽듯이 성애에 빠지면 누구나 지옥이 된다. 이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을 알려거든 어버이의 따뜻한 가슴을 생각하라. 그 가슴에서 조건 없이 팔팔 끓는 정이 진정한 사랑이다. 절대로 사랑을 가상의 신에게서 찾지 말라.
필자의 막내 동생이 사춘기 때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더니 오가는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해만지면 피해자의 부모들이 찾아와 집이 돈 많이 벌어놓았느냐며 치료비를 요구했다. 치료를 해주고 피의자의 집까지 찾아가서 그 부모에게 사죄를 하고도 온갖 수모를 당했다. 곱살하게 생긴 아우의 심성은 착했다.
아우는 항상 남의 죄를 제 혼자 뒤집어어서는 속 없이 착한 놈이었다.

어느날 또 아우가 사건을 저질렀다.필자는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인 아산 현충사 판 십경도(十京圖)를 학교 건물 벽에다 그려달라는 학교 측의 부탁을 받았다. 그런데 필자가 벽화를 가리고 있던 학교 여선생님의 소지품을 아우가 몽땅훔친 것이다.
그 훔친 봇짐을 같이 들고 학교로 가자고 동생을 달랬다. 동생은 마지못해 한편에서 들고 같이 걸었다. 피하려는 눈치가 보여서 아우의 소매 끝을 걷어 감고 같이 걸었다.

그 날따라 간밤에 비가 내려 신축 교사의 뒷마당은 온통 진흙탕이었다. 학교장 관사 쪽에 작업장이 있었으므로 교실 건물 안쪽으로 돌아서 굽어 들었다. 마침 관사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오시는 중이
었다 필자가 느닷없이 작업함을 집어던지고는 "교장선생님용서해 주십시오. 재철부지 아우가 여선생님의 소지품을 가져왔기에 제가 다시 가져왔습니다"하였다.
이미 무릎은 진흙탕에꿇어박혔고 앞이 마는 흙탕물에 담겨 있었다.
기미를 알아차리고 도망치려던 아우가 형의 참담한 모습에 기가 질렸던지 꼼짝을 못하였다.

세상에는 존경스런 선생님이 많다.
그때 교장 선생님은 눈물 겹도록 아름다운 사도(師道)의 길을 걷고 계셨다.
그런 그룩한 교장 선생님의 고함소리가 지금도 필자의 귓전이 남아 있다.

"천 선생 이게 무슨 짓이요"

사연을 알아차린 교장 선생님의 준엄한 호령이 내 아우를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놈아 ! 이런 형에게 너 같은 못된 동생이 있다는 사실에 하늘이 놀랄 것이다.
이놈아,형과 같은 사람이 되어라".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아우는 형에게 마음 아픈 일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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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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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네요.

그렇지요
요즘같은 세상에 보기 쉽지 않은 형제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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