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ity
테넷을 다시 봤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닉은 삶을 믿는다. 내가 없이도 삶이 거기 있다는 걸.
현실을 믿는다. 삶을 믿는 자만이 삶이 내미는 과제에 기꺼이 몸을 맡긴다.
원인은 결과를 만들고, 결과로 인해 원인이 생성된다. 원인이 일어날 때 결과는 이미 도착해있다. 결과를 위해서 원인이 주어졌다면 결과가 원인으로 도치되는 건가?
고리가 순환할 때까지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시간에 도착하기 전엔 파악할 수 없다.
어차피 주어진다. 저항하며 쓰는 에너지의 양과 사건의 양상과 쌓이는 배열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최적값은? … 글쎄, 아주 작은 소리를 들어야겠지. 그 아이를 만나려면 밑으로 또 밑으로 지하실을 조용히 오래도록 인내심을 지니고 거닐어야 해.
그 아이가 속삭인다면 분명 알아볼 수 있을 거다. 물론 의도는 모르고, 어쩌면 동의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겠지.
-내가 수 많은 줄기 중 저 가지에 닿을 수 있을까?
-응. 네가 잊지 않는 한.