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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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하기 힘겨운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다시 글을 쓰기 망설였던걸까... 나의 개인적인 삶도 정국도 혼란과 불안의 정점이다. 유쾌한 기록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오랜만에 M을 만나 수다를 떨었다. 다들 다양한 일상의 문제에 부딪치며 살고 있는데 내 인생은 별다른 변화도 기억할만한 특별한 일도 없다. 시간이 그저 흘러간다. 내가 시간의 흐름을 이토록 두려워했던 적 있나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나를 두고 세상은 참 빨리 변한다. 시간에 제외된 기분이다. 이 시간의 흘므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유튜브 채널을 보다가 단 한 번도 본 적 없던 고교 생활기록부를 보았다. 고교 시절 담임 선생님 생각이 났다. 선생님은 여전히 날 기억하고 있을까? 선생님의 선의와 노력 애정을 생각해보고 지금의 나와 졸업한 이후 방문한 적도 없는 배은망덕한 나의 괴리에 눈물이 날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쓴 현실적인 문장 대신 애정이 듬뿍 담긴 너무나 따뜻한 시선으로 써간 글...그동안 잊고 살았던 고등학교, 특히 고3 시절이 떠오른다. 내 인생 중 가장 성숙하고 빛나던 시절이 아니였을까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배려깊고 깊은 삶의 철학과 일상의 소중함에 감사하던, 명랑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던 나는 10년 후... 길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날 동정하기도 하고 늙은이처럼 후회나 무기력에 빠져있기도 하다. 싸우고 싶지도 지고 싶지도 않아 발걸음을 멈췄다. 너무 쉽게 좌절하고 회의감에 빠진다. 이 깊은 늪에 내가 잠겨버리는 게 아닐까 두려워지다가도 발버둥칠 힘마저 잃고 마치 내몸이 닿을 곳은 결국 이곳이였다는 듯 놓아버리고 적응해버릴까 이젠 그것이 두렵다. 날 다독이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포기해버릴까 봐...

나도 엉망이지만 요즘 뉴스는 더 가관이다. 이토록 매일 기가 차고 막장 드라마 시나리오보다 더 한 부패와 비리 기사로 난리다. 시스템의 붕괴, 아니 비상식적인 사회의 치부가 전부 드러나 버렸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고 변화가 가능할지 총체적 난국과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어둠고 깊은 환부. 단기간 특정 영역, 특정 사람의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 사회 시스템은 병들었고 망가졌다. 두려움도 있다.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손가락질 해도 이 전처럼 권력이 묵살하고 날조하고 압제할 수도.. 결국에는 바꿀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러나 희망을 보았다. 잘하고 있다고 회의적으로 변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일에 인내심 있게 그 길로 더 많은 사람이 묵묵히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싶다.

나의 인생은 그저 나의 삶이지만 아직 대한민국은 오천 만의 국가이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용기와 끈기를 가질 수 있길 희망한다.

우리는 해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나 역시 한 사람, 한 인류이니 나의 길도 찾을 수 있겠지. 의문이 든다. 하루하루 나는 조금은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에 관한 의문, 결국 그 의문을 잠재울 수 있는 해답은 내가 하루하루 만들어 가야 한다.

무기력해지지 말자. 포기하지 말자.
좋은 상상을 하고 눈앞의 문제에 집중하자. 그리고 사회와 단절되어 홀로 고립되지 말자. 자신을 갖자. 자신을 갖을 수 있는 증거를 만들자. 매일 매일 무너지더라도 새로운 다짐과 시작을 하자. 어두운 시간, 길고 긴 터널, 여러 번의 실패, 답이 보이지 않는 그 길을 선택한 건 나 자신이다. 주변을 탓하지 말고 측은지심에 젖지 말고 우울함을 던져버리자.

HJ아 그저 사랑하자. 미움은 스스로를 좀 먹을 뿐이야.
사랑해 줘. 사랑하자. 힘을 내. 네 곁엔 내가 있잖아.


-2016년 11월 23일 수요일

p.s. 청소하다가 찾은 기록, 이게 뭐라고 간직해두었나. 넌 어느때나 첨 너 다워. 덕분에 글 하나 쓰는 수고를 덜었네. 그 이후로도 선생님을 찾아갈 용기는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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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요즘이 엉망이라고 썼을 줄 알았는데요, 그때는 참 좋았죠.

하하하... 그러게요. 5년 후에도 지금을 돌이켜보며 그땐 참 좋았지 하려나요.

지금 가장 빛나는 스텔라님! 영원히 지금이에요✨✨✨

영원히, 영원히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